LG 양홍석, 소리없이 강한 알짜포워드
기사입력 2024.03.26. 오전 11:31 최종수정 2024.03.26. 오전 11:31
창원 LG 세이커스는 올시즌 가장 잘나가는 팀중 하나다.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원주 DB의 돌풍에 살짝 가린 부분도 있지만 역대급 멤버를 구축했다고 평가받는 부산 KCC를 필두로 서울 SK, 수원 KT 등 쟁쟁한 강팀들을 제치고 시즌 2위를 확정했다. 2위를 차지한 이상 LG로서도 별반 손해는 없다.
우승을 못한 것이 조금 아쉬울뿐 1위와 똑같은 4강 직행 메리트를 가져갈 수 있기 때문이다. KCC, SK, KT 등은 순위만 아래일뿐 플레이오프 등에서는 충분히 우승을 노릴만한 전력인지라 어느팀과 4강에서 맞붙느냐도 큰 의미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4강 직행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정규시즌 행보였다고 할 수 있다.
일단 6강에서 덜미를 잡힐 위험 부담이 사라졌으며 경기준비, 체력안배 등에서도 한결 여유가 생겼다. LG의 가장 큰 경쟁력은 두터운 선수층이다. 국가대표급 빅네임은 적지만 상위레벨 혹은 즉시전력감 선수가 즐비하다. 2개의 주전급 라인업이 가능하다는 얘기가 과언으로 들리지않을 정도다.
가드진은 이재도(33‧179cm)를 중심으로 이관희, 양준석, 유기상, 윤원상 등으로 이뤄져있다. 하나같이 활동량좋고 에너지레벨이 넘치는 선수들인데 특히 2022 드래프트 1순위 양준석(23‧180cm)과 2023 드래프트 3순위 유기상(23‧188cm)은 팀의 미래이자 차세대 프랜차이즈 스타로 기대를 모으는 분위기다.
둘다 플레이스타일 적인 부분에서 희소성이 있다. 양준석은 이제는 리그에서 매우 귀해진 퓨어포인트가드이며 유기상 또한 본래 드물었던 3&D자원이다. 포워드진도 두툼하다. 정희재, 임동섭, 저스틴 구탕에 비시즌간 FA로 국가대표 포워드 양홍석(27‧195cm)이 합류했다. 강력한 포워드진이 강점인 KCC, KT 등에 앞선다고는 할 수 없겠으나 어느정도 맞상대는 충분히 가능하다.
아쉬운 것은 센터진이다. 이집트 출신 외국인선수 아셈 마레이(32‧206cm)는 리그 전체에서 손꼽히는 포스트 플레이어지만 뒤를 받쳐주는 선수들이 부실하다. 박인태, 이강현, 박정현의 토종 센터진은 평균 신장이 2m를 넘어갈 정도로 신체조건이 좋다. 하지만 아직까지 경기력에서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지라 즉시 전력감으로서 아쉬움이 많다는 평가다.
2옵션 외국인선수 후안 텔로(39‧206cm) 또한 마레이의 부담을 제대로 덜어주지 못하고 있다. 전 포지션에 걸쳐 좋은 선수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플레이오프 등 큰 경기에서 트윈타워가 가능한 팀들과 맞붙게되면 어려움을 겪을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고있는 이유다. 특정팀과 연전을 벌여야하는 플레이오프 특성상 더욱 그렇다.
그런점에서 올시즌 LG의 양홍석 영입은 신의 한수가 될지도 모른다. 전방위로 활약하며 팀의 부족한 부분을 고르게 채워줄 수 있는 전천후 역할이 가능한 포워드 자원이기 때문이다. 양홍석의 최대 장점은 밸런스다. 미친 수비력의 문성곤, 빅맨의 신장으로 가드의 스피드를 내는 송교창, 어지간한 주전급 가드 이상의 리딩, 패싱능력을 갖추고있는 최준용 등과 비교했을때 상대적으로 확실한 무기가 없어보인다. 무색무취라는 혹평까지 종종 듣는다.
하지만 한가지 영역에서 돋보이지않아서 그렇지 고루고루 평균 이상으로 모든 역할을 해낸다. 못하는 것이 없다고 보는게 맞다. 통산 350경기에서 평균 출전시간 28분 49초를 가져가며 경기당 12.30득점, 2.17어시스트, 5.83리바운드, 0.75스틸을 기록하고 있는 것이 이를 입증한다. 무엇보다 내구성이 좋아 데뷔후 지금까지 매시즌 40경기 이상을 뛰고 있다.
가장 적게 소화한 시즌이 43경기이며 올시즌 포함 5시즌 동안 50경기 이상을 소화했다. 실력이 제 아무리 좋아도 경기에 나서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 그런 점에서 양홍석은 누구보다도 꾸준한 팀공헌도를 보여왔다고 할 수 있다. 첫 시즌을 제외하고는 매시즌 평균 12득점, 5리바운드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도 높은 점수를 줄만하다.
올시즌 양홍석은 공수에서 고르게 활약해주며 자신을 선택한 LG를 기쁘게 만들었다. 폭발적이지는 않지만 매경기 두자릿수 득점은 책임졌는데 포스트업, 컷인플레이, 속공참여 등 방식또한 다양했다. 킥아웃 패스를 받아 던지는 3점슛도 안정적으로 꽂아줬다. 필살기가 무엇이다는 것은 당장 떠오르지않아도 여기저기에서 어떤 식으로든 득점 창출이 가능하다. 외려 이러 부분이 상대 수비진에게 더욱 까다로움을 안겨줬다는 분석이다.
리바운드같은 경우 양홍석이 강점을 보이고있는 영역이다. 낙구지점 포착능력이 좋은데다 끊임없이 공을 쫓는 집요함까지 갖추고있어 공수에서 리바운드를 잘 잡아준다. 실제로 문성곤, 송교창보다도 양홍석의 통산 평균 리바운드 갯수가 더 많다. 올시즌 마레이가 적지않은 경기를 빠졌음에도 LG가 버틸 수 있었던 부분에는 양홍석의 공도 크다.
양홍석은 수비범위가 넓다. 골밑에서 빅맨들과 몸싸움을 하고 리바운드 경합을 하다가도 외곽에서 상대 스윙맨을 끊임없이 따라다니고 거기에 더해 로테이션 수비까지 능하다. 과거 추승균의 ‘소리없이 강한 남자’라는 별명을 양홍석이 물려받아야한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알짜포워드 양홍석이 자신을 데려온 LG에 우승이라는 선물을 안겨줄 수 있을지 주목해보자.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그림_김종수 칼럼니스트
#이미지참조_문복주 기자
기사제공 점프볼
김종수 oete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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