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 타격가는 MMA무대서 불리? 이제는 옛말

정통 타격가는 MMA무대서 불리? 이제는 옛말

입력2024.10.17. 오후 12:15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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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데산야-페레이라 이어 바히토프까지... 성공신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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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스라엘 아데산야(사진 오른쪽)는 정상급 입식타격가도 종합무대에서 성공할수 있다는 것을 제대로 입증했다.

ⓒ UFC 한국 미디어커뮤니케이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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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는 '정통 입식 타격가는 종합 룰에서 통하지 않는다'는 인식이 강했다. 복싱, 태권도, 유도, 레슬링 등 각기 다른 투기 종목은 고유의 기술 체계와 강점이 있으며, 이종 대결에서는 누가 경기를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어 가느냐에 따라 승패가 결정되곤 했다. 예를 들어, 복서와 레슬러가 대결하면 서서 타격을 주고받는 상황에서는 복서가 유리하고, 몸을 맞붙여 싸우는 상황에서는 레슬러가 우위를 점하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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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종합격투기의 근간이 된 이종격투기 역시 이러한 의문에서 시작되었다. 다양한 스타일의 파이터들이 서로 맞붙으면 과연 누가 이길지에 대한 관심이 컸다. 이론적으로는 타격가와 그래플러의 대결이 50:50일 것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종합 룰에 익숙한 선수들이 주로 승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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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초기 이종격투기에서 K-1 출신의 정상급 타격가들이 종합격투기 무대에서 고전한 이유와도 맞닿아 있다. 그들은 뛰어난 타격 실력을 자랑했지만, 종합격투기에서의 그래플링 기술 부족으로 인해 종종 테이크다운을 당하고 아무런 대응을 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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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도 이종격투기에서 성공을 거둔 타격가가 있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불꽃 하이킥' 미르코 크로캅(50·크로아티아)이다. 크로캅은 K-1 무대에서 주로 킥을 사용하던 정통 타격가였지만, MMA에서도 성공을 거두며 전설적인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그의 성공은 당시 종합격투기 무대에서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 킥 기술을 중심으로 한 타격 스타일 덕분이었다. 특히 그래플링에 약점을 보일 수밖에 없는 입식 출신 타격가임에도 불구하고, 크로캅은 펀치보다 킥 위주로 경기를 풀어나갔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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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캅의 성공 요인은 단순했다. 그는 테이크다운 방어 능력이 뛰어났고, 상대의 공격을 빠른 스텝으로 회피하거나 테이크다운 타이밍에 정확한 카운터 타격을 넣었다. 설사 상대에게 붙잡히더라도 힘으로 버티거나 기술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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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능력 덕분에 그는 그라운드로 끌려가는 상황을 피하고, 타격으로 승부를 결정지을 수 있었다. 대부분의 K-1 출신 타격가들과는 다른 점이었다. 크로캅은 빠른 사이드스텝과 단발성 킥을 통해 상대의 클린치나 테이크다운 시도를 차단했고, 종합 무대에서도 타격으로 승부를 낼 수 있는 상황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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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르코 크로캅은 입식타격가의 종합무대 도전에 제대로 불씨를 댕겨준 인물로 꼽힌다.

ⓒ U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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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다른 입식 출신 타격가들은 종합격투기 무대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대부분의 입식 타격가들은 킥을 찰 때 중심이 앞으로 쏠리는 경향이 있었고, 이는 테이크다운이나 클린치 시도에 취약한 점으로 작용했다. 어린 시절부터 무수한 훈련과 경기를 통해 몸에 익힌 파이팅 스타일을 하루아침에 바꾸는 것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많은 입식 출신 타격가들은 종합격투기에서 성공하지 못하고 고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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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시대가 변했고, 입식 출신 타격가들도 종합격투기에서 성공할 수 있는 길이 열리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예가 이스라엘 아데산야(35·나이지리아)와 알렉스 페레이라(37·브라질)다. 아데산야는 킥복싱에서 엄청난 전적을 쌓은 후 MMA로 전향했으며, UFC 미들급 챔피언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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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전술은 경쾌하고 빠른 풋워크를 바탕으로 한 거리 싸움이었다. 그는 오소독스와 사우스포 스탠스를 자유롭게 오가며 펀치와 킥을 날리고, 상대의 공격에 빠르게 대응하는 카운터 능력으로 UFC에서 정상급 파이터로 자리잡았다. 특히 그의 카운터 스트라이크 능력은 UFC 역사상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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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 페레이라 역시 입식 전적 40전 33승 7패(21KO)의 성적으로 UFC에 입성했고, 아데산야와의 대결로 유명해졌다. 그는 아데산야와의 과거 맞대결에서 두 차례 승리를 거둔 바 있으며, UFC에서도 아데산야를 상대로 역전승을 거뒀다. 이후 페레이라는 UFC 미들급과 라이트헤비급 챔피언에 오르며 2체급을 석권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페레이라의 성공은 입식 출신 타격가들이 종합격투기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다시 한 번 보여준 사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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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성공 비결은 단순한 테이크다운 방어를 넘어 그래플링 기술을 충분히 익히고, 상황에 따라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철저하게 준비한 점이었다. 과거와 비교해 종합격투기에서의 분석과 전략이 발전했기 때문에, 입식 출신 타격가들도 종합 룰에 적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다. 만약 과거의 입식 출신 선수들이 현재의 시스템과 전략을 적용받았다면, 그들도 더 나은 성과를 거뒀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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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데산야, 페레이라에 이어 아르툠 바히토프가 UFC에 입성했다. 입식 타격가 출신 성공사례를 이어나갈지 주목된다.

ⓒ UFC 한국 미디어커뮤니케이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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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UFC는 이러한 흐름을 반영해 새로운 입식 출신 선수들에게도 기대를 걸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글로리 라이트헤비급 챔피언 출신 아르툠 바히토프(33·러시아)가 있다. 바히토프는 9일(한국시간) '데이나 화이트의 컨텐더 시리즈: 마스라프 vs 바히토프' 메인 이벤트 라이트헤비급 경기에서 이슬렘 마스라프(26·브라질)를 1라운드 4분 23초만에 펀치 연타에 의한 TKO로 잡아냈다. 결과는 UFC와의 계약이었다. 그의 성공은 입식 타격가들도 종합격투기 무대에서 성공할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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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 '정통 입식 타격가는 종합 룰에서 통하지 않는다'는 편견은 이제 옛말이 됐다. 철저한 준비와 전략, 분석을 바탕으로 입식 출신 타격가들도 종합격투기 무대에서 성공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으며, 앞으로도 이러한 흐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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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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