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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도 당하는 르브론, 예측못해 당하는 요키치의 수

농구/NBA

by 멍뭉큐라덕션 2023. 10. 7. 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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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도 당하는 르브론, 예측못해 당하는 요키치의 수

기사입력 2023.09.25. 오후 04:01 최종수정 2023.09.25. 오후 04:01

르브론과 요키치, 非1번 최고의 플레이 메이커는?②

 

‘비 포인트가드 플레이 메이커로서 르브론 제임스(39‧206cm)와 니콜라 요키치(28‧211cm) 중 누구에게 더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을까?’에 대해 현역시절 공격형 포인트가드로 맹활약한바 있는 '백만돌이' 전형수(45‧180cm) 명지고 코치는 ”너무 모범적인 대답일지 모르겠지만 역대로보면 르브론이고 최근 임팩트를 보면 요키치가 아닐까 싶다“며 운을 띄웠다.

그리고는 이내 “뜬금없을지 모르지만 하이킥으로 유명한 두 레전드 파이터 미르코 크로캅과 피터 아츠가 떠오른다. 크로캅의 하이킥은 비교적 정직한 폼에서 나왔지만 워낙 빠르고 날카로웠던지라 상대 선수들이 알면서도 당했다. 반면 아츠는 전혀 예상치 못한 타이밍과 각도에서 찰 때가 많아, 모르고 무너지는 선수가 다반사였다”는 말로 타 종목을 예시로 들었다.

이어 “르브론의 리딩에서는 크로캅이 떠오른다. 뭔가 막 복잡하게 허를 찌른다기보다는 좋은 피지컬에 운동능력까지 최상급인지라 이른바 ‘닥돌(닥치고 돌파)’모드로 쳐들어가도 수비진 입장에서는 감당하기 어렵다. 그런 상황에서 나오는 패싱게임은 알면서도 당하기 일쑤다. 반면 요키치는 많이 움직이지 않으면서도 몇수 앞을 내다보는 수싸움을 통해 수비의 예측 범위를 넘어선다는 점에서 아츠와 비슷한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역대 최단신 KBL 신인드래프트 지명자로 유명한 이항범(42‧168cm) JBJ 바스켓볼 클럽 대표의 생각은 달랐다. “비 포인트가드 플레이 메이커로서 최고를 다투는 둘이지만 좀 더 무기가 많은 쪽은 르브론이라고 생각한다. 창의적인 패스와 다양한 선택지로 상대의 허를 찌르는 요키치가 팀원들을 살려주는 능력 자체는 좀 더 나을지 모른다. 하지만 요키치의 그런 플레이가 나오기 위해서는 거기에 맞는 적절한 구성원도 필요하다. 특히 요키치의 활동량 자체가 높지 않은 점을 감안했을 때 자말 머레이, 애런 고든같인 에너지 레벨 높은 동료들은 필수다”며 요키치 중심일 때 나올 수 밖에 없는 세팅의 어려움을 지적했다.

더불어 “르브론은 다르다. 그 역시 좋은 동료들이 함께 한다면 더 나은 경기력이 발휘되겠지만 그렇지않은 상황에서도 고유의 플레이 스타일을 발휘할 수 있다. 지금은 조금씩 떨어져 가고 있지만 선수 생활의 대부분을 놓고 봤을 때 르브론의 에너지 레벨은 늘 리그 최고 수준이었다, 일반 포인트가드처럼 드리블을 치면서 하프라인을 넘어올 수 있으며 그 과정에서 외곽슛, 돌파, 패스가 모두 된다. 요키치가 최고의 링커라면 르브론은 그냥 덩치 큰 듀얼가드라고해도 무방하다”는 말로 차이를 설명하는 모습이었다.

이항범 대표의 말처럼 둘은 겉으로 보이는 경기력의 색깔만큼이나 플레이 스타일의 장단점도 뚜렷하다. 일단 본인의 사이즈와 신체적 강점을 누구보다도 잘 활용한다는 점은 같다. 르브론은 어지간한 언더사이즈급 빅맨의 체격에 탄탄한 근육질 하드웨어를 가지고 있다. 스몰포워드로서 최상급 신체조건을 자랑한다고 할 수 있는데 놀라운 것은 그 같은 탱크 같은 몸으로 어지간한 가드처럼 잘 뛰고 잘 달린다는 점이다.

르브론이 드리블을 치면서 달려 들어오면 상대팀 입장에서는 두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다. ‘저 덩치에 저런 스피드가 가능한가’ 싶을 정도로 비현실적인 캐릭터였기 때문이다. 한창때 르브론은 돌파만으로도 매경기 고득점을 보장할 수 있는 선수였다. 그런 상황에서 테크닉과 슈팅력에 더해 가드급으로 패스까지 뿌려댔다. 르브론의 패싱게임이 특별하지 않았어도 위력적일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요키치같은 경우 르브론처럼 빠르게 코트를 내달리면서 스스로 휘젓는 플레이는 어렵다. NBA기준으로 운동능력이 뛰어나지 않은 탓도 있겠지만 사실 센터에게 그런 모습을 바라는 것도 무리다. 조엘 엠비드같은 선수가 특별할 뿐이다. 단 앞서도 언급했다시피 요키치 또한 자신의 몸을 잘 활용한다.

그 역시 신체조건이 좋은 선수다. 포지션 대비 키가 특별히 큰 것도 그렇다고 몸놀림이나 발이 빠른 것도 아니지만 탄탄한 체격과 거기에서 뿜어져 나오는 파워는 빅맨 중에서도 손꼽힐 정도다. 힘과 몸싸움만큼은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는다고 봐도 무리가 없다. 거기에 ‘래리 버드의 센터버전이다’는 극찬을 듣고 있을 만큼 역대급 BQ를 자랑하는지라 많이 움직이지 않으면서도 매치업 상대를 압도할 줄 안다.

요키치와 함께하는 포인트가드는 편하다. 볼만 안정적으로 운반해준 이후 패스만 건네준다면 이후에는 요키치가 알아서 공격을 잘 풀어주기 때문이다. 물론 그렇다고 1번이 해야 할 일을 안할 수는 없겠지만 타팀의 야전사령관과 비교해 리딩부담이 현격하게 줄어드는 것은 사실이다. 특히 공격형 듀얼가드일 경우에는 좀 더 자신의 장점을 살리는 플레이가 수월해진다.

자신은 많이 움직이지 않으면서 나머지 4인의 동료를 바쁘게 만들어준다는 점에서 요키치 역시 포인트가드나 별반 다를 것 없다고 보는 팬들도 많다. 볼 운반을 잘 안한다 뿐이지 일단 하프라인을 넘어와 그에게 볼이 쥐어지게 되면 상대는 물론 팀 동료들도 예측하지 못하는 수많은 선택지가 사방에 흩뿌려진다. 흡사 ‘내가 키가 큰 것은 좀더 멀리보고 좀더 높이에서 자유로운 패스를 넣기 위함이다’고 말하듯 예측불허의 운영능력을 통해 경기 흐름 자체를 움켜쥔다.

김성철(47‧195cm) 전 원주 DB 수석코치는 “개인적으로 선수대 선수를 비교해본다면 르브론에게 좀더 점수를 주고싶지만 플레이 메이커로서 팀원들을 살려주는 부분은 요키치가 더 낫지않을까 싶다. 르브론이 리딩, 패싱능력이 빼어난 에이스 유형이라면 요치키는 팀원들을 묶어주는 플레이가 곧 그의 스타일인 듯 하다. 볼을 많이 만지지도 않으면서 경기를 지배하는 능력은 누구도 따라하기 힘든 최고의 장점이다”고 말했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 사진_AP/연합뉴스

기사제공 점프볼

김종수 oete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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