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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없이 강했던 미스터 빅샷, 명예의 전당 입성

농구/NBA

by 김종수(바람날개) 2024. 4. 11.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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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없이 강했던 미스터 빅샷, 명예의 전당 입성

기사입력 2024.04.08. 오전 02:01 최종수정 2024.04.08. 오전 02:01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저스 천시 빌럽스(48‧191cm) 감독이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다. 네이스미스 농구 명예의 전당은 7일(한국시간) 여섯 개 위원회가 선정한 명예의 전당 입성자 명단을 발표했다. 총 13명이 이름을 올렸으며 북미 위원회에서는 천시 빌럽스, 빈스 카터, 마이클 쿠퍼, 월터 데이비스, 보 라이언, 찰스 스미스가 입성의 영예를 안았다.

가장 많은 이의 시선을 끈 인물은 단연 빈스 카터(47‧198cm)다. ‘에어 캐나다’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한 시대를 풍미한 슈퍼스타로 빼어난 기량에 더해 화려한 플레이로 큰 사랑을 받았다. 특히 덩크슛같은 경우 역대 최고를 논할 정도로 임팩트가 컸다. 잦은 부상으로 인해 또 다른 마이클 조던이 될 것이다는 높은 기대치까지는 채우지 못했지만 오랜시간 꾸준하게 롱런하며 또 다른 의미로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카터만큼은 아닐지 모르겠지만 빌럽스도 팬들에게는 반가운 이름이다. 1997년 전체 3순위로 보스턴 셀틱스의 지명을 받으며 NBA 커리어를 시작한 그는 보스턴과의 짧은 동행 이후 토론토 랩터스, 덴버 너기츠, 미네소타 팀버울브스, 디트로이트 피스톤즈, 뉴욕 닉스, LA 클리퍼스 등 많은 팀을 오갔다.

카터와 마찬가지로 오랜시간 동안 리그에서 살아남았으며 통산 17시즌 1043경기에서 경기당 평균 15.2득점과 5.4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누적으로 보면 1만 5,802점(3점슛 1830개), 5,636어시스트이며 스틸 또한 1,000개(1,051개)를 넘어섰다. 뭐니뭐니해도 빌럽스에게 가장 찬란했던 영광의 순간은 단연 디트로이트 시절이다. ‘배드보이즈 2기’의 돌격대장으로 활약하며 팀에 우승을 안기고 본인은 파이널 MVP까지 차지했기 때문이다.

거친 플레이로 인해 타팀 팬들 사이에서는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배드보이즈 시절은 디트로이트 팬들에게 가장 열정적이었던 시기다. 매직 존슨의 레이커스, 래리 버드의 보스턴이 위상을 뽐내던 당시 강력한 대항마로 경합했고 우승까지 2차례 차지한 바 있다. 마이클 조던의 시카고 불스에게 한동안 거듭된 절망을 안겨준 팀으로도 유명하다.

물론 2기는 1기처럼 리그에서 손꼽힐 만큼의 거친 플레이를 펼치지는 않았다. 다만 디트로이트 최전성기 이후 또다시 찾아온 황금기였던지라 팬들 사이에서 좋은 시절을 잇는다는 의미로 2기라고 불렸다. 공식적인 명칭은 아니었다. 당시 디트로이트는 벤 월러스, 라쉬드 월러스, 리차드 해밀턴, 테이션 프린스 등으로 주축멤버가 구성됐고 이들을 이끄는 야전사령관은 빌럽스였다.

특별히 이름값이 높은 슈퍼스타급은 없었지만 하나같이 본인의 포지션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있었고 그런 선수들이 하나가 되어 뭉치자 엄청난 시너지효과가 발휘됐다. 2004년에 파이널에서 맞붙은 상대는 초호화군단 LA 레이커스였다. 샤킬 오닐을 중심으로 최강 2옵션 코비 브라이언트가 뒤를 받치고 있었으며 우승 반지를 위해 칼 말론, 게리 페이튼이 합류한 상태였다.

지금도 종종 언급되는 전당포 레이커스다. 네임밸류만 놓고보면 디트로이트가 문제가 아닌 역대급으로 꼽힐 만큼 엄청났지만 말론과 페이튼은 전성기가 지난 노장들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이널까지 올라간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여전히 어느정도의 경쟁력은 가지고 있었으나 조직력의 디트로이트에게 4-1로 완패를 당하고 만다. 빌럽스는 돌격대장으로서 시리즈 내내 펄펄날며 평균 21득점, 5.2어시스트로 파이널 MVP 등극이라는 생애 최고의 순간을 맞이한다.

그는 동시대의 쟁쟁한 1번들과 비교해 조금 달랐다. 특유의 흔치않은 스타일로 인해 눈에 덜 띄었다. 1번 포지션은 팀 오펜스의 중심이다. 퓨어 포인트가드든 듀얼가드든 플레이 색깔의 차이만 있을 뿐 대부분은 본인이 깊숙이 관여해서 중심에서 플레이한다.

빌럽스는 구태여 자신이 중심이 서지않아도 공만 잘돌면 된다는 마인드를 가지고있는 철저한 팀플레이어였다. 좋은 체격조건과 파워를 앞세워 포스트업, 페이스업을 자유롭게 구사했으며 파울유도에도 능숙했다. 어시스트는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자신 위주로 공이 잘 돌지않을 때는 어떤식으로든지 빡빡한 톱니바퀴를 다시 돌리려하기보다는 본인이 컷인플레이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거나 스팟업 슈터 역할도 서슴치않았다.

1번으로서의 능력은 출중했지만 구태여 포지션의 영역에 묶여있기보다는 팀에 도움만 된다면 스윙맨이든 뭐든 가리지 않고 하는 유형이었다고 보는게 맞다. 자신이 크게 돋보이지 않아도 팀에 끼치는 영향력이 상당히 큰 실속파 가드로 평가받았던 이유다. 물론 그렇다고 무조건 팀에만 맞추는 플레이를 했던 것은 아니다.

디트로이트 우승 시절 그가 파이널 MVP를 받은 배경에는 특유의 해결사 본능이 컸다. 팀 공격이 잘 안 돌아갈 때 과감하게 외곽슛을 던지고는 했는데 중요한 순간, 결정적인 상황에서 연신 림을 가르며 아군의 사기를 끌어올리고 반대로 상대팀을 허탈하게 만들기 일쑤였다. '미스터 빅샷'이라는 별명이 붙었던 이유다. 올-디펜시브 세컨드팀에 2번이나 이름을 올린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수비력도 탄탄했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_AP/연합뉴스

기사제공 점프볼

김종수 oete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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