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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버는 요키치의 팀? 머레이도 있다

농구/NBA

by 멍뭉큐라덕션 2023. 5. 20.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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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버는 요키치의 팀? 머레이도 있다

기사입력 2023.05.20. 오전 08:01 최종수정 2023.05.20. 오전 08:01

덴버 너게츠의 상승세가 무섭다. 덴버는 19일(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 볼 아레나에서 있었던 2022-23시즌 NBA 서부 컨퍼런스 파이널 2차전에서 LA 레이커스를 108-103으로 꺾고 2연승을 달렸다. 홈에서 먼저 2경기를 잡은채 적지로 가는지라 원정경기에 대한 발걸음도 가볍게 됐다.

덴버 팬들 입장에서는 2차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컸다. 1차전에서 초반부터 맹공을 퍼부은 끝에 전반까지 크게 이기고 있었지만 후반들어 추격을 허용하며 어렵사리 진땀승을 거뒀기때문이다. 하지만 우려와 달리 덴버는 2차전에서 더욱 단단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1차전에서 막판 위기관리능력이 빛났다면 2차전에서는 뒷심이 돋보였다.

팽팽하게 경기가 진행되는 가운데 레이커스가 근소한 우위를 잡아갔다. 하지만 4쿼터 중반경부터 덴버가 더욱 집중하기 시작했고 화력대결에서 레이커스를 눌러버렸다. 간판스타 ‘조커’ 니콜라 요키치(28‧211cm)는 23득점 17리바운드 12어시스트 3스틸로 트리플 더블을 기록하며 여전한 존재감을 과시했다. 이번 플레이오프에서만 7번째 트리플 더블이다.

레이커스같은 경우 ‘킹’ 르브론 제임스(38‧206cm)가 22득점 9리바운드 10어시스트 4스틸로 공격을 이끈 가운데 루이 하치무라(21득점), 오스틴 리브스(22득점 3리바운드 5어시스트) 등이 분전했으나 믿었던 앤서니 데이비스의 부진이 뼈아팠다. 데이비스는 15개의 아투중 11개를 놓치는 등 18득점 14리바운드 4어시스트 4블록슛에 그쳤다.

덴버가 막판 화력전에서 우위를 점한데는 ‘푸른 화살’ 자말 머레이(26‧193cm)의 역할이 컸다. 머레이는 37득점 10리바운드 5어시스트 4스틸로 팀내 주 득점원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특히 역전 3점슛 포함 4쿼터에서만 3점슛 4개를 터트렸던 것이 결정적이었다. 승부처에서 연이어 폭발한 머레이의 외곽슛에 레이커스는 당황했고 추격할 동력을 잃고말았다.

이날 경기에서도 알 수 있듯이 컨디션이 좋은 날의 머레이는 리그 어떤팀 에이스 부럽지 않다. 풀 업 점퍼와 캐치 앤 슛에 모두 능하고 좋은 운동능력과 유연성에 타이밍을 포착하는 능력까지 좋아 '저게 들어갈까?'싶은 상황에서도 묘기성 플레이로 득점의 마무리를 짓는다. 머레이의 득점감각이 달아오르기 시작하면 상대 수비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재앙이다.

서너명의 수비가 포스트 인근에서 버티고 있어도 개의치않고 벗겨내듯 제쳐버리고 돌파를 성공시키는가하면 속공 3점슛에 미드레인지까지…, 던지는 족족 림을 가른다. 그야말로 미친듯한 페이스로 득점을 몰아치며 상대 수비진을 셧아웃 시켜버린다. 기본적으로 빠른 템포의 공격에서 대단한 파괴력을 발휘하지만 일대일로 속도를 조절하면서 매치업 상대를 공략하는 플레이도 뛰어나다.

마레이가 포스트업을 치고들어오면 수비수 입장에서는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부드럽게 중심을 빼앗고 들어가 골밑슛을 시도하는 것은 물론 조금 떨어졌다싶으면 장기인 턴 어라운드 점프슛을 작렬시키기 때문이다. 머레이의 플레이는 ‘요치키와 함께’ 혹은 ‘따로’로 구분된다. 덴버 공격의 축은 누가 뭐래도 요키치다. 때문에 요키치가 작동하는 컨트롤 타워 안에서 상당수 공격이 전개되는데 이때 핵심 역할을 하는 선수가 바로 마레이다.

요키치는 다른 정상급 센터들과 비교해 기동성, 운동능력 등에서 떨어진다. 때문에 요키치의 패싱센스를 살리기위해서는 나머지 선수들이 열심히 달려줘야 한다. 머레이 역시 마찬가지다. 요키치가 볼을 쥐고있으면 머레이는 빈공간을 찾아 정말 부지런히 뛰어다닌다. 그런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상당수 찬스를 마무리 짓는 것은 머레이의 몫이다.

둘은 호흡이 잘맞는 콤비다. 때문에 서로의 눈빛만봐도 다양한 플레이가 펼쳐진다. 비단 요키치가 주고 마레이가 해결하는것 뿐 아니라 반대의 상황으로 상대를 공략하기도하고, 센터 요키치를 위해 가드 마레이가 스크린을 걸어주는 모습도 심심치않게 볼수있다. 둘 사이에서 파생되는 옵션은 무척 다양하다.

빅맨이 리딩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포인트가드가 주득점원을 한다는 점에서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서의 스테판 커리와 드레이먼드 그린이 떠오르기도 한다. 다만 골든스테이트는 제 1옵션이 1번 커리인 반면 덴버는 5번 요키치가 기둥역할을 하고 있다. 레이커스는 언더사이즈 빅맨 그린의 작은 사이즈를 데이비스가 적극 공략했으나 요키치를 상대로는 그러한 플레이를 펼치기 쉽지않다. 닮은 듯 다른 골든스테이트와 덴버의 차이점이다.

머레이의 단점은 기복이다. 터질 때는 무섭게 터지다가도 식어버리면 왜 저러나싶을 정도로 화살 끝이 삽시간에 무디어져 버린다. 한경기내에서도 고점과 저점이 오락가락할 정도다. 다행히 이번 플레이오프 들어서는 정도가 덜한 편이며 승부처에서 날카로움을 잃지않은채 킬러 궁사로서의 존재감을 이어가고 있다. 머레이의 화살에 푸른 빛이 더해갈수록 덴버의 시리즈 승리 가능성은 한층 높아질 것이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_AP/연합뉴스

기사제공 점프볼

김종수 oete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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