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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항범 “제가 생각하는 NBA PO 4강의 매력은요?”

농구/NBA

by 멍뭉큐라덕션 2023. 5. 24.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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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항범 “제가 생각하는 NBA PO 4강의 매력은요?”

기사입력 2023.05.21. 오전 08:43 최종수정 2023.05.21. 오전 08:43

“현재 펼쳐지고있는 NBA 플레이오프 컨퍼런스 파이널은 정말 퍼즐이 잘 짜여진 것 같아요. 서부는 서부대로, 동부는 동부대로 컨셉이 아주 확실하고 각자의 색깔도 뚜렷한지라 보는 재미가 정말 좋네요. 역대로 이런 대진이 있었나 싶을 정도에요. 아, 물론 3년전 대진과 똑같은…, 리매치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저도 알고있습니다. 하지만 당시와 비교해 4개팀의 전력이 또 달라져서 그때를 기억하는 팬들 사이에서는 더더욱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지 않는가 싶어요"

KBL 역대 최단신 지명자 출신으로 유명한 이항범(42‧168cm) JBJ 바스켓볼 클럽 대표는 이번 컨퍼런스 파이널에 대해 ‘역대급으로 흥미롭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각각의 다른 팀컬러를 가지고있는 팀들이 흥미로운 스토리까지 더해진채 서로 격돌하고있기 때문이다.

“먼저 눈에 띄는 팀들은 정통의 명문인 LA레이커스와 보스턴 셀틱스에요. 그 이전은 너무 옛날이고 상당수 클래식 팬들은 양팀하면 매직 존슨과 래리 버드 시대를 떠올리지않을까 싶어요. 매직 존슨은 어지간한 언더사이즈 빅맨의 체격에도 불구하고 포인트가드를 봤었죠. 리딩, 패스, 공격까지 못하는게 없었고 플레이 스타일 자체에서 화려함이 넘쳐흘렀어요. 그러한 리더의 색깔 때문인지 레이커스는 ‘쇼타임’이라고 불릴만큼 보는 재미가 큰 팀이었고요. 반면 버드는 3~4번을 오가는 노련하고 승부욕 넘치는 포워드였는데 그를 위시한 멤버들은 화려함보다는 실속에 맞춰진 선수들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셀틱스라는 팀 자체도 클래식한 느낌이 강했다고 평가되고 있고요. 어째, 지금의 양팀과 비슷하지 않나요?”

현재의 레이커스와 셀틱스는 당시와 완전히 같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상당부분에서 닮아있다. 르브론 제임스(38‧206cm)는 당시 매직처럼 포지션 파괴자로 불린다. 주 포지션이 스몰포워드라는 점은 다르지만 어차피 이것저것 다하며 경기의 모든 영역에 관여한다. 매직옆에 카림 압둘자바라는 강력한 빅맨이 함께 한 것처럼 르브론의 파트너로 앤서니 데이비스(30‧208cm)가 합을 맞추고있는 부분도 쇼타임 시절을 연상케한다.

보스턴같은 경우 당시의 버드처럼 압도적인 에이스나 리더는 없다. 하지만 제이슨 테이텀(25‧203cm)과 제일런 브라운(27‧198cm)의 원투펀치는 리그 최고의 공수겸장 스윙맨 듀오로 불린다. 이들을 중심으로 화려함보다는 짜임새가 좋은 실속있는 농구를 추구하고 있다. 겉으로 보여지는 이미지에서부터 전통적인 보스턴의 색깔이 물씬 풍긴다.

“레이커스는 특별한 시기 몇몇 빼고는 꾸준하게 주연급으로 활약했어요. 마치 메이저리그로 따지면 뉴욕 양키즈같다고나 할까요. 반면 보스턴은 잘 나갈 때는 아주 잘 나갔지만 어떨때는 암흑기가 꽤 길어지기도 하던데, 최근 젊은 스윙맨 듀오를 중심으로 다시 명가의 자존심을 회복해 나가고 있는 상황이죠. 어쨌거나 두팀 모두 리그에서 가장 높은 명성을 자랑하고있고 그로인해 플레이오프 등에서도 화제를 이끌어가는 경우가 대다수인데…, 놀랍게도 현재까지는 조연으로 밀릴 위기에 처한 듯 싶습니다”

이항범 대표의 말처럼 레이커스와 셀틱스는 휘청이고있는게 사실이다. 화제성도 좋지만 성적이 중요한 플레이오프에서 각각 덴버 너기츠와 마이애미 히트에 0승 2패로 끌려가고 있다. 7전 4선승제의 대결에서 먼저 2패를 허용한 부분은 치명적이기 그지없다. 상대팀의 기세를 감안했을 때 뒤집기는 쉽지않을 전망이다.

“저는 언제부터인가 팀보다는 선수 위주로 좋아하는 편인지라 개인적으로 응원하는 팀은 없습니다. 제각각 가지고있는 매력이 다른지라 그때그때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다만 앞서 언급한데로 4개팀의 색깔이 워낙 달라서 보는 재미는 높은 것 같아요. 일단 저는 카이리 어빙같이 드리블과 화려한 개인기가 돋보이는 선수를 가장 선호하는데 이번 4강 진출 팀에는 그런 유형의 에이스는 없죠. 그래도 레이커스의 르브론, 데이비스가 화려한 축에 속하지않나싶어요. 르브론은 노쇠화, 데이비스는 잔부상에 시달리고 있지만 여전히 클래스는 살아있더라고요”

그렇다면 화려함과는 가장 거리가 멀 수도 있는 니콜라 요키치(28‧211cm)는 싫어하냐고 물어봤다.

“막 팬이 아니다뿐이지 절대 싫어하지않아요. 외려 많이 존중하는 편이죠. 세상에 그렇게 농구하는 선수가 어디있어요. 사이즈는 좋은 편이지만 괴물들이 득실거리는 NBA무대에서 운동능력, 기동성 등의 약점을 딛고 자신의 강점을 살려 정상권에서 활약하고있잖아요. 이것 되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아이들을 가르치다보면 각각의 타고난 재능이 다르다는 것을 느낄 때가 많아요. 이 친구는 이것을 잘하지만 저것은 부족하고, 저 친구는 저것은 부족하지만 이것은 잘하는…, 하지만 자칫 정해진 틀이나 공식 안에서 선수를 평가해버리면 억울하게 열등해져버리는 경우도 나올 수 있죠. ”

아무래도 지도자 쪽에 있다보니 농구를 보면서도 가르치는 쪽과 연관해서 생각하는 것이 일상이 된 듯 했다.

“요키치같이 운동능력이 빼어나지않은 케이스는 처음에는 장점보다는 단점이 먼저 눈에 들어올 수도 있어요. 하지만 오랜시간 이런저런 부분을 견디면서 버티어온 친구들은 뭐가 됐든지간에 자신만의 무기가 있습니다. 힘이 될 수도 있고 아님 체력이 유달리 좋을 수도 있고요. 센스같은 경우는 오랜시간 지켜봐야할 문제라서 더더욱 세심한 관심이 필요한 영역이죠. 어쨌거나 요키치는 전 세계 운동능력 부족한 친구들에게 영감과 희망을 주는 존재가 아닐까 싶습니다.(웃음)”

지미 버틀러(33‧201cm)에 대해서는 언급하기 무섭게 엄지손가락부터 치켜올렸다.

“정말 멋진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특유의 개인 스토리와 늘 노력하고 성실한 모습 때문에 잘됐으면 좋겠다라는 정도였는데 이번 플레이오프를 보고있노라니 정말 한창때 마이클 조던을 보는 것 같아요. 물론 따지고들자면 그 정도는 아니지만 큰 경기에 강하고 클러치 상황에서 든든한 모습이 적어도 소환 정도는 가능하지않나싶어요. 특유의 미드레인지 점퍼는 정말 조던 느낌이 들 때도 많아요. 만약 마이애미를 올시즌 우승까지 이끈다면 보급형 소리는 듣지않을까요(웃음)”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_본인제공, AP/연합뉴스

기사제공 점프볼

김종수 oete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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