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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롯 화력의 중심! 최종병기 전성현

농구

by 멍뭉큐라덕션 2022. 11. 11.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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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롯 화력의 중심! 최종병기 전성현

기사입력 2022.11.11. 오전 08:01 최종수정 2022.11.11. 오전 08:01

명궁(名弓)! 명궁수의 줄임말로 활을 잘 쏘는 것으로 이름을 날린 인물을 가리킨다. 활은 화약류 무기가 나오기 전까지 냉병기(冷兵器) 중 가장 멀리서 쏠 수 있는 병기였다. 때문에 그런 활을 잘 다루는 이들은 아군 전력에서 핵심적 역할을 담당했다. 반대로 상대 편에서는 가장 경계해야 하는 까다로운 적일 수밖에 없었다.

농구에서 궁수에 해당되는 포지션은 단연 슈터다. 평균적으로 가장 멀리서 슛을 던지며 외곽인근을 중심으로 플레이한다. 아무리 농구가 높이 싸움이라고 해도 슈터가 터지면 많은 변수가 생긴다. 더불어 안정적인 슈터는 상대 수비의 범위까지 넓혀버리는지라 소속팀의 골밑화력을 더욱 강하게 만들어줄 수 있다.

현재 프로농구 최고의 슈터를 꼽으라면 열에 아홉은 고양 캐롯의 전성현(31‧188.6cm)을 지목할 것이다. 강한 체력과 근성을 바탕으로 경기내내 쉬지않고 상대 골대를 향해 외곽을 조준한다. 경기 막판까지 집중력을 잃지않으며 다양한 방식으로 3점슛을 적중시킨다. 올 시즌 또한 필리핀 돌풍의 주역 현대모비스 론제이 아바리엔토스와 3점슛 공동 1위에 올라있다.

성공 갯수는 같지만 성공률에서는 앞서있으며 자유투 또한 90%를 넘는 성공률을 보이며 슛에 관해서는 할말이 없을 정도의 완성도를 자랑중이다. 평균17.11득점(5위), 3.44어시스트, 2리바운드, 1.89스틸(4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제는 슈터를 넘어 올 어라운드 플레이어로서의 모습까지 갖춰가고 있다.

이렇듯 최고의 궁사로 불리고 있는 전성현이지만 처음부터 명궁으로 인정받지는 않았다. 조금씩 발전했고 어느 순간 제대로 각성하며 터진 케이스다. 기복도 심하거니와 수비가 강하게 들어오면 고전하며 영점이 흔들려버리는 등 처음에는 목궁(木弓)조차 쉬이 다루지 못할 정도로 뻣뻣하게 시위를 당겼다.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발전을 거듭하며 탄력넘치는 각궁(角弓)의 그것처럼 거리에 상관없이 안정된 밸런스를 가지기 시작했다.

다양한 형태로 스크린을 타고 다니며 3점슛을 쏘는 전성현의 모습은 흡사 예리하게 날아가 적들을 고꾸러뜨리던 조선의 비밀병기 ‘편전(片箭)’을 연상케한다. 편전은 반으로 쪼갠 대나무 통, ‘통아(桶兒)’에 넣어서 쏘는 매우 짧은 화살인데 속칭 ‘애기살’이라 하며 길이가 8촌, 사정거리가 1,000보에 이르는 데다가 전쟁터에서 적군의 철갑을 쉽게 뚫어냈다고 한다.

보통의 일반적인 활보다 사거리가 압도적으로 길고 파괴력도 더 세다고 알려져있는데 무엇보다 무서운 것은 화살이 날아드는 모습을 제대로 보기 쉽지않다는 부분이다. 일단 통아에 넣어쏘는 독특한 방식에 화살 또한 짧기 때문이다. ‘적들이 궁수가 들고 있는 통아를 보며 화살이 발사되지 않은 줄 알고 쳐다보다가 화살에 맞았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다.

스크린을 활용한 전성현의 다양한 공격 방식도 그렇다. 여러 가지 형태로 외곽슛을 시도하고 최근에는 간간히 돌파옵션이나 미들슛도 섞어쓴다. 3점슛 외 다른 옵션이 늘어갈수록 상대팀 입장에서는 일반 활만 보다가 애기살을 경험하는 기분을 느끼게 될 것이다. 거기에 더해 패싱능력까지 장착되어가는 중이다. 궁수의 약점을 노리고 무작정 접근전을 시도하다가는 품속의 암기나 허리춤에 찬 검에 당할 수 있다.

현재 궁사로서의 전성현은 어느 정도 경지에 오른 모습이다. 스크린, 수비 등에서 KGC 시절 만큼 지원을 받지못하고 있으나 새로운 팀 캐롯에서도 외곽 에이스 역할을 해내고 있다. 단순히 조건이 맞아야만 정확하게 화살을 날릴 수 있는 수준은 진작에 넘어섰다. 안정감, 폭발력에 더해 노련미까지 갖춰가고 있다. 똑같은 철전이라도 육냥전(六兩箭), 아량(亞兩), 장전(長箭) 등 각각의 거리에 따라 무게가 다른 화살을 사용하며 때로는 예전(禮箭)을 통해 현혹하고 속이기까지 한다.

최고의 슈터를 가르는 덕목중 하나는 클러치 능력이다. 클러치 상황에서 전성현은 매우 강하다. 상대 수비가 집중되고 있어도 무서운 집중력으로 결국 성공시키고 만다. 그럴 경우 상대 입장에서는 마치 무게가 3∼5근에 달하며 적선을 부수는 ‘장군전(將軍箭)’을 얻어맞는 기분까지 느끼게 된다.

이러한 전성현의 계산이 서는 활약이 있기에 차세대 에이스 이정현 역시 많은 것을 배우며 착실하게 성장하고 있다는 평가다. 소속팀 캐롯 역시 신생팀의 어려움을 딛고 공동 2위(6승 3패)의 호성적을 거두고 있다. KGC 전성기의 한축이었던 전성현이 새로이 옮긴 팀에서도 최종병기로서의 위용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_유용우 기자, 박상혁 기자

기사제공 점프볼

김종수 oete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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