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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쭉날쭉’ 레이커스, 알 수 없는 올시즌 성적

농구/NBA

by 김종수(바람날개) 2022. 12. 9.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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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쭉날쭉’ 레이커스, 알 수 없는 올시즌 성적

기사입력 2022.12.08. 오후 02:43 최종수정 2022.12.08. 오후 02:43

현재 NBA에는 트레이드 등 프로젝트 형식으로 만들어져 이른바 이름 값에서부터 상대를 압도하는 팀들이 몇몇 있다. 케빈 듀란트, 벤 시몬스, 카이리 어빙의 브루클린 네츠, 제임스 하든, 조엘 엠비드의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 크리스 폴, 데빈 부커의 피닉스 선즈 등이 대표적이다. 아직까지 피닉스 정도 외에는 명성에 걸맞는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지만 워낙 뛰어난 개인들이 이끌고 있는지라 한번 흐름을 타면 거침없이 치고 나갈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LA 레이커스 역시 여기에 해당 된다. 사실 이름값만 놓고보면 이러한 프로젝트 팀의 끝판왕은 단연 그들이라 할 수 있다. 현재 팀의 빅3를 이루고 있는 르브론 제임스(37‧206cm), 앤서니 데이비스(29‧208cm), 러셀 웨스트브룩(34‧191cm)은 리그에서 가장 다재다능한 올 어라운드 플레이어들로 꼽힌다. 모두 이전 소속팀에서 에이스로서 팀을 진두지휘한 경력이 있는지라 득점, 리바운드, 어시스트 등 다양한 플레이에 모두 능하다.

르브론은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리그를 대표하는 괴물이다. 2003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1순위로 NBA 무대를 밟은 후 꾸준하게 정상권에서 활약하고 있다. 래리 버드를 제치고 역대 최고의 스몰포워드 자리에 오르는 등 과거 전설들을 하나씩 넘어서더니 이제는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을 턱밑까지 쫓아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를 역대 넘버2 플레이어로 언급하는 매체의 숫자는 갈수록 올라가는 모습이다.

르브론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엄청난 누적기록이다. 워낙 오랜시간 동안 꾸준하게 뛰어온 관계로 시간이 지날수록 엄청난 기록이 쌓이고 있다. 카림 압둘자바의 최다 득점은 갱신 초읽기에 들어갔으며 리바운드, 어시스트 등 다른 부분 역시 모두 역대 순위권 안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거기에 더해 워낙 많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던 관계로 플레이오프 관련 출전 경기, 승리수, 득점, 스틸, 자유투 성공, 필드골 성공 등 다수에서 역대 1위에 이름을 올린 상태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르브론의 가장 무서운 점은 상당수 선수들이 이미 은퇴할 나이인 30대 후반에도 불구하고 리그 상위급 기량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일 것이다. 이전 레전드들과 다른 가장 큰 이유다. 현재 르브론은 전성기만큼은 아니지만 올시즌 정규리그 17경기에서 평균 28.8득점, 6.4어시스트, 9.1리바운드, 1.2스틸을 기록하고 있다. 1984년생이라는 점을 감안했을때는 믿기지 않을만한 수치다.

21경기에서 27.3득점, 2.6어시스트, 12.3리바운드, 1.3스틸, 2.3블록슛을 기록중인 데이비스 또한 자신만의 클래스를 보여주고 있다. 어린 시절 가드로 뛰었던 시절도 있는 선수답게 다재다능함도 빛난다. 장신이면서도 빠르고 운동능력도 빼어나다. 거기에 더해 내외곽에서 득점을 올릴 수 있고 능숙한 크로스오버가 가능할만큼 다양한 테크닉을 갖췄다. 어찌보면 이제껏 르브론이 함께한 빅맨 중 최고라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리그 최고의 빅맨하면 니콜라 요키치, 조엘 엠비드 등이 언급되지만 데이비스는 그보다 먼저 올 어라운드 빅맨으로서 위용을 뽐냈던 선수다. 르브론과 함께 레이커스의 우승을 이끌기도했다. 데이비스가 빅맨의 정점에 서지못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이른바 몬스터 시즌이 없다는 사실이다.

꾸준한 것도 좋지만 MVP 등 굵직한 타이틀을 가져가려면 경쟁자들을 제치고 유달리 좋은 성적을 기록하는 시즌도 필요하다. 아쉽게도 데이비스는 그게 없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크고 작은 부상으로 인해 결장이 잦은 부분이 컸다. 기록적인 손해뿐 아니라 팀에도 피해가 컸고 본인 또한 몸이 회복하고 감을 잡는데 적지않은 시간을 소모해야만 했다.

다행히 올 시즌은 그나마 나은 편이다. 비록 직전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전에서 독감증세로 인해 1쿼터 8분만을 소화했지만 장기결장할만한 큰 부상은 없는지라 꾸준히 경기에 나서는데는 문제가 없다. 르브론이 세월을 잊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고는 하지만 나이 등을 감안했을 때 실질적인 에이스로 경기를 이끌어야되는 선수는 데이비스다.

 

레이커스 성적의 또 다른 키를 쥐고 있는 선수는 웨스트브룩이다. 르브론, 데이비스는 변수는 있지만 여전히 계산이 서는 플레이어들이다. 반면 웨스트브룩은 올시즌 어느 정도 해줄지 예상하기가 쉽지 않다. 그 동안의 명성만 놓고 봤을 때는 랭킹 3위로서 또다른 에이스 역할이 기대되지만 그간 레이커스에서 보여준 모습은 이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트리블 더블러로 이름을 높힌 웨스트브룩이지만 올 어라운드 플레이어로 보기에는 호불호가 갈린다. 다재다능한 선수는 맞지만 상황 별로 크게 달라지는 것이 문제다. 이전 소속 팀에서처럼 넘버원으로서 혼자 북치고 장구치면서 이것저것 다하면 신바람을 내지만 그러한 틀에서 벗어났을 때는 끝없이 헤메기도 한다. 레이커스에서 특히 그랬다. 그로인해 계륵 취급을 받기도 했는데 설상가상으로 몸값까지 비싼지라 트레이드 시장에서도 인기가 없 었다.

올 시즌에는 상당 부분 달라졌다. 22경기에서 14.6득점, 7.5어시스트, 5.2리바운드로 한창때 보다는 기록적으로 떨어진 모습이지만 이전과 달리 팀에 최대한 맞추려고 노력하고 있는지라 공헌도에서는 한결 나아졌다는 평가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주전과 벤치를 가리지않고 팀이 원하는데로 뛰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창 몸이 달아올랐을 때도 교체사인이 떨어지면 군말없이 벤치로 간다.

아무리 철강왕으로 불리는 르브론이지만 한창 때처럼 리딩, 림어택 등을 경기내내 하면서 플레이하기에는 체력적으로 무리가 따른다. 그러한 상황에서 웨스트브룩이 코트에 나서면 리딩, 볼 운반 등을 나누는 플레이가 가능해지면서 체력적인 분배가 가능해진다.

웨스트브룩은 많은 시련을 겪으면서 상당 부분에서 자존심을 내려놓은 상태다. 팀의 원투펀치가 르브론, 데이비스라는 것을 인정하고 예전처럼 닥돌이나 묻지마 공격보다는 패스를 통해 팀원들을 살려주려고 노력하는 모습이다. 벤치에서 나왔을 때는 벤치 에이스로서 예전의 스타일을 뽐내기도 한다. 여전히 높은 몸값에 비하면 가성비가 높다고 할 수는 없겠으나 팀내 공헌도는 한결 올라간 것이 맞다. 만약 웨스트브룩이 없다면 르브론, 데이비스의 부담도 높아질 것이다.

레이커스는 얇은 선수층으로 인해 정규리그에서는 높은 성적을 올리기 쉽지않다. 하지만 플레이오프 등 큰 무대로 나갈 경우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컨디션, 몸상태 등이 변수로 작용하겠으나 정상적으로 르브론, 데이비스의 원투펀치가 활약하고 웨스트브룩이 뒤를 받쳐준다면 어느 팀을 상대로도 해볼만하다. 그러기위해서는 일차적인 목표인 플레이오프 진출이 급선무다.

여전히 하위권이기는 하지만 1승도 힘들었던 얼마 전까지에 비해 연승행진을 타며 팀성적 또한 10승 13패(승률 0.435)로 많이 올라왔다. 아직 시즌 초임을 감안했을때 치고나갈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누구에게도 질 수 있고 누구에게도 이길 수 있는 도깨비팀 레이커스의 행보를 지켜보는 것도 이번 시즌의 또다른 재미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_AP/연합뉴스

기사제공 점프볼

김종수 oete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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