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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 전력 상승의 또다른 키, 식스맨의 성장

농구

by 김종수(바람날개) 2023. 6. 3. 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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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 전력 상승의 또다른 키, 식스맨의 성장

기사입력 2023.05.31. 오전 11:01 최종수정 2023.05.31. 오전 11:01

전주 KCC는 SK, KT, LG 등과 함께 다음 시즌 우승후보 가운데 하나다. 메인 볼핸들러 부재, 포지션별 밸런스, 선수층, 외국인선수 전력 등에서는 다소 아쉬움을 노출하고 있지만 주전 라인업 만큼은 어느 팀과도 해볼만하다는 평가다. 여기에는 공격적인 선수 영입이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FA시장에서 'KBL 아이돌' 허웅(30‧185cm)과 '두목 호랑이' 이승현(31‧197cm)을 동시에 영입하면서 주변을 놀라게하더니 얼마전에는 이호현(30‧182cm)에 이어 '준 드래곤' 최준용(29‧200.2cm)까지 데려오는 파격 행보를 보여줬다. 군복무중인 프랜차이즈 스타 '전주 황태자' 송교창(27‧201.3cm)이 시즌중 돌아온다는 것까지 감안했을때 토종 주전라인업을 모두 국가대표급으로 구성하는 것도 가능해보인다.

벌써부터 허웅, 송교창, 이승현, 최준용을 묶어 '빅4'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리그에 워낙 슈퍼팀이 많아 우승을 장담하기는 쉽지않겠지만 적어도 후보군에 뛰어들 만큼의 힘은 갖춰가는 모습이다. 손발을 맞춰나가는게 변수겠으나 주전라인업 위주로 총력전을 펼치는 플레이오프에서는 무서운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 라인업으로 평가되고 있다.

앞서도 언급했다시피 KCC는 여전히 아쉬운 부분이 많다. 어느 정도 행운도 따라줘야겠지만 아직 신인드래프트와 아시아쿼터라는 기회도 남아있다. 전력상승의 현실적 방법중 하나로는 벤치전력의 성장이다. 아무리 주전라인업이 쟁쟁하다해도 일부 선수들에게만 의존해서는 긴 정규시즌을 치를 수는 없다. 체력적인 문제도 있거니와 부상위험도 더 커질 수 있다.

때문에 긴시간동안 안정적인 성적을 유지해나가는 팀들은 하나같이 탄탄한 백업 멤버를 갖추고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정규시즌에서는 주전의 뒤를 받치며 짐을 덜어주고 플레이오프 등 큰 경기에서는 장기를 살려 조커 역할을 하거나 흐름을 반전시키는 씬 스틸러가 되기도 한다. 출장시간은 적을지 몰라도 주전에 근접한 기량을 갖추고 있거나 특기가 확실한 선수가 팀내에 있으면 감독 입장에서는 운영적인 측면에서 더욱 용이할 수밖에 없다.

때문에 외국인선수 선발, 아시아쿼터를 제외한 토종 주전라인업에 대해서 어느 정도 큰틀이 확정된 KCC로서는 백업진의 운영과 강화에 대해 더 많은 신경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벤치의 에이스는 단연 전천후 블루워커 정창영(35‧193cm)이다. 수비, 득점, 패싱게임에 두루능한 그는 최근 수년간 주전과 백업을 오가며 활약했다.

적지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코트에 들어서면 마치 신인처럼 엄청난 활동량을 가져가는 것은 물론 허슬플레이도 서슴치않으며 팀의 에너지레벨을 높혀주고 있다. 대인수비에 더해 도움수비에도 능하며 손끝이 뜨거운날은 마치 팀내 제 1옵션이 된듯한 퍼포먼스로 경기를 이끌기도한다. 초창기 시절 약점으로 꼽혔던 패싱플레이도 이제는 장점중 하나가 되었을 정도로 능숙하고 노련해졌다는 평가다.

KCC입장에서는 1~3번을 오가며 다양한 역할을 소화해줄 수 있는 정창영이 벤치에서 출격할수있다는 점도 큰 힘이다. 전략의 다양성을 기할 수 있거니와 허웅, 이승현, 최준용은 부상 등으로 적지않은 고생을 한상태인지라 어느 정도 관리가 필요하다. 정창영이 받쳐준다면 좀 더 유동적으로 로테이션을 돌리며 경기력을 유지하는게 가능해진다.

'몽골 독수리' 이근휘(25 188cm)는 차세대 주축 전력으로 기대받고 있는 선수다. 빼어난 운동능력에 더해 슈팅력이 워낙 좋은지라 전창진 감독이 대놓고 키우고 있다. 팬들의 기대치도 높다. 강바일에 이어 두번째 몽골출신 귀화선수인 그는 다재다능함과는 거리가 있지만 슈터로서의 자질만큼은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경기내내 찬스를 찾아 부지런히 움직이는 오프 더 볼 무브에 능한 것을 비롯 캐치 앤 슛뿐만 아니라 직접 드리블을 치다가 올라가는 풀업점퍼 및 무빙 3점슛 등에도 일가견이 있다. 신장은 포워드치고 큰편은 아니지만 다부진 몸과 출중한 운동신경을 가지고있어 상당부분 커버된다.

외려 이런 신체능력적인 장점을 앞세워 수비력에서의 발전 및 적극적인 리바운드 참여로 자신이 가져갈 수 있는 역할 범위를 조금씩 넓혀가고 있다. 주전급은 아니라고해도 팀내에 3점슛 스페셜리스트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차이가 크다. 소속팀에서는 전술활용범위가 넓어지는 효과가 있고 상대팀에서는 경계할 부분이 늘어난다는 점에서 부담스럽고 까다롭다.

각팀마다 호불호를 떠나 꼭 필요한 유형의 선수가 있다. 다름아닌 수비 전문 선수다. 상대팀에 높은 공격공헌도를 가져가거나 유달리 그 경기에서 컨디션이 좋은 선수가 있으면 기세를 꺾어줄 필요가 있다. 하지만 그 역할을 본인팀 주전 선수에게 맡기기에는 부담스러울 때도 있다. 공격에서의 비중이 큰 상황에서 체력적인 소모 등을 염두에 두지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에 수비 전문선수가 투입된다. 체력적인 부분 등은 전혀 신경쓰지 않은채 매순간 해당 선수의 움직임을 묶어두거나 괴롭히는데 초점을 두고 플레이한다. 전체적인 기량은 다소 딸리더라도 하나만보고 나와서 플레이하는지라 표적이 된 상대팀 핵심선수는 상당한 피로도를 느낄 수 있다.

실제로 이런 방법은 오래 전부터 활용되어온 기본적인 전술중 하나로 여전히 각팀에서 즐겨 쓰고 있다. 상당수 감독들은 까다로운 상대 선수가 있으면 특정 시간대나 타이밍에서 스토퍼를 투입하고 빼고를 반복하며 경기 분위기나 흐름을 조절하기도 한다. 최근의 KCC에서는 이런 부분에서 아쉬움이 많았다.

벤치에 수비가 능한 선수가 많지않아 운용의 폭을 넓게 가져가기가 쉽지않았다. 특히 앞선 가드진은 공격력은 커녕 수비조차 능한 선수가 적어 주전 라인업을 효과적으로 받쳐주지 못했다. 그나마 이진욱(29‧178.2cm) 등이 중용되었으나 잘한다기보다는 그냥 말 그대로 열심히만 할 뿐이었다.

당장 다음 시즌부터 우승을 노리는 KCC로서는 중요한 순간 수비로 분위기를 가져오거나 상대 에이스를 전담마크할 수 있는 스토퍼 육성이 필요하다. 우승을 놓고 경쟁할 SK, KT, LG 등에는 각각 김선형, 허훈, 이재도 등 핵심 야전사령관이자 강력한 돌격대장이 존재하는데 이들을 어느 정도 제어하거나 괴롭혀주지 못한다면 어려운 경기를 치를 수 밖에 없다.

현재 KCC에서 그러한 스토퍼 역할로 가장 기대를 모으고 있는 선수는 단연 ‘터보가드 2세’ 김동현(21‧190cm)이다. 고양 데이원 김승기 감독의 차남으로도 유명한 그는 팀내 가드진 중에서는 큰 축에 속하며 한창 어린 나이, 담대한 성격 등 발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본적으로 힘이 좋고 발도 빠른 축에 속하는지라 KCC 앞선의 약점인 활동량 문제에 있어서도 대안이 될 수 있는 자원이다.

벤치 에이스 정창영이 든든하게 중심을 잡아주는 가운데 슈터 이근휘와 스토퍼 김동현의 확실한 스탭업이 이뤄질 수 있다면 KCC 벤치도 더 이상 약하다는 혹평만은 듣지 않을 것이다. 이래저래 KCC의 다음시즌이 기대되고 있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

#사진_유용우 기자

기사제공 점프볼

김종수 oete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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