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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관의 명가’ 유타, 파이널 재즈 파티는 언제쯤?

농구/NBA

by 멍뭉큐라덕션 2023. 6. 25.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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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관의 명가’ 유타, 파이널 재즈 파티는 언제쯤?

기사입력 2023.06.19. 오후 12:31 최종수정 2023.06.19. 오후 12:31

‘유타 재즈가 한번도 우승이 없었다고?’ 유타 재즈는 현지는 물론 국내에서도 매니아층이 깊은 팀으로 꼽힌다. 주춤하던 시절도 있었지만 강호로 리그를 호령했던 기간도 꽤 길다. 때문에 느껴지는 이미지상 우승 한두번은 했을법도 하지만 안타깝게도 1974년 창단해 올해로 49주년을 맞고 있는 지금까지 단한번도 파이널 우승을 차지한적이 없다.

특히 1990년대 마이클 조던의 시대에 열광했던 팬들이라면 잊을 수가 없는 팀이기도 하다. 시카고 불스 2번의 3연패 기간중 유일하게 2번(연속)이나 파이널에서 맞붙은 상대이기 때문이다. 당시 유타는 서부 컨퍼런스에서 가장 안정적이고 꾸준한 강팀으로서 위용을 과시했지만 하필이면 역대 최강팀중 하나인 시카고 왕조와 같은 시대를 공유했다는게 뼈아팠다.

정말 잘 싸웠음에도 불구하고 아슬아슬한 차이로 고배를 마시고 두번 연속으로 파이널 우승의 영광을 눈앞에서 놓치고 말았던 아픈 역사를 가지고 있다. 유타 팬들 입장에서 이때를 잊을 수 없는 것은 당시가 팀 역사상 최고의 전성기였기 때문이다. 시대만 잘 타고 났어도 연속 우승 혹은 최소 1번 정도는 대권을 가져갔을 공산이 크다.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던 때가 앞서 언급한 2회 연속으로 서부 컨퍼런스를 제패하고 파이널 무대에 올라간 것이다. 특히 처음 파이널 무대에 진출했던 1996~97시즌에는 정규리그 82경기에서 64승 18패라는 호성적으로 구단 역사상 최고 승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당시 팀을 이끌었던 선수가 NBA 역사상 최고의 콤비로 불리고있는 존 스탁턴(61‧185cm)과 칼 말론(60‧206cm)이다.

둘은 '영혼의 파트너'라고 불릴 정도로 오랜 시간을 함께하며 환상적인 호흡을 자랑했는데 특히 픽앤롤은 알고도 못 막는 수준이었다. 당시 유타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도 스탁턴과 말론의 픽앤롤이었고 상대 팀에서는 당연스레 이를 가장 경계하고 집중수비했다. 분석도 엄청나게 들어갔을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이들이 함께 뛰는 내내 누구도 제대로 막아낸 선수나 팀은 없었다. 그만큼 변화무쌍하고 완성도가 높았다고 할 수 있는데 둘이 펼쳤던 픽앤롤은 농구 전술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이후 그들의 플레이를 모방, 분석하고 재창조한 플레이나 전술은 많았지만 누구도 그들만큼 완벽한 픽앤롤은 펼쳐보이지는 못했다.

아무리 전술적으로 완벽해도 그것을 펼치는 이도 결국은 사람이다. 스탁턴과 말론은 개개인도 대단한 레전드였지만 둘이 함께 했을 때의 시너지 효과가 역대 어떤 콤비와 비교해도 높았다고 인정받고 있다. ’더 포인트가드‘라는 별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스탁턴은 퓨어 포인트가드의 교과서로 불린다.

사이즈, 운동능력 등에서 평균 수준도 안된다고 평가받던 그저 그런 단신 백인 포인트가드였지만 넓은 시야와 빼어난 패싱센스 거기에 정교한 슈팅력을 앞세워 자신보다 훨씬 빠르고 높게 뛰는 흑인 1번들 사이에서 늘 선두권을 유지했다. 사람 좋아보이는 인상과 달리 누구보다도 강한 승부욕을 가지고 있었고 금강불괴라 불릴 정도로 내구성이 좋았다.

정통파 포인트가드의 능력을 대표하는 어시스트 타이틀을 9차례나 연속으로 가져간 것을 비롯 스틸왕도 2번이나 수상했다. 거기에 꾸준함이 더해져 통산 어시스트, 스틸 부분에서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당시 유타의 최고 무기는 ‘스탁턴이 주면 말론이 받아먹는’ 패턴이었다.

동료의 다음 동선까지 예측하면서 받기 쉽게 패스를 잘 넣어주는 스탁턴도 대단했지만 다소 어려운 패스도 척척 받아서 득점으로 연결해내는 말론도 놀라웠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변함없이 득점을 배달한다는 의미에서 ‘메일맨’이라고 불린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기복없고 꾸준한 득점 기계같은 존재였다. 그러한 둘에 더해 제프 호나섹, 브라이언 러셀, 그렉 오스터택 등이 함께하며 유타 최고의 전성기를 달릴 수 있었다.

특히 백인 슈터 호나섹같은 경우에는 국내 팬들에게 다른쪽(?)으로도 유명하다. 평범한 이웃집 아저씨같은 외모로 인해 스탁턴과 더불어 ‘농구 못하게 생긴’ 대표적 인물로 꼽히는데, 현실은 둘다 리그에서 알아주는 기술자들이었다. 평범한 신체조건과 그 이하의 운동능력을 지닌 선수들이 오랜기간 생존을 넘어 활약한데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

그뒤 스탁턴-말론 시대만큼은 아니었지만 중간중간 경쟁력있는 모습을 보이며 화려한 시대의 부활을 꿈꿨다. 안드레이 키릴렌코, 데런 윌리엄스와 카를로스 부저, 메멧 오쿠어 등 실속파 선수들이 함께했는데 특히 윌리엄스같은 경우 안정적인 볼핸들링을 바탕으로 넓은 시야와 패싱능력을 선보이며 스탁턴을 이을 프랜차이츠 포인트가드로서 기대가 컸다. 한때 크리스 폴과 라이벌 구도를 이뤘을 정도인데 큰 덩치와 힘을 바탕으로 자신보다 신장이 좋은 선수들까지도 공수에서 힘들게하기 일쑤였다. 이 시기 3번의 디비전 우승을 경험하기도 했지만 스탁턴처럼 파이널로 팀을 올려놓지는 못했다.

가장 최근의 상황을 살펴보면 2020~21 시즌이 많이 아쉽다. '에펠탑' 루디 고베어(31‧216cm)와 '스파이다' 도노반 미첼(27‧188cm) 듀오에 마이크 콘리, 데릭 페이버스, 조던 클락슨, 로이스 오닐, 조 잉글스, 보얀 보그나노비치 등을 앞세워 23년만의 정규시즌 1위에 등극한다. 동서부 컨퍼런스 통틀어 최고승률(0.722)을 찍었던지라 파이널 우승에 대한 기대치도 높았다.

멤피스를 4-1로 가볍게 제압할 때만 해도 기세등등했으나 2라운드에서 만난 LA 클리퍼스에게 2-4로 역전패당하며 허무하게 탈락하고 만다. 콘리가 햄스트링 통증으로 제대로 뛰지못하기는 했지만 클러퍼스 역시 카와이 레너드 무릎 부상이라는 악재가 있었던만큼 변명이 되지못했다. 정규리그에서 보여줬던 성적을 감안했을때 유타 역사상 가장 아쉬운 시즌중 하나였음은 분명하다.

현재 유타는 리빌딩에 들어간 상태다. 간판스타 고베어와 미첼을 비롯 3&D 포워드 로이스 오닐 등을 내보내고 다수의 유망주와 드래프트 1라운드 픽, 스왑권 등을 확보했다. 올시즌 최종 성적은 37승 45패로 서부 컨퍼런스 12위에 그치고 말았지만 리빌딩에 초점을 맞추고있는 이상 매시즌 성장하는 모습 및 유망주 수혈 등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고 할 수 있겠다.

경기당 2.3블록슛(전체 4위)을 기록한 워커 케슬러(22‧213cm)가 상위권 골밑 수비수로 발돋움했고 3~5번까지 소화가능한 '핀란드 특급' 라우리 마카넨(26‧211cm)이 올 어라운드 플레이어로 위용을 과시하는 등 가능성 풍부한 백인 듀오의 활약이 빛났다. 콜린 섹스턴(24‧185cm) 또한 공격형 포인트가드로서 기대해볼만한 자원이다는 평가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

#사진_AP/연합뉴스

기사제공 점프볼

김종수 oete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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