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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플래시 vs 창원 퀵 실버, 스피드 대결 빅뱅

농구

by 김종수(바람날개) 2023. 4. 13.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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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플래시 vs 창원 퀵 실버, 스피드 대결 빅뱅

기사입력 2023.04.13. 오후 01:01 최종수정 2023.04.13. 오후 01:01

DC 코믹스와 마블 코믹스는 미국 만화시장을 대표하는 양대 산맥이다. 앞서거니 뒤서거니하며 끊임없는 경쟁을 벌여왔고 그런 가운데 무수한 히어로와 빌런 등 다양한 캐릭터가 만들어져 오랜세월 팬들과 함께 스토리를 호흡하고 있다. DC 세계관에서 스피드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캐릭터는 '플래시(Flash)'가 있다.

스피드형 히어로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데 빠름에 어울리는 번개 무늬 디자인의 붉은 옷을 착용하며 플래시 외에 '진홍색 스피드스터(Scarlet Speedster)‘ 또는 '세상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the Fastest Man Alive)'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1940년 1대가 만들어진 이래 현재까지 꾸준하게 개성 강한 인물들이 계보를 이어가고 있다.

스피드를 무기로 하는 캐릭터답게 플래시의 빠름은 상상을 초월한다. 제대로 스피드를 끌어올려 가속모드에 들어가면 혼자만 다른 세상에 있는 듯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상대를 농락한다. 이번 KBL 4강 플레이오프에서 스피드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선수는 단연 서울 SK나이츠 간판스타 '플래쉬 썬' 김선형(35‧187cm)이다.

신인시절부터 스피드를 살린 폭발적인 림어택으로 명성을 떨쳤던 그는 많은 시간이 흘러 노장이된 현재도 비슷한 플레이를 유지하는 괴력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시즌 챔피언결정전 MVP를 수상했을 때까지만 해도 더 이상의 큰 상은 쉽지않을 것으로 보여졌지만 올시즌 더욱 강해진 모습으로 팀을 이끌며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는 극찬까지 듣고 있다.

안영준의 군입대, 최준용의 잦은 부상 이탈에도 불구하고 SK가 막판까지 2위 싸움을 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정규시즌 54경기에서 평균 16.28득점, 6.76어시스트(전체 1위), 2.67리바운드, 1.37스틸(6위)로 펄펄 날았던 김선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전체 9위, 국내선수 3위의 득점을 올리면서도 어시스트 1위에 오른 점은 그저 놀랍기만 하다.

그 결과 정규리그 MVP(통산 2번째), 시즌 베스트5에 선정되었으며 생애 첫 어시스트 1위의 영예까지 품에 안았다. 전성기에서 조금씩 내려오는 듯한 노장이 다시금 만개하며 도약에 성공하는 경우는 찾아보기 매우 힘들다. 큰 경기에 강한 선수답게 KCC와의 6강 플레이오프에서도 펄펄 날았다.

KCC는 부상자들을 조기복귀시키면서까지 총력전을 펼쳤지만 김선형을 앞세운 SK를 상대로 아무 것도 하지못했다. 3경기를 내리내주며 무기력하게 무너졌다. 김선형은 1차전(11득점, 10어시스트, 2스틸), 2차전(22득점, 7리바운드, 11어시스트, 2스틸), 3차전(10득점, 8리바운드, 10어시스트)에 걸쳐 전방위 활약을 펼쳤는데 3경기동안 평균 두자릿수 어시스트를 기록할 만큼 패싱 플레이에도 눈을 떴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여전히 위협적인 돌파에 더해 주변을 돌아보고 흐름을 조절하는 여유까지 생겼음을 알 수 있다.

워낙 빠른 선수가 많은 리그인데다 적지않은 나이까지 감안했을 때 현재의 김선형이 리그에서 제일 빠른 선수라고 장담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공을 잡고 달릴 때 가장 위협적인 선수 가운데 한명임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단순히 포스트를 향해 빠르게 달리는 것에 그치지않고 넓은 시야를 활용해 동료들의 찬스를 봐주는데다 골결정력이나 득점 방식은 더욱 완성도가 높아졌다는 평가다.

4강 플레이오프에서 SK와 맞붙게되는 LG입장에서는 기사단 공격의 시발점인 김선형을 봉쇄할 필요가 있다. 김선형이 마음껏 날뛰게 놓아준다면 창칼로 무장한 기사들의 전투력은 끝도없이 올라갈 공산이 크다. 갑옷으로 완전무장까지 갖추게 될 경우 뒤늦게 송골매가 발톱과 부리로 맹공을 가해도 큰 충격을 주지 못할 수도 있다.

SK 앞선에 돌격대장 김선형이 있다면 LG에는 ‘JD4’ 이재도(32‧179cm)가 존재한다. 공격형 듀얼가드로서 팀을 이끌어야 되는 위치에 있는지라 맞대결은 피할 수 없다. 김선형이 DC의 플래시라면 이재도는 마블의 ‘퀵실버(Quicksilver)’와 비교할만하다. 탄탄한 신체를 바탕으로 마하의 속도로 내달리는데 같은 초인들 조차도 그의 움직임을 따라가기 힘들 정도다.

이재도의 스피드는 대학시절부터 정평이 나있었다. 육상농구를 내세웠던 한양대에서도 정점에 서있던 인물로 돌파와 속공전개는 물론 특유의 적극성을 내세워 리바운드 가담과 스틸능력으로도 이름이 높았다. 이같은 장점은 프로 무대에 와서 더욱 빛을 발했다. 부지런히 스크린을 타고다니며 순간 가속을 통한 돌파로 상대 수비를 뒤흔들었다.

여기에 더해 뺴어난 외곽슛과 2대2 플레이를 통해 공격형 듀얼가드로서의 장점을 십분살렸다. 워낙 체력이 좋아 공수에서 쉴새없이 코트를 뛰어다니면서도 좀처럼 지친 기색을 보이지않는다. 체력을 바탕으로한 엄청난 활동량은 4강전에서도 이재도의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전망이다.

기량에 물이 오른 김선형을 완전히 막아낸다는 것은 쉽지않겠지만 끈질기게 밀착수비를 하며 괴롭혀줄 것으로 예상된다. 김선형이 워낙 잘했을 뿐 이재도 또한 정규리그 54경기에서 평균 13.41득점, 4.22어시스트, 3.69리바운드, 1.02스틸의 호성적을 거뒀다. LG가 워낙 선수층이 좋아 로테이션 농구로 인해 기록이 나눠진 점도 있다.

서울 기사단장 플래쉬 김선형과 창원 송골매 군단의 돌격대장 퀵 실버 이재도가 펼칠 ‘스피드 전쟁’에서 살아남는 자는 누가 될 것인지, 챔피언 결정전으로 가는 마지막 관문에서 만난 두 광속 가드의 충돌에 팬들의 눈과 귀가 집중되고 있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

#사진_농구카툰 농알못(이은호 그림/케이비리포트 제작), 박상혁 기자

기사제공 점프볼

김종수 oete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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