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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단점 분명한 제퍼슨, 다음 시즌까지 동행 가능?

농구

by 멍뭉큐라덕션 2023. 2. 2.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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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단점 분명한 제퍼슨, 다음 시즌까지 동행 가능?

기사입력 2023.02.02. 오전 08:01 최종수정 2023.02.02. 오전 08:01

‘분명히 강점은 확실한데…’ 전주 KCC 외국인 포워드 론데 홀리스 제퍼슨(28‧198cm)은 팀 입장에서 애매한 선수다. 자신만의 확실한 강점도 있고 출장대비 기록도 좋은 등 분명 나쁘지않은 선수임은 분명한데 팀 성적에 큰 도움이 되고있는가 따져보면 그것도 아니다. 차라리 확실하게(?) 못해버린다면 진작에 교체 쪽으로 가닥을 잡았겠지만 주춤하다가도 어떤 날은 특급 외국인선수 부럽지않은 활약을 펼치며 팀을 헛갈리게 하고있다.

31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있었던 안양 KGC전이 그랬다. 이날 제퍼슨은 KGC 오마리 스펠맨(25‧206cm)과 그야말로 영혼의 쇼다운을 펼쳤다. 스펠맨은 빅맨급 신체조건에 내외곽을 오가며 활약할 수 있는 포워드로 KGC 선두질주를 이끌고있는 일등공신이다. 이를 입증하듯 올시즌 현재 36경기에서 평균 30분 43초를 뛰며 18.64득점, 2.44어시스트, 9.75리바운드, 1블록슛으로 맹활약중이다. SK 자밀 워니, 현대모비스 게이지 프림 등과 함께 올시즌 최고 외국인선수중 한명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제퍼슨은 NBA 경력은 스펠맨보다 좋을지 몰라도 국내 무대에서 활약에서는 한참 뒤쳐진다. 이런저런 성적을 따질 것 없이 출장시간 조차 어지간한 2옵션 외국인선수 사이에서도 밀리고 있으며 앞서 언급한데로 교체설까지 간간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선수간에도 상성이 있는 탓인지 제퍼슨은 유독 스윙맨 스타일의 포워드가 에이스로 있는 팀을 만나면 경기력이 부쩍 좋아진다. 때문에 KGC를 상대로는 꾸준히 나쁘지않은 활약을 펼쳐왔는데 이날은 더더욱 손끝이 뜨거웠다.

국내 무대서 보여준 제퍼슨의 최대 강점은 돌파력이다. 파워풀하지는 않지만 특유의 긴다리로 성큼성큼 내닫으며 상대 골밑을 파고드는 능력이 빼어나다. 어느 위치에서 공을 잡던간에 돌파를 시도하게되면 높은 확률로 성공시킨다. 순간 스피드와 체공력이 좋아 상대 수비가 여럿이 포스트를 지키고 있어도 빈틈을 노려 기어코 공을 집어넣고 만다.

몸싸움에 밀려 중심을 잃었다 싶은 순간에도 손끝 감각으로 이를 상쇄시켜 버린다. 순간적으로 멈춰서서 쏘는 스탑 점프슛도 일품이다. 비록 아쉽게 패하기는 했지만 KGC전에서 초반 큰 점수차를 극복하고 끝까지 접전 승부를 펼친데는 제퍼슨의 역할이 컸다. KCC는 제퍼슨의 컨디션이 좋다는 것을 알고 대놓고 공을 밀어줬다.

KGC 또한 이를 알아차리고 제퍼슨 수비에 공을 들였으나 브레이크를 걸기 버거워하는 모습이었다. 제퍼슨은 속공 상황에서 쉴새없이 돌파를 시도하는 한편 지공시에 스펠맨이 앞을 가로막으면 미들슛을 주로 던졌는데 성공률이 매우 높았다. 물론 스펠맨도 이를 악물고 자존심을 건 득점 경쟁을 벌였다.

그 결과 스펠맨은 34득점, 11리바운드, 5어시스트, 2블록슛을 기록했으며 제퍼슨 또한 37득점, 11리바운드, 2스틸, 1블록슛으로 못지않은 활약을 펼쳤다. 두 선수를 제외하고 양팀 통틀어 12득점 이상 기록한 선수가 없었다는 점을 감안했을때 둘에 대한 의존도가 얼마나 컸는지를 알 수 있다. 세부기록을 보면 제퍼슨 쪽이 좀 더 우세했다. 스펠맨은 37분 40초로 배병준과 함께 양팀 통틀어 가장 긴 출장시간을 소화했으나 제퍼슨은 겨우 26분 27초를 뛰었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퍼슨과 긴 동행이 가능할까?’에 대한 물음에는 회의적인 것도 사실이다. 특유의 돌파력을 앞세운 득점 생산력에서는 분명 수준급 능력을 자랑한다. 문제는 KBL식 스타일에 맞는 팀 공헌도다. 외국인선수가 국내 무대에서 살아남으려면 기본적으로 파워에서 경쟁력을 보여야 한다.

 

단순히 득점을 올리고 리바운드를 걷어내는 것을 떠나 어지간한 국내 선수는 몸싸움에서 어렵지않게 밀어내고 같은 외국인선수끼리도 어느 정도 버티는 플레이가 되어야만이 팀 전체가 공수에서 원할한 밸런스를 가져갈 수 있다. 거기에 최근의 트랜드를 감안했을 때 정통 빅맨이 아니라면 어느 정도의 3점슛 능력은 필수로 갖추고 있어야 한다.

이날 맞붙었던 스펠맨과 제퍼슨의 차이가 여기서 난다. 둘간의 맞대결에서는 제퍼슨이 밀리지않았지만 문제는 타팀과의 경기다. 덩치에 비해 몸싸움을 꺼린다는 혹평을 받을 때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스펠맨은 어느 정도 몸싸움이 되는 선수다. 거기에 특유의 탄력을 앞세워 블록슛에도 일가견이 있으며 3점슛은 성공갯수(전체 2위), 성공률 등에서 준수한 편이다. 국내 팀들이 외국인 포워드에게 바라는 요소를 고르게 가지고 있다.

반면 제퍼슨은 돌파능력을 제외한 부분에서는 약점이 두드러진다. 특히 마른 몸에서도 알 수 있듯이 몸싸움에 너무 약하다. 자신과 같은 외국인선수까지 갈 것도 없이 어지간한 국내선수들에게도 우위를 점하지 못한다. 공격에서야 순발력과 타이밍을 빼앗는 능력 등으로 커버한다쳐도 문제는 수비다.

가뜩이나 높이가 낮고 활동량에서 아쉬움이 많은 KCC입장에서는 제퍼슨을 쓰고싶은 타이밍에서도 수비 때문에 출전을 못시킬 때가 종종있다. 거기에 취약한 3점슛 능력 또한 아쉬움으로 남는다. KGC전에서 3점슛 한 개를 성공시키기는 했지만 제퍼슨은 어지간해서는 3점슛을 던질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

공격 옵션에서 외곽슛을 제외시켜놓고 플레이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제퍼슨이 아무리 돌파를 잘해도 공격시 공간이 빡빡해지는 경우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 때문에 팬들 사이에서는 제퍼슨을 빨리 교체해야 된다는 쪽과 올시즌 최대한 활용법을 만들어놓고 송교창이 돌아오는 다음 시즌에 제대로 된 모습을 보고싶다는 쪽으로 의견이 갈리고 있다.

KCC팬들이 바라는 것은 제퍼슨이 KBL 대표 장수 외국인선수인 애런 헤인즈처럼 되는 것이다. 헤인즈도 파워와 3점슛 등에서 약점이 있었지만 시즌이 거듭될수록 리그에 적응하며 나중에는 장점만으로 최고 외인에 등극할 수 있었다. 이제 첫시즌임을 감안하면 제퍼슨도 헤인즈처럼 되지 말란 법도 없다.

만약 다음 시즌에도 동행하게 된다면 포지션의 장신화에 대한 노력이 필수로 따라갈 필요가 있다. 제퍼슨이 코트에 설 경우 외국인빅맨에게 바라는 골밑수비에 대한 부분은 기대하기 어렵다. 적어도 몸싸움에 강점이 있는 국내 빅맨과 더불어 제퍼슨과 함께 달려줄 또 다른 장신까지는 있어줘야 한다.

현재는 그런 멤버 구성이 힘들지만 송교창이 돌아온다면 이승현과 함께 그 역할을 해줄 수 있다. 거기에 더해 김상규, 이종현 등이 백업 혹은 상황에 따라 함께 코트에서 힘을 보태준다면 제퍼슨의 잠재력을 최대치까지 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는 평가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제퍼슨이 언제까지 이지스함에서 생존할 수 있을지 지켜보자.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_문복주 기자

기사제공 점프볼

김종수 oete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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