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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허웅 효과! KCC ‘3차 전성기’올까?

농구

by 김종수(바람날개) 2023. 5. 25.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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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허웅 효과! KCC ‘3차 전성기’올까?

기사입력 2023.05.25. 오전 08:31 최종수정 2023.05.25. 오전 08:31

프로농구 최고의 명가로 불리는 전주 KCC는 2번에 걸친 전성기가 있었다. 첫 번째는 프로 초창기 ‘신선우와 기술자의 시대’다. 농구대잔치 시절 삼성과 함께 리그를 양분했던 현대(현 KCC)는 기아자동차의 창단과 함께 2~3인자 라인으로 밀려났다. 프로농구 원년 기아 엔터프라이즈가 우승을 차지하면서 이같은 구도는 계속 이어지는 듯 싶었다.

하지만 이상민, 조성원, 추승균 등 지속적으로 테크니션을 모으며 힘을 비축한 현대는 얼마지나지않아 설욕에 성공한다. 번번히 자신들의 앞을 가로막았던 기아를 챔피언결정전에서 연달아 격파하며 프로 초창기 최고의 팀으로 우뚝선다. 여기에는 이른바 ‘이조추’트리오로 불리던 기술자들의 힘이 컸다.

특급 퓨어포인트가드이면서도 상위클래스 슈팅가드 못지않은 득점능력을 갖추고있던 이상민, 단신이지만 엄청난 탄력과 스피드로 이를 커버하며 리그 최고의 3점슈터로 도약한 조성원, 수비, 허슬 등 궂은 일에 집중하면서도 수준급 공격력에 리딩능력까지 갖추고있던 살림꾼 추승균까지…, 3인의 기술자는 개개인도 뛰어났지만 서로가 함께 할 때 최고의 하모니를 연주해냈고 지휘자 신선우 감독은 이들을 잘 활용하며 ‘신산’이라는 별호까지 얻었다.

두 번째는 ‘복코 허재와 들개군단의 시대’다. 허재 감독은 신감독처럼 디테일하게 경기에 간섭하는 스타일은 아니었다. 특유의 선굵은 농구를 통해 선수들의 자신감을 끌어올리고 최대한 프리하게 팀을 이끌어갔다. ‘공격은 자신감있게 자율적으로, 수비는 미친듯이!’ 당시 허감독이 추구했던 색깔이다.

당시 허감독은 믿을 수 없을 만큼 대단한 드래프트 운을 자랑했다. 횟수가 많은 것은 아니었지만 가장 중요한 순간 엄청난 대어를 낚는 행운을 누렸다. 역대 최장신 센터 하승진과 특급 혼혈가드 전태풍을 얻게되는 과정이 그랬다. 이들 특급 선수에 더해 강병현, 신명호, 임재현 등 사용법에 따라 호불호가 갈린 선수들의 장점을 누구보다도 잘 뽑아냈다는 평가다.

‘농구 천재’라는 별명이 말해주듯 선수로서의 허재는 모든 방면에 두루능한 남다른 재능의 소유자였다. 이런 성향의 인물은 특급 이하의 선수들을 이해하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편견도 있지만 허감독은 달랐다. DB에서의 노장 시절 그저그런 빅맨이었던 박종덕을 키우려고 애쓰고 KCC에서는 사실상 수비원툴인 신명호를 중용하는 등 선수들의 장점을 꿰뚫어보는데 능했다.

이후 KCC는 더 이상 우승을 추가하지 못한채 전성기 문턱에서 번번히 좌절하는 모습이다. 허감독 시절까지만해도 큰 경기에 강한 이미지가 짙었지만 이후 챔피언결정전에 올라가서도 제대로 힘을 쓰지못하는 등 화려했던 시절의 영광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농구에 대한 열정만큼은 진심인 KCC는 매시즌 전력보강에 대한 노력을 아끼지않았고 최근 2번의 비시즌간 엄청난 투자를 집중시키며 3번째 전성기를 노리고있는 모습이다.

그러한 스토리의 중심에서 적지않은 영향력을 발휘하고있는 선수가 있으니 다름아닌 ‘전주 아이돌’ 허웅(30‧185cm)이다. 허웅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두목 호랑이’ 이승현(31‧197cm)과 함께 의기투합해 KCC유니폼을 입었다. 서로 같이 뛰고싶다는 마음이 강했던지라 연봉 등에서도 어느 정도 양보가 병행된 것으로 알려져있다. 4번자리는 본래 공석이었고 2번 또한 이정현의 이적으로 비어있던터인지라 안성맞춤인 영입이었다.

허웅은 좋은 리더의 성향을 가지고 있다. 흔히 리더하면 카리스마로 선수단을 휘어잡는 마초형을 떠올리는 이들이 많다. 허웅은 다르다. 구태여 그렇게 하지않아도 충분히 좋은 리더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여러 가지 사례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기본적으로 빼어난 기량을 가지고있으며 경기 중에 드러나는 승부욕, 코트 안팎에서의 열정과 노력 등에서 후배들이 보고 배울 게 많은 좋은 롤모델이다.

거기에 더해 자신만 잘하려는 것이 아닌 후배들을 살뜰하게 챙기는 등 팀과 함께 강해지고자하는 마인드의 소유자다. 팀의 미래중 한명인 '몽골독수리' 이근휘(25‧188cm)의 기량을 끌어올리기위해 경기장 안팎에서 끊임없이 조언하고 다독여주는 모습 등이 자주 비치고 있는 것이 이를 입증한다. 길게보면 잠재적인 경쟁자도 될 수도 있겠지만 KCC맨 허웅의 포커스는 철저히 팀에 맞춰져있는 모습이다.

허웅의 부드러운 리더십은 시즌 중에도 계속됐다. 특히 외국인 포워드 론데 홀리스 제퍼슨(28‧198cm)이 자신의 커리어만 믿고 팀과 융화되지 못할 때 꾸준히 그를 챙기며 적응을 도왔고 전창진 감독과 마찰이 생겼을 때도 중간에 나서 미팅을 주선해 분위기를 전환시킨 일은 잘 알려져있는 일화다. 특정 상황에서 어떻게 하는 것이 팀에 도움이 되는지 신중하게 생각하고 실천하는 조용한 리더 성향임을 알 수 있다.

최근에는 FA 최준용(29‧200.2cm)을 데려오는데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지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최준용의 상황을 잘 알고 있었던 허웅은 최형길 단장과의 면담을 통해 영입을 건의했고 이에 구단은 신속한 행보를 통해 대어를 품에 안을 수 있었다. 시기와 타이밍이 잘 맞았고 최준용 또한 허웅과 좋은 친분 관계를 가지고 있었던지라 뒤늦은 참전에도 일사천리로 영입이 가능했다는 후문이다.

허웅의 역대급 인기에 대해서는 더 이상 말이 필요없을 정도다. 거기에 더해 팀 분위기와 전력강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있다는 점에서 구단측으로서는 복덩이가 굴러들어온 기분을 느낄 수도 있다. 신인드래프트 당시 KCC와 인연이 닿지않았던 아쉬움을 뒤로 한 채 FA를 통해 인연의 끈을 다시 잇고 3번째 전성기의 중심에 서려는 모습이다. 어쩌면 KCC 3번째 전성기의 부제는 ‘허웅과 친구들’이 될지도 모르겠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

#사진_유용우 기자, 박상혁 기자

기사제공 점프볼

김종수 oete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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