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탐대실’ 이승현 복귀, 변수 아닌 악수?
기사입력 2023.02.16. 오전 07:31 최종수정 2023.02.16. 오전 07:31
올시즌 전주 KCC 이지스는 수난의 연속이다. 비시즌 FA시장에서 이승현(30‧197cm)과 허웅(29‧185.2cm)을 한꺼번에 영입하며 큰손의 힘을 과시했으나 이후 외국인선수 문제와 선수단내 크고작은 부상이 이어지며 골머리를 썩고 있다. 현재 6위에 올라있지만 이런저런 악재를 감안했을 때 수성이 쉽지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KCC를 가장 괴롭힌 것은 역시 외국인선수 문제다. 당초 점찍어둔 선수와의 재계약에 실패한 KCC는 그 대안책으로 함께 호흡을 맞춘바있던 타일러 데이비스(25‧208cm)를 찾았다. 비록 이전에 구단과의 신뢰를 깨트리기는 했으나 정통센터가 필요한 상황에서 기량적으로 그만한 적임자가 없다고 판단했다. 만약 데이비스가 이전 기량으로 돌아와서 충실하게 뛰어줬으면 KCC의 전력은 확달라졌을지도 모른다.
결과적으로 KCC는 또다시 데이비스에게 뒤통수를 맞았다. 시즌 개막을 코앞에 두고있던 상황인지라 마음이 급해졌고 부랴부랴 론데 홀리스 제퍼슨(28‧198cm)을 데려왔다. 역대 외국인선수들을 통틀어도 손에 꼽힐만큼 화려한 NBA 경력에 젊은 나이를 감안했을 때 데이비스보다 더 거물급으로 평가해도 이상하지않을 선수였다.
문제는 제퍼슨은 포워드라는 사실이었다. 국내에서 활약한 상당수 외국인 포워드처럼 골밑에서 어느 정도 버티어 줄 수 있는 타입이 아닌 깡마른 체구를 전형적인 윙자원이었다. 같은 외국인선수는 커녕 힘좋은 국내 선수들에게도 쭉쭉 밀리기 일쑤였다. 거기에 포워드이면서도 3점슛에서 약점을 보이고 있던지라 사용법이 너무 어려웠다.
결국 또 다시 라건아(33‧200.5cm)가 중심이 되어 뛸 수 밖에 없었다. 아예 포스트 수비가 안되는 수준인지라 라건아의 부담을 덜어주지 못했다. 간혹 외국인 포워드가 주축으로 활약중인 팀을 만나면 클래스를 보여주기도 했으나 대부분은 팀 승패에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하는 정도에서 짧은 출장시간만을 가져갔다.
NBA 출신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있던 제퍼슨 입장에서는 백업이나 다름없는 자신의 역할에 불만이 쌓이기 시작했다. 결국 태업논란을 일으키더니 퇴출수순을 밟고 말았다. 아직 대체 외국인선수도 구하지않은 상황이었으나 서로간 갈등의 골이 깊어져 더 이상 함께하기 어려웠다는 후문이다.
문제는 외국인선수만이 아니다. 현재 KCC는 이승현과 허웅이 각각 팔꿈치 부상후 재활, 발목 외측인대 부상 8주진단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상태다. 토종 원투펀치에 외국인선수 공백을 감안했을 때 향후 6강경쟁이 매우 어려워졌다고 볼 수 있다. 그런 가운데 이승현이 17일 안양 KGC전을 앞두고 조기복귀할 것이다는 얘기가 나오고있다. 아직 몸상태는 좋지못하지만 플레이오프 진출을 향한 중요한 시기에 힘을 보태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이는 분명 현재 전력이 바닥을 치고있는 KCC입장에서 변수가 될 수 있다. 트레이드를 통해 합류한 이종현(29‧203cm)이 백업빅맨 자원으로서 나쁘지않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가운데 라건아, 이승현이 투혼을 보여준다면 어지간한 팀을 상대로는 충분히 골밑싸움에서 해볼만하다. 포스트가 안정된다면 외곽자원들의 경기력도 살아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CC팬들의 반응은 썩 좋지못하다. 각종 커뮤니티 등에서는 기대보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압도적으로 많다. 프로 원년부터 KCC를 응원하고 있다는 한 팬은 “6강 경쟁을 위해 중요한 시기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팀내 핵심자원이 무리를 하면서까지 이른 복귀를 해야할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 이승현은 향후 수년간 기둥 역할을 해줘야할 선수다. 그렇지않아도 올해 부상으로 고생하고있는데 무리를 하다가 더 큰 부상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팬 역시 “KCC의 승패여부에 따라 매경기 희비가 엇갈리는 냄비팬이지만 그간의 줄부상을 지켜보면서 당장의 1승보다 선수의 건강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절실하게 깨달았다. 우리 팬들은 기다릴 준비가 되어있다. 올시즌 감독님께서 부상투혼을 거듭하는 이승현에게 미안하고 고맙다는 말씀을 자주하셨는데 매경기 불안하게 지켜보느니 선수가 출전의사를 보여도 강력하게 제지하고 지켜주시는게 먼저가 아닐까 싶다”는 말로 길게보고 가기를 촉구했다.
사실 이승현, 허웅이 건강하게 뛴다고해도 KCC는 우승전력과는 거리가 있다. 얇은 선수층, 포지션별 밸런스 불균형 등 보강해야 될 부분이 많다. 때문에 대다수 팬과 관계자들은 기존 에이스 송교창(26‧201.3cm)이 돌아오는 다음 시즌이 우승에 도전할 시기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러기위해서는 이승현, 허웅, 정창영 등 혹사논란에 시달렸던 기존 주축선수들의 건강한 몸상태는 필수다. 기껏 송교창이 돌아와 맹활약을 펼쳐도 다른 곳에서 구멍이 생겨버린다면 의미가 없어진다. KCC로서는 긴호흡으로 시즌을 치러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 앞서 언급한데로 팬들은 얼마든지 기다려줄 준비가 되어있다. 1승을 위한 무리한 행보가 ‘소탐대실’이 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_문복주 기자, 박상혁 기자
기사제공 점프볼
김종수 oete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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