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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3연승 KCC, 반격의 해법은 로테이션?

농구

by 멍뭉큐라덕션 2022. 12. 11.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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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3연승 KCC, 반격의 해법은 로테이션?

기사입력 2022.12.11. 오전 09:01 최종수정 2022.12.11. 오전 09:01

잦은 패배로 인해 하위권으로 추락했던 전주 KCC 이지스가 반등세를 보이고있다. KCC는 10일 잠실학생체육관서 있었던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정규리그 서울 SK 나이츠와의 경기에서 88-83으로 승리를 거뒀다. 시즌 첫 3연승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 깊었다.

최근 주춤하던 라건아가 25득점, 12리바운드, 4어시스트, 1스틸, 1블록슛으로 펄펄 날았고 허웅 또한 21득점(3점슛 5개), 6리바운드, 4어시스트, 1스틸을 기록하며 토종 에이스다운 면모를 뽐냈다. 살림꾼 이승현(13득점, 5리바운드), 정창영(13득점, 4리바운드, 2스틸)도 꾸준한 모습을 보여줬다. 5분여밖에 나서지 못한 론데 홀리스 제퍼슨의 출장 시간이 다소 아쉬웠을 뿐 해줘야 할 선수들이 제 역할을 했고 접전에서 흔들리지 않고 상대 추격을 뿌리쳤다는 점에서 시즌 초보다 경기력이 많이 올라왔음을 알 수 있게 해줬다.

KT를 큰 점수차로 이기고 연패를 끊어낼 때만 해도 반짝 경기라는 이야기도 있었으나 복병 캐롯과 강팀 SK까지 잡아내며 이후 행보를 기대케 하고 있다. 특히 최준용이 복귀한 SK에게는 기본 전력에서 밀리는 것은 물론 상성에서도 좋지 않은 것이 사실이었지만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잡아냈다는 점에서 박수를 받을만하다.

3연승 기간 동안 가장 빛난 선수는 단연 허웅이었다. 허웅은 SK전 외에 KT(26득점, 2리바운드, 5어시스트, 1스틸), 캐롯(23득점, 8어시스트, 2스틸)과의 경기에서도 빼어난 활약을 펼치며 선봉에서 공격을 이끌었다. 사실 허웅의 이같은 활약은 보이는 성적에 더불어 플러스 점수를 줘도 모자라지않다.

보통 새로운 팀으로 이적하면 어느 정도 적응할 시간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라건아, 정창영을 제외하고는 중심 선수가 싹다 바뀌다시피한 KCC인지라 그럴 환경이 되지 못했다. 어수선한 상황에서 스스로 팀에 적응하는 것은 물론 에이스 역할에 더해 중고참으로서 후배들을 다독여야 했다.

현재까지의 모습만 보면 허웅은 그러한 역할을 120% 해내고 있다. DB 시절 막판부터 플레이스타일이 바뀌어 가기는 했지만 본래 그는 볼없는 움직임을 기반으로 부지런히 내외곽을 오가며 득점을 올리는 유형의 선수다. 지금처럼 때로는 1번 포지션까지 소화하는 모습은 최근의 그를 보지못한 팬들 입장에서는 생소하게까지 보일 수도 있다.

여기에는 허웅이 스스로 발전하고 있는 영향도 있지만 처한 팀내 상황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 또한 존재한다. 간결한 플레이로 득점을 올리는 플레이만 하기에는 질 좋은 패스로 떠먹여주는 1번도 없고 꾸준히 앞선에서 득점 부담을 덜어줄 파트너도 기대하기 힘든 상태다.

결국 득점은 물론 패싱게임까지 자신이 많이 가져갈 수밖에 없는데 놀라운 점은 경기가 거듭될수록 그러한 플레이에 능숙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초반에는 무턱대고 골밑으로 깊숙이 들어갔다가 수비에 막히고나서 허겁지겁 패스를 남발하는 등 이른바 죽은 볼을 많이 만들어냈으나 현재는 반박자 빠르게 패스를 뿌리는 등 타이밍적인 부분이나 시야에서 한결 좋아졌다는 평가다.

연승 기간 동안 4쿼터 막판 결정적인 득점을 올린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강심장을 바탕으로한 특유의 클러치 능력 또한 한 단계 발전했다는 극찬을 듣고 있다. 거기에 더해 상황에 따라서는 자신의 경쟁자가 될 수도 있는 이근휘를 지속적으로 독려하고 챙기는 등 고참으로서 모범적인 모습까지 보여주고 있다. 팬들 사이에서 ‘처음부터 KCC에서 뛰던 선수같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어떤 팀 구성에서도 자신이 할 것은 확실히 해내는 이승현은 여전히 헌신적이고 허슬이 넘친다. KCC 이적 후 완전히 다른 선수로 탈바꿈한 정창영 또한 꾸준한 궂은 일에 더해 공격지원을 잘해주고 있다. 악재가 겹치며 흔들리던 KCC가 다시금 분위기를 추스르고 반등의 계기를 마련한 데에는 어떤 상황에서도 근성이 꺾이지않는 이승현, 정창영 등 투지 넘치는 살림꾼들의 역할이 컸다.

좋지 않았던 기간 KCC 팬들이 가장 우려했던 요소중 하나는 이른바 ‘혹사’였다. 패수가 늘어나는 것도 문제였으나 그러한 가운데 특정 선수들의 출전시간이 지나치게 많은지라 ‘이러다가는 미래도 없겠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컸다. 팀의 주축 이승현, 허웅이 부상으로 인해 완전히 건강하지않다는 부분에서 더욱 그랬다.

보통 팀 성적이 좋지않으면 감독의 마음도 조급해지고 그러면서 로테이션도 제대로 이뤄지지않는 경우가 많다. KCC 역시 그러한 모습이 자주 보였다. 다행인 것은 연승기간 동안에는 로테이션 문제도 많이 나아졌다는 사실이다. 타팀에 비해 선수층이 얇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지나치게 주전급 선수들로 경기를 치르면 여러 가지 문제가 뒤따를 수밖에 없다.

많이 뛰는 선수들은 체력문제에 부딪히고 백업 멤버들은 경기에 대한 감을 잃는다. 동기부여도 떨어지기 마련이다. SK전에서는 비교적 로테이션이 잘 이뤄졌다. 여전히 라건아, 허웅, 이승현, 정창영 등의 출전시간은 많았으나 김지완(26분 13초)이 많은 시간을 소화해주고 이근휘(19분 57초), 전준범(19분 2초)도 적지않게 코트를 누볐다. 박경상, 서정현도 활용됐다.

비록 출장시간대비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지는 못했으나 상당한 시간을 소화해주는 것만으로도 팀에는 보탬이 될 수 있다. 그들이 벌어준 시간만큼 주축 선수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고 그렇게 로테이션이 진행되다보면 백업멤버의 경기력도 올라오게된다. 통산적으로 후보 선수에게는 이것저것 많은 것을 요구하지 않는지라 필요한 상황에서 본인들의 강점을 잘 발휘 할 수 있게해주는 것도 용병술이다.

최근 KCC는 코트 안팎에서 여러 가지 변화를 시도하며 부지런히 반격의 기틀을 마련하고 있는 모습이다. 어쩌면 가장 큰 성과는 3연승이 아닌 전창진 감독이 여유를 되찾아가면서 로테이션을 돌리고 있다는 사실일지도 모른다. 벤치멤버들이 자신감을 가지게된다면 KCC의 대반격도 실현불가능한 목표만은 아닐 것이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_문복주 기자

기사제공 점프볼

김종수 oete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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