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팀의 조건, 탄탄한 선수층은 필수
기사입력 2023.02.18. 오전 01:13 최종수정 2023.02.18. 오전 09:18
올시즌 KBL 정규리그에서 상위권을 달리고있는 안양 KGC, 창원 LG, 울산 현대모비스 등을 보면 공통점이 있다. 수준급 베스트5에 이어 적재적소에서 좋은 활약을 펼쳐주는 벤치 멤버들까지…, 탄탄한 선수층이 돋보인다. 빠른 발로 압박 수비를 펼칠 수 있는 활동량 넘치는 가드, 주전에게 휴식시간을 벌어줄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 골밑에서의 몸싸움 등을 어느 정도 버틸 수 있는 백업 빅맨 등 준비해놓은 카드가 많으면 감독은 그만큼 상황별로 다양한 전술을 펼치기가 용의해진다.
더욱이 KBL의 경기수도 결코 적은 편이 아닌지라 장기레이스를 치르다보면 부상자가 속출하고 선수들 체력 문제도 드러나기 십상이다. 이때 벤치 멤버들이 100%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만 빈자리를 채워줘도 큰 도움이 된다. 경기중에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체력적으로 준비가 잘 되어 있는 선수라해도 풀타임을 뛰면서 일관된 경기력을 유지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당장 다음 경기까지 생각할 것도 없이 해당 경기에서도 집중력이 떨어지고 움직임에 제약이 생길 수밖에 없다. 부상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여러 가지 상황이 포함되어 있겠지만 집중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무리를 하다보면 빈도가 더 높아지는 것도 사실이다. 이때 벤치 멤버가 잠깐씩 숨돌릴 틈만 벌어줘도 해당 선수는 페이스를 재정비 할 수 있고 다시금 경기력을 끌어올리는게 가능해진다. 부상 발생 위험도 떨어뜨릴 수 있다.
가장 모범적인 케이스 중 하나가 골든스테이트 워리워스다. 워리어스하면 판타지 스타 스테판 커리를 필두로 클레이 탐슨, 드레이먼드 그린 등 프랜차이즈 3인방만 떠오르기 십상이다. 하지만 그들이 왕조를 만드는데 있어서 교체 멤버들의 활약은 빼놓을 수 없었던 부분이다. 3점슛을 많이 쏘는 팀컬러를 가지고있는 이면에는 공수에서 많은 활동량을 가져가면서 경기내내 비슷한 경기력으로 상대팀을 압박하는 전략의 힘이 컸다.
이같은 전략을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체력적으로 상대보다 우위에 있어야하는데 그러려면 원활한 로테이션은 필수다. 스티브 커감독은 비시즌부터 꾸준한 준비를 통해 안드레 이궈달라, 앤드류 위긴스, 게리 페이튼 2세, 네만야 비엘리차, 오토 포터 주니어, 케번 루니 등 많은 벤치자원들을 적재적소에서 잘 활용했다. 때문에 워리어스는 접전상황에서도 집중력을 잃지않고 많은 경기를 승리로 가져가는게 가능했다는 평가다.
여기에 대해 ES스포츠나눔 사회적협동조합 독립농구단/유소년 엘리트 조성훈(49‧185cm) 총감독은 “우리나이대 혹은 그 이상 선배들 사이에서 흔히 나오는 얘기중 하나는 그때 농구가 더 힘들었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어느 정도는 맞지만 다른 부분도 있다고 생각한다. 과거에는 지금처럼 전술적으로 체계적이지도 못했고 경기장 안에서의 몸싸움 그런 부분에서 매우 거칠었다. 적어도 환경적인 부분이나 터프함에서 지금보다 어려움이 많았다”고 말했다.
더불어 “하지만 코트 위에서의 플레이만 본다면 지금이 더 힘든 부분도 적지않다. 이른바 더티플레이는 줄어들었을지 몰라도 더 영리하고 집요하게 상대의 신경을 건드리는 부분도 있고 무엇보다 공간을 넓게쓰는 최근 농구의 트랜드를 증명하듯 전 선수가 정말 많이 뛰어야 한다. 제대로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 코트에 서기 조차 어려워졌다. 농구대잔치 초창기만해도 외국인선수 몸싸움용으로 덩치큰 백업센터가 중용되기도 했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 팀스피드를 따라가지 못하면 기회를 얻기어렵다”는 말로 달라진 트랜드에 대한 설명도 빼놓지않았다.
조감독의 말처럼 최근 농구는 많은 면에서 과거와 차이가 크다. 일단 포지션에 관계없이 뛰어야되는 거리와 양이 부쩍 늘어났다. 변변한 백업 멤버없이 베스트5의 힘만으로 우승을 거둔 최인선 감독 당시의 SK같은 팀은 다시 나오기 힘들어졌다. 플레이오프라면 몰라도 정규리그를 버티어내기는 쉽지않기 때문이다.
2차 3연패 당시의 시카고 불스가 현대 농구에서 고전할 것이다는 얘기가 나오는 배경에도 슛없는 데니스 로드맨, 룩 롱리의 4, 5번 약점에 대한 부분이 크다. 로드맨이야 본래 리바운드와 수비력으로 승부하는 선수이니 어느 정도 감안한다해도 롱리같이 느리고 슛까지 갖추지못한 선수는 대놓고 미스매치로 공략당하기 십상이다. 그 공백을 메우고자 론 하퍼, 마이클 조던, 스카티 피펜의 부담이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명지대 김태진(48‧174cm) 감독 또한 “최근 상위 레벨 슈터들은 예전처럼 찰거머리처럼 붙어다니는 자물쇠 수비만으로는 막기가 힘들어졌다. 볼없는 움직임에 더해 2대2 게임도 어느정도 가능하고 다양한 스크린을 이용해 슛을 던지는지라 따라다니다가 진이 빠질 수 있다. 때문에 최근 수비를 잘한다는 선수들은 끈질김에 더해 전술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경우가 많다. 공격수나 수비수 모두 여러모로 요구되는 부분이 많아졌다. 이중 삼중 스크린에 외곽슛, 트랜지션 등을 통한 공간싸움이 치열해서 선수들간 체력안배가 적절하게 되지않으면 순식간에 분위기를 넘겨줄 수 있다. 로테이션 멤버들이 더욱 중요해진 이유다”며 선수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_이청하 기자, 박상혁 기자
기사제공 점프볼
김종수 oete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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