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의 전당 입성 카터, 파란만장했던 슈퍼 덩커
기사입력 2024.04.07. 오후 04:43 최종수정 2024.04.07. 오후 04:43
2024년 네이스미스 농구 명예의 전당 입성자가 공개됐다. 네이스미스 농구 명예의 전당은 7일(한국시간) 여섯 개 위원회가 선정한 명예의 전당 입성자 명단을 발표했다. 입회자 명단에는 총 13명이 이름을 올렸으며 북미 위원회에서는 천시 빌럽스, 빈스 카터, 마이클 쿠퍼, 월터 데이비스, 보 라이언, 찰스 스미스를 입성자로 선정했다.
국내 팬들 입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이는 역시 빈스 카터(47‧198cm)다. ‘에어 캐나다’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한시대를 풍미한 슈퍼스타로 빼어난 기량에 더해 화려한 플레이로 인해 많은 사랑을 받았다. 부상 등으로 꺾이기는 했지만 커리어 초기만해도 마이클 조던의 후계자로 불리기도 했다. 1998년부터 2020년까지 뛰며 NBA 역사상 유일하게 네 번의 십년대를 뛴 선수로 남아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카터는 분명 역사에 남을 만큼 출중한 선수인 것은 맞다. 하지만 당초 기대치가 워낙 컸던지라 기대에 비하면 아쉬운 것도 사실이다. 이름값에 비해 수상 경력에서도 초라하기 그지없다. 하지만 확실한 족적을 남긴 것이 있으니 다름아닌 덩크슛이다. ‘공중에서 예술을 했던 사나이다’고 평가받을만큼 역대 최고의 덩커로 명성을 떨쳤다.
카터는 2년차 시즌만에 올스타전 동부팀 주전으로 선발(최다득표)되었고 바로 그해 슬램덩크 챔피언으로 등극했다. 단순한 챔피언이 아니었다. 슬램덩크 콘테스트를 부활시킨 장본인이다고 불릴만큼 임팩트가 엄청났다. 화려하고 다양한 덩크슛을 선보이며 식상함이 이어졌던 콘테스트에 새바람을 불러일으켰다.
덩크 콘테스트하면 1988년 조던 vs. 윌킨스, 2016년 에런 고든 vs. 잭 라빈 등이 유명하다. 다른점이 있다면 전자는 두명의 강력한 선수들이 경합했던 것과 달리 카터는 라이벌조차 없을만큼 덩크슛에 있어서만큼은 독보적이었다. 처음 나오자마자 360도 역회전 윈드밀 덩크슛을 성공시켰는데 당시 해설 겸 심판이었던 케니 스미스는 10점 만점을 주며 "집에 갑시다! 집에 가자구요! 신사 숙녀 여러분!“을 연이어 외쳤다.
더 이상 볼 것도 없다는 말이었는데 당연히 50점 만점을 받았다. 두 번째 시도에서는 베이스라인 밖에서 뛰어 들어오다 윈드밀 덩크슛을 성공시켰는데 49점이 나왔다. 이후 결승 진출을 확정지은 상황에서 카터는 예선 세번째 덩크슛을 시도하는데 이는 지금도 역대 최고의 덩크슛중 하나로 꼽힌다.
동료 트레이시 맥그레이디가 공을 튕겨서 앨리웁 패스를 준 걸 공중에서 받아 다리 사이로 돌린 다음 덩크를 성공시킨다. 말도 안되는 엄청난 퍼포먼스에 경기장에 잠깐 침묵이 맴돌았으며 이내 함성소리로 뒤덮혔다. 2차 덩크에서 9점을 줬던 케니 스미스는 해당 덩크슛을 보자마자 "다 끝났네요! 다 끝났어요!"라는 멘트와 함께 10점을 준다.
이후 결승에서 허니딥(덩크하면서 팔꿈치까지 림 안에 넣는 것), 자유투 라인 반발짝 앞에서 투핸드 덩크슛을 선보이며 우승을 확정지었다. 결승 상대 스티브 프랜시스나 맥그레이디 역시 대단한 덩크슛을 선보였다. 프랜시스의 엄청난 점프력, 맥그레이디의 테크닉 등을 감안했을 때 둘다 어지간한 해였으면 우승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수준이 높았다.
하필이면 카터가 있었던지라 둘다 묻히고 말았다. 그만큼 역대급으로 무시무시한 원맨쇼를 선보인 것이다. 물론 당시와 달리 지금 기준으로 보면 난이도 자체에서 독보적이지는 않게 됐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카터=덩크슛’으로 통하는 것은 특유의 ‘멋’이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긴팔을 이용한 윈드밀 궤적에 더해 덩크를 찍는 순간의 임팩트, 우아한 공중동작 등이 그의 덩크를 시간이 흘러도 지워지지 않는 명품 덩크로 만들고 있다. 카터는 마이클 조던, 도미닉 윌킨스, 줄리어스 어빙 등 쟁쟁한 레전드들과 함께 역대 최고의 덩커로 불린다. 그중에서도 순수하게 덩크슛만 놓고보면 카터의 손을 들어주는 이가 가장 많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창때 기준으로 덩크슛을 마음먹은데로 꽂아넣을 수 있는 능력의 소유자답게 다양한 공중 동작은 수비수들에게는 난감함을 지켜보는 팬들에게는 감탄을 자아냈다. 점프력, 순간 판단력, 집중력을 모두 갖추고 있었던지라 공중에서 어떤 자세로든지 공격이 가능했다. 특히 출중한 운동능력에 더해 볼핸들링까지 좋았던지라 수시로 림어택을 시도했고 실제로 성공률도 높았다.
공중전의 달인이 낮게 드리블을 치면서 골밑으로 돌파를 들어간다는 자체가 상대팀 입장에서 재앙으로 느껴질만했다. 슈팅 능력도 빼놓을 수 없다. 만약 카터가 림어택에만 능한 선수였다면 오랜시간동안 리그에서 살아남을 수 없었을 것이다. 카터는 신인 시절부터 준수한 슛터치를 가지고있었다.
이는 부상과 노쇠화 등으로 신체능력이 떨어진 이후 또 다른 주무기로 생존을 책임져주었다. 포스트업과 페이스업으로 끊임없이 림을 노리는 와중에서도 언제든지 자세를 바꾸어 던지는 페이드어웨이슛, 조금의 틈만있으면 망설임없이 쏘는 롱 레인지 점퍼에 3점슛도 준수한 편이었다. 스핀무브 또한 잘 활용했다,
화려했던 선수 생활 초반에 비해 카터는 나름 파란만장한 커리어를 이어갔다. 특히 롱런은 그의 최고 자랑중 하나다. 크고 작은 부상이 계속 이어지며 선수 생활을 길게 가져가지 못할 것이다는 예상과 달리 역대에 꼽힐만큼 오랜기간동안 리그에서 살아남았다. 실제로 카터는 오랜시간 뛴만큼 통산 출장경기, 출장시간, 최고령 20득점 등 롱런 관련 기록을 상당부분 가지고있다. 심지어 이미지와 달리 통산 3점슛 순위에서도 10위안에 이름을 올리고있는 모습이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_점프볼DB(손대범 기자)
기사제공 점프볼
김종수 oete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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