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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인의 난 KCC, 다음 시즌 위한 반면교사

농구

by 멍뭉큐라덕션 2023. 2. 13.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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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인의 난 KCC, 다음 시즌 위한 반면교사

기사입력 2023.02.13. 오전 08:01 최종수정 2023.02.13. 오전 08:01

전주 KCC가 거듭된 악재로 신음하고 있다. 먼저 팀내 주축 선수인 이승현과 허웅이 각각 팔꿈치 부상후 재활, 발목 외측인대 부상 8주진단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혹사 논란까지 불거졌을 정도로 많은 출장시간을 가져가며 팀을 이끌었던 주축이기에 더욱 빈자리가 크다. 거기에 더해 최근에는 외국인 이슈까지 또다시 터져나왔다.

KCC는 최근 태업논란에 휩싸였던 외국인 포워드 론데 홀리스 제퍼슨(28‧198cm)을 퇴출했음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전창진 감독은 “2경기 연속으로 태업을 했고 이는 받아들일 수 없는 부분이다”는 말로 이유를 설명했다. 대체 외국인선수 없이 당분간 라건아만으로 경기를 해야되는 상황임을 감안했을 때 선수와 팀간에 상당한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예상된다.

제퍼슨은 평소 출장시간에 대한 불만이 많았는데 그러한 과정에서 트레이드설까지 언론을 통해 기사화되면서 그렇지않아도 깊었던 감정의 골이 터진 것으로 알려져있다. 여기에 대해서는 팬들간에도 의견이 분분하다. ‘당초 어떤 플레이 스타일의 선수인지 알고 데려왔을텐데 거기에 대한 제대로된 활용법이 너무 부족했다’는 지적부터 ‘달리 프로가 아니다. 어떠한 이유에서건 태업은 용납될 수 없다’는 의견까지 갑론을박이 오가고 있다.

올시즌 KCC가 고전하고있는 배경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 외국인선수에 대한 부분도 큰 영향을 끼쳤다. 당초 영입 예정이었던 선수와의 계약에 실패한 것을 비롯 차선책으로 시즌중 이탈 전력이 있던 타일러 데이비스에게 손을 내밀었다가 또다시 뒤통수를 얻어맞고 말았다. 시즌 개막을 얼마 앞두지않은 시점이었던지라 더더욱 충격이 컸다.

팬들 사이에서 ‘도대체 한 선수에게 몇 번을 당하는 것이냐’는 불만의 목소리가 쏟아질 때 쯤 제퍼슨이 영입됐다. KCC에게 필요한 외국인선수는 아쉬운 높이에서 중심을 잡아줄 듬직한 빅맨 유형이었지만 눈으로 보이는 체형 등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제퍼슨은 전형적인 스윙맨 스타일이라는 점에서 고개를 갸웃거리게 했다.

다만 역대 외국인선수들을 통틀어도 손에 꼽힐만큼 화려한 NBA 경력에, 젊은 나이를 감안했을 때 전화위복이 될지도 모른다는 기대감 또한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아쉽게도 제퍼슨은 장점 못지않게 단점 또한 뚜렷했고 이는 KCC 입장에서 골머리가 아플 수밖에 없었다. 유연하고 부드러운 돌파는 리그 탑수준이었으나 골밑수비에서의 약점이 너무 컸다.

당초부터 빅맨급 수비를 바란 것은 아니지만 빈약한 하드웨어로 인해 버티는 수비가 전혀 되지 못했다. 같은 외국인선수는 둘째치고 힘좋은 국내 선수들에게도 몸싸움에서 밀리기 일쑤였다. 그렇다고 부족한 수비력을 폭발적인 공격력으로 커버해준 것도 아니다. 스윙맨치고 3점슛이 너무 약했던지라 상대팀에서는 돌파만 막으면됐고 그로인해 국내선수와의 원활한 팀플레이도 이뤄지지 않았다.

물론 KGC 오마리 스펠맨 같은 리그 정상급 선수와의 쇼다운에서도 밀리지 않을 만큼 동포지션에서는 수준높은 플레이를 선보이기도 했지만 문제는 현재 KCC 선수 구성과는 시너지가 일어나기 힘들다는 부분이었다. 제퍼슨류의 외국인선수가 힘을 쓰기 위해서는 부족한 골밑 파워를 장신 토종선수들이 나눠가져갈 필요가 있다. 아니면 발빠르고 에너지레벨 높은 선수들이 앞선에서부터 강하게 압박수비를 펼쳐야 한다.

KCC는 두가지 모두 되지않았고 그로인해 제퍼슨이 나올 때마다 엇박자가 났다. 당연히 출장시간이 적을 수밖에 없었는데 NBA출신으로서 자존심이 강한 제퍼슨 입장에서는 기분이 상했다는 후문이다. 그렇다고 전감독이 외국인선수들의 기분까지 세심하게 보살피고 다독거리는 스타일도 아니다. ‘터질 것이 터지고 말았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팬들 사이에서는 아쉬움의 목소리도 많다. 제퍼슨같은 경우 활약도는 높지않았지만 기량 자체는 확실한 선수다. 약점을 팀플레이로 가려주면서 본인이 잘하는 것 위주로 멍석을 깔아준다면 과거 헤인즈 못지않은 위력을 발휘하지 말란 법도 없다. 때문에 송교창이 돌아올 다음 시즌을 기대하는 팬들도 적지않았다.

앞선 수비가 어느 정도 정돈된 상태에서 송교창-제퍼슨-이승현의 3각편대가 활용된다면 확 달라진 제퍼슨의 모습도 예상해볼만 했다. ‘급하게 데려왔다고는 하지만 이제까지 제퍼슨을 위한 맞춤 전술 하나 없다는 것은 감독 책임도 있는 것 아니냐’는 비난의 목소리가 끊이질 않은 것도 그렇나 배경에서이다. 전감독이 제퍼슨을 활용하기 위해 뒤에서 어떤 노력을 했는지는 알길이 없는지라 팬들로서는 당장 눈으로 보이는 것으로만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물론 이런저런 이유를 떠나 어떤 식으로든지 제퍼슨의 태업은 정당화되지 않는다. 팀이 아닌 개인 입장에서 출장시간에 대한 불만은 있을 수 있겠으나 그는 프로다. 자존심이 상했다면 태업으로 반응할게 아닌 ‘내가 어떤 선수인지 보여주겠다’며 더 이를 악물고 존재감을 표출하는게 맞다. 아직 한창 젊은 입장에서 많은 팀을 옮겨다녀야 될지도 모르는데, 이런 부분에 대해 좋지않은 평가가 쌓인다면 추후 본인에게도 손해로 작용될 것이 분명하다.

어쨌거나 올시즌 KCC는 외국인선수 농사에서 완전히 실패하고 말았다. 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해보면 다음 시즌 송교창이 돌아와 우승에 도전할 시기에 이런 일이 터지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여겨야한다. 사람 일이라는 것은 한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지라 그때 또 무슨 일이 생길지 알 수 없으나 예방주사를 제대로 맞은 것은 사실이다. 팀에게 큰 아픔을 안겨준 데이비스, 제퍼슨건을 ‘반면교사(反面敎師)’할 필요가 있는 이유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_이청하 기자

기사제공 점프볼

김종수 oete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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