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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박자 KCC, 시너지없는 외인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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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멍뭉큐라덕션 2022. 12. 1.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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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박자 KCC, 시너지없는 외인조합

기사입력 2022.12.01. 오후 02:50 최종수정 2022.12.01. 오후 02:58

프로농구에서 성적을 내는데 있어서 외국인선수 조합은 절대적이다. 아무리 국내선수진이 좋아도 외국인 선수에서 경쟁력이 떨어지면 좋은 성적을 내기 어렵다. 2인출전, 1인출전 혹은 전체적 평균 기대값 등 다수의 변수가 존재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팀의 부족한 점을 채워줄 수 있냐 없느냐다. 이른바 가려운 점을 긁어줄 수 있는 외인이 최고다.

기량은 최고점이 아니라도 좋다. 경쟁팀 외인들에게 크게 떨어지지 않는 정도면 된다. 나홀로 플레이로 인해 팀 플레이를 망가뜨렸던 피트 마이클의 경우처럼 아무리 잘해도 팀과 융화되지못하면 한계가 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깨지기는 했지만 한때 ‘득점왕은 팀을 우승시킬 수 없다’는 말이 공식처럼 떠돌았던 이유다.

이러한 부분은 역대 우승팀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신선우 감독의 KCC와 첫 우승 당시의 오리온스는 잘 뽑은 외국인선수로 인한 효과를 제대로 본 케이스다. 두팀은 각각 이상민과 김승현이라는 최고의 정통파 포인트가드가 있었다. 리딩과 패스로 게임을 지배할 수 있었던 흔치않은 기술자들이었다.

여전히 회자되는 NBA 전설의 콤비 존 스탁턴과 칼 말론의 경우에서도 잘 드러나듯이 뛰어난 포인트가드가 날개를 펴기 위해서는 잘 뛰고 잘 받아먹는 선수가 필수다. 서로가 악어와 악어새같은 관계다. 이상민, 김승현 역시 마찬가지였다. 각각 조니 맥도웰과 마르커스 힉스라는 최고의 외국인선수 파트너가 함께 했다. 플레이 스타일은 서로 달랐지만 패스를 잘받아 득점으로 성공시켰다는 점만큼은 똑같았다. 거기에 온통 맥도웰과 힉스에게 시선이 가면 외곽에 자리잡고 있던 조성원, 김병철의 3점슛이 불을 뿜었다.

첫 우승 당시 SK는 서장훈, 재키 존스의 트윈타워에 조상현이라는 슈터까지 트레이드를 통해 들여와 골밑과 외곽의 조화가 굉장히 좋았다. 하지만 이런 묵직한 멤버가 제대로 가동되려면 앞선에서 가드진이 함께 활약해주는게 필수다.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황성인을 뽑았지만 정통포인트가드가 아닌데다 전체적 기량에서 원맨리딩을 맡기기에는 불안요소도 많았다.

거기에 마지막 힘을 실어준 퍼즐이 바로 단신 외국인선수 로데릭 하니발이었다. 1~4번까지 수비가 가능한 전천후 디펜더이면서 황성인을 도와 보조리딩이 가능했다. 주로 국내선수와 매치업된다는 점을 이용해 공격적인 부분에서의 공헌도도 컸다. 서장훈의 존재로 인해 외국인선수 한명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점을 제대로 활용한 사례다.

현대모비스 왕조의 시작을 알린 외국인선수는 단연 고 크리스 윌리엄스다. 양동근은 신인시절부터 공수에서 엄청난 활동량을 선보이며 팀내 에이스로 올라섰는데 정통 포인트가드가 아닌 관계로 리딩, 시야, 패싱센스 등에서 약점을 지적받았다. 그러한 부분을 완벽하게 커버해준게 바로 윌리엄스다. 포지션은 주로 4번을 맡았지만 어지간한 1번 이상가는 게임메이커 역할을 맡아 양동근과 환상의 호흡을 선보였다.

올시즌 KCC같은 경우 비시즌 화제가 됐던 것과 달리 정규리그에 들어서자 저조한 성적으로 실망스런 행보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는 이른바 외국인선수 농사에서 제대로 수확이 되지않은점도 큰 이유로 꼽힌다. KCC는 얇은 선수층, 포지션별 밸런스 불균형 등 여러 가지 약점을 안고있지만 무엇보다 높이에 대한 약점이 심각한 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지난 시즌 정규리그 우승까지 차지했던 배경에는 혼자서 능히 상대 트윈타워를 상대할 수 있었던 정통센터 타일러 데이비스의 힘이 컸다. 데이비스로 인해 높이에 대한 부담이 없어졌고 앞선 가드진 등에서는 자신들이 잘하는 것만 하면 됐다. 2옵션으로 나오는 라건아도 상대팀 입장에서는 재앙이었다. 이후 데이비스가 이탈하자 챔피언결정전에서 힘없이 무너져내렸던 것이 그 영향력을 입증한다.

당시 데이비스의 위력을 너무 잘 알고 있는 KCC에서는 올시즌을 앞두고 그에게 적극적으로 러브콜을 보냈다. 데이비스 측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이 왔던지라 합류가 확정적으로 보였다. 하지만 데이비스가 지지부진한 태도로 끝까지 애를 먹이면서 결국 KCC에서도 포기하고 말았고 그렇게 시즌 외국인선수 플랜이 꼬이고 말았다. 당초 2옵션으로 뛸 것으로 보였던 라건아(33‧199.2cm)가 또다시 1옵션을 맡았고 데이비스의 빈자리에는 스윙맨 스타일의 론대 홀리스-제퍼슨(27‧198cm)으로 채워졌다.

라건아는 기동성을 최대 장점으로 내세우는 스프린트형 빅맨이다. 탄탄한 몸과 강한 체력을 앞세워 달리는 농구에서 위력이 극대화된다. 컷인, 속공 트레일러, 이대이 플레이 등 함께하는 농구에서의 마무리 역할을 잘한다. 공격스킬이 높지않음에도 꾸준한 득점을 가져갈 수 있는 이유다.

최근 라건아는 한창 때에 비해 위력이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30대 중반으로 접어든 나이를 감안했을 때 어쩌면 당연한 현상이다. 특히 달리는 빅맨의 특성상 나이와 경기력은 영향이 없을 수가 없다. 거기에 더해 현재 KCC에서의 라건아는 짐이 너무 많다. 라건아를 가장 잘쓰는 방법은 이것저것 과도한 역할을 맡기지않고 최대한 심플하게 사용법을 가져가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KCC 팀내 사정을 감안할 때 결코 쉽지 않다. 1옵션 경쟁자이면서도 큰 우산이 되어줄 수 있었던 데이비스 합류가 불발되고 스윙맨 타입의 제퍼슨이 들어오면서 골밑에서 라건아가 할 일이 부쩍 늘었다. 그나마 힘을 보태줄 선수로는 이승현 정도가 있지만 그 역시 높이는 낮은 편인지라 가져가야 할 높이 부담은 여전하다. 그런 상황에서 라건아의 출장시간은 계속해서 늘고있고 팬들 역시도 과부하를 우려하고 있다. 만약 라건아가 지친다면 이지스함의 메인 엔진이 흔들리는 상황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제 기량을 온전히 펼치기 힘든 상황은 새 식구 제퍼슨 또한 마찬가지다. 그가 골밑에서 활약해줄 유형의 선수가 아니라는 것은 다들 잘 알고 있다. 득점이야 돌파 등을 통해 골밑 공략이 가능하겠지만 몸싸움 등 수비적인 측면에서의 공헌도는 기대하기 힘들다. 팀에서도 감수하고 데리고 왔다. 데이비스와의 줄다리기로 인해 시간이 많이 남아있는 상태도 아니었거니와 다른 장점을 통해 아쉬운 부분을 커버할 것이다는 기대감도 있었다.

경기가 거듭될수록 제퍼슨은 어느 정도의 기량은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팀과의 궁합이 맞지 않다는 점이다. 스윙맨 유형인 제퍼슨이 활약하려면 어느 정도 신장을 갖춘 토종 선수들이 함께하면서 부족한 높이를 상호보안해야 한다. 하지만 KCC는 멤버 구성상 그러한 플레이가 쉽지않다.

돌파와 미들슛을 앞세운 득점력은 수준급이지만 골밑 수비가 되지않아 득점마진에서 플러스가 되지않고 있다. 외국인선수 2인 출전제나 송교창이 함께 하는 경우가 아닌 오로지 제퍼슨이 혼자 출전하는 상황에서는 득보다 실이 많을 수밖에 없다. 현재로서는 제퍼슨 효과는 커녕 라건아의 쉬는 시간 보장도 쉽지않은 상황이다. 거기에 마지막 변수가 될 수도 있었던 아시아쿼터 제도도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지라 극적인 변화가 없는한 앞으로도 고전이 예상된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_KBL 제공, 박상혁 기자

기사제공 점프볼

김종수 oete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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