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르브론은 농구계의 메시가 될 수 있을까?

농구/NBA

by 멍뭉큐라덕션 2023. 2. 9. 20:53

본문

르브론은 농구계의 메시가 될 수 있을까?

기사입력 2023.02.09. 오후 03:13 최종수정 2023.02.09. 오후 03:13

지난해 전 세계 스포츠계를 통틀어서 가장 뜨거웠던 선수로는 단연 ‘21세기 축구 황제’로 불리는 리오넬 메시를 꼽을수 있다. 축구 선수로서 정점에 오른 상태에서 유일한 한으로 남아있던 월드컵 우승까지 달성하며 이른바 ‘라스트 댄스’를 제대로 완성해냈기 때문이다. 조국 아르헨티나에 36년만의 우승을 안겨준 것은 물론 골든볼까지 차지하며 최고의 주인공으로 우뚝섰다.

 

섬세한 볼컨트롤 능력을 바탕으로 드리블, 득점, 플레이메이킹 등 축구로 보여줄 수 있는 대부분의 영역에서 정상급 기량을 보여준 메시의 능력에 대해서는 누구도 의심을 하지않는다. 현존하는 세계 최고 선수일뿐 아니라 축구 역사상 탑을 다툴만한 플레이어로서 펠레, 마라도나라는 전설과 비교되어 왔다.

거기서 문제가 됐던 것이 월드컵 무관이었다. 빅리그에서 무수한 타이틀을 휩쓸고 엄청난 퍼포먼스를 보여도 '월드컵은 어쩔건데?'라며 태클을 거는 이들이 적지않았다. 역대 1위를 다툴만한 스타로서의 숙명일 수 밖에 없었는데 지난해 드디어 마지막 실타래를 스스로의 힘으로 풀어냈다. 이제는 ‘내가 역대 최고다’고 자부해도 손색없는 위치까지 올라섰다.

한시대를 풍미한 전설에 대한 팬들의 애정은 각별하다. 당시를 생각하면 해당 선수부터 생각날 정도로 무수한 낭만과 추억이 각인되어 있다. 때문에 또 다른 스타가 등장해 새로운 역사에 도전할 경우 응원의 목소리도 존재하지만 때로는 강한 반발심이 들기도 한다. 여러 가지 지적에 더해 증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이유다.

메시가 축구계 현역 최고 선수라면 NBA에서는 단연 르브론 제임스(38‧206cm)를 첫손에 들 수 있다. ‘킹’이라는 닉네임이 그가 어떤 선수인지를 짐작케해준다. 올시즌에도 그는 여전하다. 어지간한 선수 같으면 선수 생활 유지도 쉽지않은 38세의 나이에도 44경기에서 평균 30.2득점(전체 7위), 7어시스트, 8.5리바운드, 1스틸로 리그 정상급 성적을 찍어내고 있다.

르브론 나이에 이정도 성적을 기록한 선수는 역대로 따져도 찾아보기 쉽지않을 정도다. 시간을 거꾸로 간다고까지 말할 수는 없겠으나 노쇠화 시계가 남들보다 한참 느린 것 만큼은 사실이다. 최근 르브론은 NBA 역사에 남을 대기록을 작성했다. 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크립토닷컴 아레나서 있었던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와의 홈경기에서 NBA 개인 통산 최다 득점 기록을 다시 썻다.

3쿼터 종료 10.9초를 남기고 페이드 어웨이슛을 성공시키며 통산 3만 8,388득점을 기록했는데 이는 카림 압둘자바가 갖고 있던 기존 기록(3만 8,387득점)을 경신하는 득점이었다. 압둘 자바가 1984년 윌트 챔벌레인의 기록을 뛰어넘은 이후 39년 만에 이뤄진 기록 경신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더욱 컸다. 향후 르브론이 올리는 득점은 계속해서 신기록으로 쌓이게 된다.

이제 팬들의 관심사는 ‘과연 르브론이 역대 1인자가 될 수 있을까?’에 모아지는 분위기다. 르브론은 2003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1순위로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에 지명된 이후 마이애미 히트, 클리블랜드를 거쳐 LA레이커스에서 뛰는 동안 한결같은 활약을 펼치며 리그를 대표하는 롱런 스타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파이널 우승 4회, 파이널 MVP 4회, 정규시즌 MVP 4회, 퍼스트 팀 13회, 올스타 19회, 올스타전 MVP 3회, 올 디펜시브 퍼스트 팀 5회, 신인상, 득점왕 1회, 어시스트왕 1회 등 무수한 개인 수상에 더해 갈수록 무거워지는 누적기록까지…, 단순한 슈퍼스타를 넘어 하나의 역사가 되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방대한 커리어로 인해 ‘살아있는 NBA 백과사전이다’고 까지 불릴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르브론이 역대 탑의 위치에 올라서기는 쉽지않아 보인다. NBA 역사상 부동의 1위로 인정받는 전설중의 전설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이 버티고있기 때문이다. 조던이 최고중의 최고로 평가받는 배경에는 눈에 보이지않는 부분에서의 영향력도 크다. 찾아보자면 조던보다 우승을 더 많이 경험했거나 더 나은 누적기록을 가지고있는 선수도 얼마든지 존재한다.

 

하지만 조던에게는 다른 이들이 따르기 힘든 특별한 것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승리자 이미지다. 도전하며 성장하던 시기를 지나 어느정도 완성된 모습을 갖췄던 이후에는 좌절, 패배 등의 단어가 떠오르지 않는다. 뭔가 중요한 순간에는 늘 이겨왔던지라 승리자의 이미지가 강하다. 빼어난 기량, 대단한 업적에 더해 마치 영화속 주인공같은 ‘스토리텔링(Storytelling)’이 잘되어 있다.

반대로 르브론은 엄청난 기록에 비해 스토리텔링이 다소 떨어진다. 특히 파이널 무대에 약했다는 점은 두고두고 발목을 잡는 부분이다. 8년 연속 포함 통산 10회나 파이널 무대를 밟았다는 사실은 그 자체만으로도 위엄이 느껴진다. 하지만 진출한 횟수에 비해 우승을 차지한 것은 정작 4회에 불과하다.

조던처럼 100%까지는 아니더라도 반절에도 못미치는 40%는 많이 미흡하다. 10번중에서 6번이나 자신과 맞붙은 상대를 주인공으로 만들어준 것이다. 혹자는 ‘커리어 내내 파이널에 한번도 진출하지 못한 선수도 많은 현실에서 파이널 승률로 르브론을 평가절하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며 파이널 승률이 마이너스가 되는 것은 부당하다는 주장을 내놓기도 한다.

충분히 일리있는 말이다. 약팀같은 경우 플레이오프만 올라가도 홈팬들은 축제 분위기다. 하물며 르브론은 마지막 무대를 10번이나 경험했다. 우승 여부를 떠나 파이널을 진출한 자체가 커리어가 되는게 맞다. 아쉽게도 파이널 승률이 단점으로 지적되는 것은 대상이 르브론이기 때문이다.

역대 최고를 노리는 르브론이기에 다른 선수 같으면 적용되지 않을 엄격함이 커리어에 비교 평가되고 있다. 메시에게 역대 최고로 인정받으려면 월드컵 우승이 필요하다고 강요됐던 것처럼…, 거기에 더해 자신이 이끌고있는 팀에 한계가 찾아올 때마다 새롭게 둥지를 옮겨 입맛에 맞는 선수들 위주로 새판을 짜는 방식으로 돌파구를 찾아다닌 부분은 많은이들이 실망감을 표시하고있는 가장 큰 이유로 평가되고 있다.

이전에도 우승을 위해 빅네임 플레이어들이 뭉치는 경우는 간혹 있었지만 대부분은 전성기가 지난 노장들이 마지막으로 선택하는 방식이었다. 속내와 배경을 알기에 전 소속팀 팬들마저 박수를 보내며 응원하는 경우도 적지않았다. 반면 르브론은 달랐다. 한창 전성기 시절부터 대놓고 스타급 선수들을 불러모아 슈퍼팀을 만들어댔다. 화제성에 흥분하는 팬들도 있었지만 등을 돌리는 경우도 적지않았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팬들이 가장 좋아하는 영웅 스토리에는 ‘성장’이라는 단어가 빼놓지않고 들어간다. 조던 또한 선수 생활 초반에는 LA레이커스의 매직 존슨, 보스턴 셀틱스의 래리 버드 등을 올려다봐야하는 입장이었고 배드보이즈로 불리던 디트로이트 피스톤즈를 넘어서는데 꽤나 어려움을 겪었다. 그렇게 성장하면서 정상에 서기까지 함께한 팬들이 조던이라면 유달리 흥분하면서 응원하게 된 것은 어찌보면 너무도 당연하다.

물론 틀에 박힌 기존 패턴에서 벗어난 르브론만의 굵직한 서사도 스토리라면 스토리다. 거기에 따른 감동과 재미는 사람에 따라 각각 다르게 느껴질 것이 분명하다. 현재 상황에서 르브론이 조던과 비교해서 가장 크게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은 누적기록이다. 여전히 리그 상위권 성적을 찍어낼 수 있는 기량을 감안했을 때 앞으로 얼마나 더 뛰고 어떤 기록이 추가될지 쉽게 예상하기 힘들다. 조던과의 비교가 여전히 현재 진행중인 이유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

#사진_AP/연합뉴스

기사제공 점프볼

김종수 oetet@naver.com

Copyright ⓒ 점프볼.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