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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신과 워리어, 각기 다른 타체급 도전의 의미

격투기/원챔피언십

by 멍뭉큐라덕션 2022. 11. 13.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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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각각 전 챔피언과 현 챔피언 상대로 도전장

▲  김재웅(사진 왼쪽)과 전 밴텀급 챔피언 출신 케빈 벨링곤
ⓒ ONE Championship 제공


 '투신' 김재웅(29·익스트림 컴뱃)과 '워리어' 크리스천 리(24·미국/캐나다·한국명 이승룡)가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오는 19일 싱가포르에서 있을 'ONE on Prime Video 4'대회가 그 무대로 각각 전 밴텀급 챔피언 출신 케빈 벨링곤(35·필리핀)과 현 웰터급 챔피언 키암리안 아바소프(29·키르기스스탄/러시아)와 맞붙는다.

김재웅과 리 입장에서 이번 승부는 단순한 한 경기가 아닌 새로운 도전의 형식을 띄고 있다. 자신에게 익숙한 체급이 아닌 낯선 체급에서 일전을 벌여야 하기 때문이다. 김재웅이 또 다른 전환점, 부활의 성격을 띠고 있다면 리는 더 높은 커리어를 향해 나섰다는 것이 다를 뿐이다. '도전'이라는 단어는 둘 모두에게 똑같이 적용된다.

김재웅은 원챔피언십 무대에서 고점과 저점을 동시에 맛보고 있다.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뛰면서 '프레미웅FC' 전 라이트급 챔피언 하파에우 누니스(35·브라질), ZST 전 웰터급 챔피언 야마다 데쓰야(32·일본), 원챔피언십 전 라이트급·페더급 챔피언 마틴 응우옌(33·호주)을 잇달아 꺾을 때만 해도 기세가 하늘을 찔렀다. 금방이라도 챔피언 벨트를 허리에 감을 것 같았다.

하지만 지난 3월 페더급 1위로 출전한 경기에서 4위 탕카이(26·중국)에게 2분 7초 만에 펀치에 의한 KO패를 당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상승세를 탄 탕카이는 8월 챔피언까지 등극했지만 김재웅은 지난달 '2015 아부다비 프로페셔널 주짓수 월드챔피언십' 금메달리스트 출신 샤밀 가사노프(27·러시아)에게 리어 네이키드 초크를 허용하며 연패에 빠지고 말았다. 사기는 급추락했고 지난해까지의 투신은 온데간데 없었다.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낀 김재웅은 승부수를 걸었다. 공식 랭킹 1위까지 올랐던 페더급을 뒤로하고 아래 체급인 밴텀급으로 내려갔다. 페더급에서도 넉 아웃 파워를 인정받고 있었던 만큼 컨디션 관리만 제대로 이뤄진다면 KO 머신으로 거듭날 공산도 크다. 주최측 역시 이를 잘 알고 있는지라 곧바로 전 챔피언과 빅매치를 성사시켰다.

원챔피언십 20경기(11승9패) 출전에 빛나는 벨링곤은 잠정 챔피언 결정전 포함 밴텀급 타이틀전만 4차례 치른 베테랑이다. 하지만 2019년부터 현재까지 4연패에 빠져있다. 적지 않은 나이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전성기가 지나고 있다는 평가다. '이름값만 높은 대어다'는 의견도 있지만 김재웅 입장에서는 외려 더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김재웅만큼이나 벨링곤 역시 승리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주최 측에서도 "흥미로운 매치업이다. 김재웅은 장점인 복싱에 더해 MMA 파이터로서 다재다능한 능력의 소유자다"라며 "반면 벨링곤은 산전수전 다겪은 베테랑이다. 장점을 살리고 단점을 감추는 것을 비롯 누가 자신의 영역에서 더 오래 승부를 가져가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현 웰터급 챔피언 키암리안 아바소프와 현 라이트급 챔피언 크리스천 리
ⓒ ONE Championship 제공


UFC를 비롯한 최근 종합격투계에서는 이른바 다체급 챔피언이 대세다. 어느 정도 챔피언으로서의 입지가 세워졌다 싶으면 자신의 체급에서 방어전 횟수를 늘리는 것보다 아래든 위든 타체급을 노린다. 임팩트를 비롯 화제성에서 주목을 받는 이유가 크다. 안정성보다는 모험을 선택하는 만큼 금전적으로도 더 나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는 원챔피언십 역시 마찬가지다. 역사는 UFC보다 짧지만 적지 않은 다체급 챔피언이 나왔고 지금도 진행중이다. 얼마전 라이트급 왕좌를 되찾은 리 역시 마찬가지다. 그는 지난 8월 자신에게 타이틀을 빼앗아갔던 '미스터 사탄' 옥래윤(31·부산팀매드)을 2라운드 TKO로 제압하고 11개월 만에 원챔피언십 라이트급 정상에 복귀했다. 옥래윤과의 첫 대결에서 5라운드를 꽉 채운 판정패를 당할 때까지만 해도 앞으로 행보가 쉽지 않아 보였으나 이후 2차전에서 2라운드 1분만에 넉 아웃으로 경기를 끝내버리며 승부사다운 면모를 뽐냈다.

빼앗긴 타이틀을 되찾기 무섭게 상위체급인 웰터급을 노리고 있다. 그 정도 상품성을 가진 이가 다체급 챔피언을 꿈꾼다는 데 주최측에서 가만히 있을 리가 없다. 빠르게 대진을 성사시켰다. 라이트급에 명성에 걸맞게 웰터급 조정경기 같은 것은 없다. 메인이벤트를 통해 곧바로 현 웰터급 챔피언의 2차 방어전 상대로 나선다.

최근의 추세를 반영하듯 리와 일합을 펼칠 아바소프 또한 다체급 타이틀을 노렸던 케이스다. 올해 2월 미들급 챔피언 레이니어르 드리더르(32·네덜란드)에게 도전장을 던졌으나 암 트라이앵글초크를 허용하며 서브미션 패배를 당했다. 이번에는 역으로 자신을 제물 삼아 2체급 챔피언을 노리는 리의 도전을 뿌리쳐야 하는 입장이다.

잘 알려진 데로 리는 여성부 아톰급 챔피언 안젤라 리(26·한국명 이승주)의 남동생이다. 그의 누나는 2019년 3월, 올해 10월 2번에 걸쳐 상위 체급 정복을 시도했으나 모두 스트로급 챔피언 슝징난(34·중국)에게 막힌 바 있다. 반대로 슝징난의 본인 체급 공격은 막아냈다. 갈수록 체급별 세분화가 과학적으로 이뤄지는 상황에서 타체급을 벽을 넘어서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번 경기 결과를 떠나 리는 '3개 체급 타이틀전'이라는 기록을 쓰게 됐다. 그는 2018년 5월 페더급 타이틀전에서 패배를 기록했다. 이후 2019년 5월 라이트급 챔피언에 등극했고 그러한 가운데 벨트를 빼앗기기도 했으나 곧바로 찾아오며 체급 최강자로서의 면모를 유지하고 있다.

리의 도전에 대해 아바소프는 "그가 좋은 선수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는 워낙 유명하다 보니 장단점이 많이 분석되어 있는 것도 사실이다"라며 "웰터급은 그가 뛰어온 페더급, 라이트급과는 차원이 다르다. 경기를 통해 상위 체급의 무서움을 현실로 보여주겠다"고 공언했다. 남매 챔피언으로 유명한 리가 누나보다 먼저 2체급 타이틀 획득에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기사제공 오마이뉴스

김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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