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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되는 다음 시즌 KCC, 달리는 장신군단

농구

by 김종수(바람날개) 2023. 6. 3. 0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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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되는 다음 시즌 KCC, 달리는 장신군단

기사입력 2023.06.02. 오전 08:01 최종수정 2023.06.02. 오전 08:01

전주 KCC는 다음 시즌이 유독 기대되는 팀중 하나다. 최근 2번의 FA시장에서 대어급 선수를 3명이나 영입한데 이어 기존 간판스타가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오기 때문이다. KCC는 지난 시즌을 앞두고 허웅(30‧185cm)과 이승현(31‧197cm)을 영입한데 이어 올 시즌 종료후 최준용(29‧200.2cm)까지 데려오는 파격 행보를 걷고있다.

군 복무중인 송교창(27‧201.3cm)이 시즌중 돌아온다는 것까지 감안했을 때 주전 라인업의 평균 신장이 이전과는 비교도 안되게 높아졌다. 여전히 가드진의 높이는 아쉽지만 상황에 따라 송교창, 최준용이 앞선에서도 뛸 수 있는 만큼 전략적으로 상당 부분 커버가 가능해졌다. 하승진 시대 이후 오랜만에 높이에서 경쟁력을 가져갈 수 있게 된 것이다.

무엇보다 최준용과 송교창의 합류로 KCC도 포워드 농구를 펼칠 수 있게 된 점은 팬들 입장에서도 반갑기 그지없다. 그간 큰 경기 때마다 오리온(현 데이원), SK 등의 포워드 농구에 고배를 마신바 있는데 다음 시즌부터는 어떤 팀을 만나더라도 포워드진에서 정면승부를 펼칠 수 있게 됐다.

송교창, 이승현, 최준용은 각각의 플레이 스타일이 확연히 다르다. 송교창은 신장대비 최고 수준의 스피드를 자랑한다. 순발력과 점프력이 좋고 슈팅능력도 시즌을 거듭하면서 장족의 발전을 이뤘다. 장신포워드가 많은 대표팀에서는 앞선 수비에서도 능숙한 모습을 보이며 높아진 활용도를 자랑했다.

이승현은 국내 최고의 파워포워드중 한명이다. 신장은 크지않지만 탄탄한 몸에서 뿜어져나오는 파워를 바탕으로 외국인선수와도 어느 정도 몸싸움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수비수로의 가치가 높다. 대인수비, 도움수비에 모두 능하며 허슬플레이도 서슴치않는다. 외곽까지도 수비 커버를 들어갈 정도로 적극적인 수비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 포스트업 옵션 등이 아쉽기는 하지만 건강한 이승현은 미들슛과 받아먹는 공격만으로도 상대팀 수비에 큰 부담을 주는 존재다.

송교창, 이승현이 더욱 기대되는 것은 최준용이 파트너로 함께 한다는 점이다. 최준용은 다재다능하다. 돌파, 슈팅, 패싱능력에 수비까지 못하는게 없다. 그냥 따라하는 수준이 아닌 모두 평균 이상이다. 주포지션은 스몰포워드지만 상황에 따라서 4번 혹은 1번까지도 가능하다. 현 리그 최고의 올 어라운드 플레이어이자 역대로 따져도 손에 꼽힐 정도다. 신장까지 감안했을때는 더욱 독보적이라고 할 수 있다.

가장 기대되는 것은 속공상황이다. 입대전 송교창이 가장 위력을 떨친 부분은 2m가 넘는 신장으로 속공때 누구보다도 빨리 뛰었다는 사실이다. 빅맨급 신장을 지닌 선수가 속공에 참여하게되면 수비 입장에서는 곤혹스럽기 그지없다. 다가올 시즌에는 최준용이 추가된다. 거기에 기량 자체는 예전같지 않다고해도 라건아(34‧200.5cm) 또한 속공시 달리는 플레이만큼은 여전하다.

3인에 더해 이승현까지 속공에 참여할 수 있어 돌아가면서 피니셔, 트레일러 역할이 가능하며 외곽에는 허웅이 대기하고 있다. 서로간 손발만 잘맞는다면 어느팀 부럽지않은 폭풍 속공이 기대된다. 속공시 메인 패서는 물론 중간에서 링커 역할도 능숙한 최준용의 진가가 제대로 드러날 수 있는 부분이다.

백업으로 김상규(34‧201cm)까지 대기하고있는 장신라인업 구축은 외국인선수 선발에 있어서도 선택의 폭이 한결 넓어졌다. 그간 KCC는 포워드는 부족하고 단신가드가 로스터의 절반 가까이 차지할 정도로 포지션별 불균형이 심했다. 그로인해 높이에서 문제가 있었던지라 포스트에서 듬직하게 활약해줄 정통빅맨이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여러차례 뒤통수를 맞았음에도 계속해서 타일러 데이비스(26‧208cm)에게 미련을 버리지못했던 이유다. KCC에서 뛰던 시절 데이비스는 좀처럼 골밑 근처를 벗어나지 않은 채 듬직하게 골밑을 지켜주며 클래식 센터로서의 위엄을 뽐냈다. 혼자서 상대 4, 5번을 거뜬히 상대할 정도로 무게감이 남달랐다.

당시 송교창은 팀 사정상 파워포워드로 뛰고 있었는데 데이비스가 포스트를 확실히 지켜주었기에 있기에 내외곽을 오가며 스페이싱 농구를 마음껏 펼칠 수 있었다. 데이비스가 코트에 나서면 KCC는 골밑이 약한 팀이다는 것을 잠깐씩 잊게 만들었다. 철저한 공수 리바운드 단속은 물론이거니와 동료의 슛이 실패하더라도 이를 풋백득점으로 연결하는 경우가 많아 팀적으로 많은 시너지를 나게 했다.

파워는 물론 기동성도 준수했으며 슛 거리가 길지는 않았으나 미들슛 능력까지 겸비해 클래식 센터치고 쓰임새를 다양하게 가져갈 수 있다는 부분도 장점이었다. 그런 데이버스에 이어 뛰는 농구에 강점이 있는 빅맨 라건아가 2옵션으로 나왔던지라 KCC는 약점을 털고 정규리그 우승까지 차지할 수 있었다.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평균높이 2m에 육박하는 4명의 장신포워드가 있는지라 어떤 유형과도 조합이 가능해졌다. 포스트 파워만 확실하다면 다소 활동반경이 좁고 슛거리가 짧아도 별반 문제없다. 골밑 인근에서 활동량좋은 파워포워드 이승현이 함께하는 것을 비롯 송교창, 최준용이 내외곽을 오가며 부족한 부분을 채워 줄 수 있다.

예전같으면 정말 쉽지않았던 기술자형 윙 포워드 스타일도 이제는 문제없다. 지난 시즌 좋지않게 헤어졌던 론데 홀리스 제퍼슨(28‧198cm)같은 경우 포스트 사수보다는 미들슛과 돌파에 강점이 있는 3번 스타일이라는 점에서 서로 맞지않았다. 하지만 어쩔수 없었다. KCC는 데이비스의 희망고문으로 인해 듬직한 빅맨을 데려올 수 있는 시기를 놓쳐버렸고 다른 대안이 없어 부랴부랴 제퍼슨을 데려올 수밖에 없었다.

제퍼슨은 팀이 원하는 빅맨으로서의 역할을 해줄 수가 없어서 그랬지 리그 최고 외국인선수중 한명인 오마리 스펠맨을 상대로도 밀리지않고 쇼다운을 펼칠만큼 기량하나만큼은 상당했다. 때문에 KCC팬들 사이에서는 한때 다음 시즌 송교창이 돌아오게되면 이승현과 함께 ‘3포워드’스타일도 괜찮을 것 같다는 얘기도 있었다.

물론 워낙 안좋게 헤어지고 말았던지라 이제는 그럴 가능성은 없어졌지만 송교창에 더해 최준용까지 합류한 KCC에서 뛰었다면 어땠을까하는 궁금증도 든다. 그만큼 현재의 KCC는 여러 가지면에서 다양한 농구를 펼치는 것이 용이해졌다. 신인드래프트와 아시아쿼터제도를 활용한 전력보강 요소도 아직 남아있다. 다양한 무기를 제대로 장착한 이지스함이 넓은 바다를 가로지르며 어디까지 진격할 수 있을지 주목해보자.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

#사진_박상혁 기자, 문복주 기자

기사제공 점프볼

김종수 oete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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