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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범 “요키치는 영리한 헐크같아요”

농구/NBA

by 멍뭉큐라덕션 2023. 6. 18.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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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범 “요키치는 영리한 헐크같아요”

기사입력 2023.06.12. 오전 08:01 최종수정 2023.06.12. 오전 08:01

“미국에서 G리그 코치를 하던 시절 디트로이트와 덴버의 시합을 관전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 요키치의 뒷모습을 보고 저도 모르게 우와 소리를 내질렀습니다. 등판이…, 정말 다른 선수들과 비교도 안되게 넓었습니다. 마치 한창때 (하)승진이를 보는 느낌이었다고나 할까요. 거기에 골격도 엄청 굵고 크고 완전 장사형 체형이었습니다. 역시나 체격에 걸맞게 힘이 무시무시했고요”

김효범(40‧189cm) 서울 삼성 코치에게 ’요키치를 어떻게 보냐?‘고 물어보기 무섭게 감탄사 가득한 답변이 돌아왔다.

“요키치가 어떤 선수인지는 이제 모르는 사람이 없잖아요. 그야말로 리그를 씹어먹고 있으니까요. 그때는 그 정도의 선수는 아니었지만 괴물같다는 느낌은 받았어요. 그냥 퉁퉁치면 상대들이 쉽게 밀려날만큼 힘이 엄청났으니까요. 그렇다고 밀려난 선수들이 약한 상대도 아니고요. NBA같이 거친 무대에서 힘 약한 선수가 어디 있겠습니까. 다들 타고난 골격에 더해 웨이트로 단련된 선수들이잖아요. 그런 선수들이 요키치의 몸빵 앞에서는 제대로 힘을 쓰지못하더라고요”

김효범 코치는 무엇보다도 요키치의 체격 그리고 거기서 나오는 힘에 깊은 인상을 받은 듯 했다.

“흔히 요키치하면 떨어지는 운동능력을 BQ나 기술 등으로 커버한다고 하잖아요. 틀린 말도 아니지만 꼭 그렇지도 않다고 생각해요. 일단 센터 포지션에서는 나오기 힘든 수준의 말도 안되는 센스와 기술을 갖춘 것은 사실이죠. 하지만 아무리 그런 부분이 좋다고해도 신체능력이 떨어지면 그것을 쓰기도 전에 봉쇄되고 말겠죠”

김효범 코치의 말처럼 정상급 운동선수가 되려면 소프트웨어만 가지고는 안된다. 어떤 식으로든 하드웨어도 기본 이상은 받쳐줘야 한다.

“보통 운동능력하면 얼마나 빠르고 높이 뛰느냐 이런 쪽에 초점이 맞춰지기 마련인데, 그게 다는 아닙니다. 기본적으로 몸싸움이 쉼없이 반복되는 종목의 특성상 농구에서 힘이 세다는 것은 엄청난 장점입니다. 힘좋은 것도 분명 운동능력의 하나라고 생각해요. 아무리 점프력이 좋다고 해도 힘센 사람이 몸으로 비벼가면서 플레이하면 장점을 발휘하기 쉽지않거든요. 기본적인 장점이면서 상대의 장점을 제대로 쓰지못하게 만드는 효과까지 있습니다”

요키치가 운동능력이 좋지 못하다는 말이 자주나와서 그렇지 실제로 경기를 보면 심각한 수준도 아니다. 워낙에 NBA라는 무대가 말도 안되는 수준의 운동능력을 갖춘 선수들이 많아서 그렇지 요키치도 나름 잘 달리고 순발력도 나쁘지않다. 속공 플레이를 보면 준수하게 잘달리는 것을 알 수 있으며 순간적인 움직임도 상당하다.

“요키치가 힘이 좋은 것은 다들 잘 알고 있어요. 그래서 요키치가 치고 들어가려고하면 수비하는 선수들은 안간힘을 쓰며 밀어내려고 하죠. 하지만 몸으로 밀면서 투 드리블 정도만 치면 다들 골밑 인근까지 쭉쭉 밀려나버리니 답이 없어진다고 봅니다. 그렇게 힘이 좋은 선수가 기술도 다양하고 상대의 타이밍을 빼앗는 센스도 좋고 거기에 더해 손끝 감각도 탁월하니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어지죠”

흔히들 요키치 플레이 스타일의 특징에 대해 ’슛, 패스 등 어떤 옵션이 어떻게 펼쳐질지 몰라서 당한다‘고 표현한다. 하지만 그 이전에 힘에서 밀려버리니 ’알고도 당하는 부분‘도 크다. 요키치처럼 영리한 선수를 수비하려면 투박하고 거칠게 상대해야 한다. 하지만 힘에서부터 밀려버리며 기껏 준비했던 수비벽이 단숨에 무너져버리는지라 다음 수가 의미 없어져 버린다. 무너진 벽 사이에서 당황하고 있을 때 예상치도 못한 공격, 패스를 통해 2차 폭격을 개시한다. ’앗!‘으로 시작해서 ’어버버‘하다가 끝나는 것이다.

“앞서도 말했다시피 힘도 운동능력입니다. 거기에 더해 요키치는 윙스팬도 길고 손도 엄청 큽니다. 그런 선수가 슛을 정수리 부근에서 던지고 넓게 코트를 보면서 패스도 높은 곳에서 뿌려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키가 작은 선수들보다 시야도 더 트이고 패스각을 만드는데도 용이해집니다. 상대 입장에서는 어떻게 수비를 해야할까 답이 안나오는 거죠. 은퇴한 여러 NBA 레전드들이 팟캐스트 등을 통해 일단 최대한 거칠게 까야한다. 그래서 수비수의 존재감을 보여줘야 그나마 움직임에 영향을 줄 것이다고 했던 말이 이해가 갑니다. 물론 이해가 간다는 것이지 공감한다는 소리는 절대 아닙니다.(웃음)”

거기에 요키치는 슛도 너무 좋지않냐는 당연한 말을 던지며 칭찬세례를 거들어봤다.

“슛이 좋다? 그냥 슈터죠 슈터. 무빙슛이 아닌 자세잡고 던지는 슛은 덴버의 쟁쟁한 슛쟁이들보다도 더 좋을 것 같은데요. 같은 발 같은 손으로 플로터도 던지고…, 과거 서장훈 선배가 특기로하던 턴어라운드 페이더웨이 슛은 진짜 마음먹고 그것만 50개 연속으로해도 거의 다 들어갈 것 같아요. 상대의 중심을 빼앗는 센스나 스텝놓는 능력도 탁월하지만 몸으로 밀어서 공간을 만들고 엄청 높은 타점에서 안정적인 밸런스로 슛을 던지는지라 수비수 입장에서는 그냥 안들어가기만을 바래야 되지않을까 싶어요. 공간이 확보됐다싶은 상황에서 돌아서면 끝이라는 느낌을 주더라고요”

선수 출신들에게도 요키치의 플레이는 그야말로 신세계인 듯 싶다.

“그리고 그냥 백다운도 있지만 페이스업이 정말 사기적이라고 보여집니다. 돌파가 빠르지는 않지만 한타임 빼앗아서 들어가는 첫스탭이 워낙 좋잖아요. 어지간한 수비 움직임을 눈으로 다 보면서 몸으로 치고들어가니까 스텝뺏기면 그냥 한골주던지 아니면 설사 수비를 엄청 잘했다고해도 플로터 게임을 해버리니까 허무해지는 거죠. 빠르지 않다 뿐이지 거구의 힘 좋은 센터가 테크니션 가드처럼 플레이한다고해도 무방하죠. 대등한 사이즈와 파워를 기본 베이스로 깔고 센스까지 좋은 수비수가 아니면 막기 힘들다고 봅니다. 뱀 아데바요가 아무리 탄력이 좋다해도 저지하기 힘든 이유죠. 비흑인선수가 보여줄 수 있는 플레이의 끝판왕같아요. 만화 캐릭터로 따지면 영리한 헐크라고 표현해야 할까요”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

#사진_본인제공, AP/연합뉴스

기사제공 점프볼

김종수 oete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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