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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진본능’ 이대성, 한결같은 인파이터

농구

by 멍뭉큐라덕션 2023. 1. 30.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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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진본능’ 이대성, 한결같은 인파이터

기사입력 2023.01.30. 오전 11:01 최종수정 2023.01.30. 오전 11:01

복서의 파이팅 스타일은 크게 아웃복서, 인파이터, 슬러거의 3가지 형태로 나뉜다. 아웃복서는 거리를 넓게 쓰며 KO보다는 한 라운드씩 착실하게 점수를 쌓아가는데 중점을 둔다. 풋워크를 살려 치고 빠지며 안정적이고 영리하게 게임을 풀어나간다. 반면 인파이터는 최대한 거리를 좁혀가면서 싸운다. 대체적으로 맷집과 근성이 우수한 선수들이 많은지라 어느 정도 유효타를 허용하더라도 끈질기게 상대와의 간격을 줄여가며 근접전을 유도한다.

슬러거같은 경우 엄청난 화력에 비해 스피드에서 강점을 가져가지 못하는 강펀처들이 주로 쓰는 스타일이다. 어차피 빠르지도 못한데 아웃복서나 인파이터를 따라다녀봤자 분위기만 넘겨줄 뿐이다. 안정적으로 발을 땅에 붙이고 상대가 자신의 거리에 들어왔다싶은 순간 무시무시한 한방을 날린다. 이러한 유형은 서로간 상성관계까지 물려있는 경우가 많아 복싱 팬들에게 식지않는 논쟁거리가 되기도한다.

복싱을 KBL에 대입해보면 아웃복서는 시야가 넓고 공격과 패스 기술을 두루 겸비한 전천후 테크니션이 해당된다고 볼수있다. 인파이터는 센스나 게임운영능력 등에서는 아쉽지만 근성이 좋아 경기내내 끊임없이 뛰어다니며 돌격을 거듭하는 투사형 선수가 떠오른다. 슬러거같은 경우 빠르지도 많이 움직이는 편도 아니지만 특유의 센스나 파워로 단점을 덮고 장점을 부각시키는 선수들 특히 빅맨 쪽에서 공통점이 많다하겠다.

리그에서 가장 자신만의 색깔이 강한 선수로 꼽히는 이대성(32‧193cm)을 여기에 대입해보면 인파이터와 잘 어울린다는 의견이 많다. 플레이에 기복이 심하고 다소 우당탕탕하는 성향도 많지만 특유의 근성을 바탕으로 정말 열심히 뛰고 악착같이 덤벼드는 스타일의 소유자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해 농구인 A씨는 “이대성이 인파이터가 아니면 누가 인파이터이겠는가. 허재, 이정현, 김민구 등이 인파이터 기질이 섞인 아웃복서라면 이대성은 그냥 닥치고 인파이터가 아닐까 싶다. 가드치고 센스나 시야 등에서 아쉬울 때도 많지만 대신 활동량을 엄청나게 가져가며 팀에 공헌한다. 마치 우직한 한 마리 들소같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렸다.

농구인 C씨는 “커리어 초창기때 벌였던 김민구와의 쇼다운이 기억난다. 당시 이대성은 천재라고 불리던 후배 김민구의 영리하고 노련한 플레이에 휘말려 유재학 감독에게 질책까지 들었다. 하지만 끝까지 주눅들지않고 악착같이 덤벼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인파이터라면 그런 기질이 있어야하지 않겠는가. 아웃복서에게 경기내내 얻어맞고 끌려다녀도 포기하지 않고 전진스탭을 밟는게 바로 인파이터다”는 말로 이대성의 근성을 칭찬했다.

농구인 B씨같은 경우 이대성의 인파이터적인 면을 특유의 신념과 멘탈에서 찾아갔다. 그는 “이대성은 자신만의 신념이 강하다. 많은이들이 포인트가드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해도 끝까지 자신은 1번이라고 외치고, 답답한 플레이에 대해 지적이 쏟아져도 시즌이 끝난 후 판단해도 늦지않다며 두둑한 자신감을 드러낸다. 인파이터는 복싱에서도 전사라고 표현된다. 타인의 평가에 일희일비하지않고 본인의 생각을 꺾지않는 모습에 고집불통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그러한 부분이 있기에 오늘날의 이대성이 만들어지지 않았나 생각된다”고 말했다.

더불어 “실력이 받쳐주지 않았다면 신념에 대한 호불호도 없었을 것이다. 공수에서 꾸준히 보여준 것이 있기 때문에 이런저런 말도 나오지않나싶다. 무엇보다 그는 노력왕으로 불린다. 지독할 정도로 훈련하고 자기 관리도 철저하다고 알려져 있다. 뒤는 없다고 생각하고 앞만보고 들어가는 인파이터같은 행보가 아닐까 싶다”고 덧붙였다.

농구팬 L씨는 “역대로봐도 이렇게 평가가 엇갈리는 캐릭터가 있었을까 싶다. 사용법이 어렵다. 자기 중심적이다. 헤비 볼핸들러치고 가성비가 낮다는 등 부정적인 의견도 많은 반면 옆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열정이 느껴지는 선수, 주변의 말에 흔들리지않는 튼튼한 자존감, 늘 신인처럼 열심히 플레이하는 베테랑, 권위의식없이 솔선수범하는 선배 등 이런저런 이유로 좋아하는 이들도 적지않다. 농구외적인 부분에서 최근 후배들에게 끼친 영향력이 상당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예전같지 않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음에도 이대성은 여전히 나쁘지 않은 개인 성적을 기록하고있다. 올시즌 35경기에서 평균 17.83득점(전체 5위), 3.69어시스트, 2.94리바운드, 1.29스틸로 활약중이다. 부진한 팀성적과는 별개로 고군분투하고 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얼마 전에는 부상까지 안고 뛴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모두를 놀라게 했다. NBA스타 러셀 웨스트브룩과 비교해 대성 웨스트브룩으로 부르는 팬들도 많다.

"순간의 선택이 모여 인생이 된다. 매 순간 어떤 선택을 하느냐, 그게 바로 삶의 질을 결정 짓는다' 한때 많은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미생의 명대사 중 하나로 이대성의 그간 행보와도 여러모로 오버랩이 되고 있다. 이대성은 주관이 뚜렷하다. 그런 관계로 늘 굳센 선택을 하고 있고 그러한 모습이 모여 현재의 이대성이 되었다. 끊임없는 집념과 노력으로 전진을 거듭하고있는 이대성의 인파이팅이 시즌 후에는 어떤 결과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_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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