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적 vs 인종, '진짜' 아프리카 대표 파이터는?
입력2024.08.12. 오후 4:41 기사원문
18일, 호주 퍼스 RAC 아레나에서 'UFC 305: 뒤 플레시 vs 아데산야' 열려... 한판 승부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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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FC 미들급 챔피언 ‘가로채는 자’ 드리퀴스 뒤 플레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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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FC 한국 미디어커뮤니케이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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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초 UFC 미들급 챔피언에 오른 '가로채는 자' 드리퀴스 뒤 플레시(30·남아공)와 전 챔피언이자 현 랭킹 2위인 '더 라스트 스타일벤더(The Last Stylebender)' 이스라엘 아데산야(34·뉴질랜드)가 '누가 진짜 아프리카를 대표하는 파이터인가'로 1년 넘게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오랜 대립 관계의 결말도 얼마 남지 않았다. 오는 18일(한국시간) 호주 퍼스 RAC 아레나서 있을 'UFC 305: 뒤 플레시 vs 아데산야' 대회에서 한판 승부를 예약했기 때문.
물론 경기에서 이겼다는 사실로 리얼 아프리카인이 증명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파이터간 전쟁은 승자가 여러 면에서 명분의 우위에 서는 경우가 많다. 거기에 대표성까지 포함되어 있는지라 시합 후 누구의 허리에 챔피언 벨트가 둘러지느냐에 따라 마무리도 달라질 테다.
뿌리깊은 대립 관계, 명분은 승자가 가져간다
이번 대회는 호주 정부에서도 적지 않게 신경을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호주 관광청을 통한 서호주 정부와의 파트너십 하에 진행될 예정인데 퍼스에서 열리는 세번째 UFC 'PPV(PAY-PER-VIEW: 유료로 영상을 보는 방식)' 대회다.
2018년 2월 열린 'UFC 221: 로메로 vs 락홀드'와 지난해 역대급 흥행 기록을 세운 'UFC 284: 마카체프 vs 볼카노프스키'의 성공이 이번 대회의 밑거름이 됐다. UFC 284같은 경우 9천 명이 넘는 호주 국내외 관광객들이 대형 이벤트를 보러 퍼스를 방문한다. 총 4280만 호주 달러(약 400억 원) 수준의 경제적 효과를 일으킨 걸로 추산된다.
UFC 호주-뉴질랜드 담당 선임이사 피터 클로츠코는 "모든 시선이 메인 이벤트인 UFC 305에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호주 관광청장 겸 하원의원 존 캐리는 "UFC 305에서 뒤 플레시와 아데산야의 스펙터클한 타이틀전이 펼쳐져 매우 흥분된다. 경기를 보러 더욱 더 많은 국내외 관중들이 몰려들 것이기에 이번 대회는 퍼스의 큰 승리"라며 "퍼스는 오세아니아와 동남아시아 지역의 스포츠 수도로서 명성을 드높여가고 있으며, UFC 305를 통해 대형 격투기 경기를 선보임에 따라 이러한 명성은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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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UFC 미들급 챔피언이자 현 랭킹 2위 '더 라스트 스타일벤더' 이스라엘 아데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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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FC 한국 미디어커뮤니케이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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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언급한 것처럼 아데산야는 지난해부터 뒤 플레시와의 아프리카인 논쟁에 날이 잔뜩 서있는 상태다. 뒤 플레시는 자신이 아프리카 파이터를 대표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는 백인이지만 아프리카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반면 전·현 흑인 챔피언들은 뒤 플레시의 발언에 분노하는 분위기다. 나이지리아 태생 슈퍼스타 아데산야 역시 그중 하나다. DNA, 식민지 등의 단어까지 언급하며 뒤 플레시의 발언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 8월 '타잔(Tarzan)' 션 스트릭랜드(33·미국)는 그러한 아데산야의 심기를 건드리기도 했다. 2022년 마지막 대회와 2023년 최초의 대회에서 모두 메인이벤트를 장식하는 진기록을 작성했던 스트릭랜드는 아부스 마고메도프(33·독일)를 녹아웃으로 잡아낸 직후 아데산야를 향해 "타이틀을 원한다. 최초이자 유일한 중국 챔피언을 달라. 한번 해보자"며 강하게 도발했다.
아데산야는 킥복싱 선수 시절 '무림풍(武林風)'과 글로리 오브 히어로즈 등의 중국 단체에서 활약하며 중국 국기를 들고 입장하기도 했는데 이를 꼬집어 멘트를 날린 것이다.
실제로 둘은 당장 다음 경기를 예약한 상태였다. 스트릭랜드는 다음 문제였다. 하지만 변수가 생겼다. 뒤 플레시가 부상으로 경기를 뛸 수 없게 되면서 스트릭랜드가 상대로 확정됐다. 이에 많은 팬과 관계자들은 아데산야가 스트릭랜드를 가볍게 제압하고 다시 뒤 플레시와의 경기를 준비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스트릭랜드는 강한 압박으로 아데산야를 몰아붙였고 위협적인 타격을 여러차례 적중시키면서 만장일치 판정승으로 미들급 챔피언 벨트를 빼앗아간다. 예상 밖 패배에 충격이 컸던 아데산야는 경기 후 인터뷰도 하지 않고 황급히 경기장을 떠났고 기자회견 중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하지만 플레시와 아데산야는 맞붙을 수밖에 없는 운명인 듯 싶다. 뒤 플레시는 지난 1월 토론토에서 열린 'UFC 297: 스트릭랜드 vs 뒤 플레시'에서 스트릭랜드를 꺾고 남아공 최초 UFC 챔피언이 됐다.
그리고 드디어 호주대회에서 아데산야와 맞붙게 됐다. 지난해와 다른 점이 있다면 챔피언과 도전자 신분이 뒤바뀌었다는 정도다. 남아공에서 태어나 여전히 국적을 유지하고 있는 플레시와 나이지리아 태생이지만 지금은 뉴질랜드 복수 국적자인 아데산야의 뿌리깊은 라이벌 대립이 어떻게 마무리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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