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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좋아하는 삼성, 기대되는 지도자 김효범

이현중을말한다

by 김종수(바람날개) 2024. 3. 16.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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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좋아하는 삼성, 기대되는 지도자 김효범

기사입력 2024.03.13. 오전 08:31 최종수정 2024.03.13. 오전 08:31

‘이현중 母’ 성정아가 쓰는 엄마의 일기(15)

여러 인터뷰나 현중이 관련 글에서도 밝혔다시피 나는 오래된 삼성 팬이다. 현역 시절 삼성에서 뛰기도했거니와 이후에도 이런저런 인연이 쌓여가면서 ‘삼성=우리’가 된 것 같다. 삼성은 나에게 참 많은 것을 주었다. 일단 현중이가 태어났다. 삼성 소속이던 시절 남자부에서 뛰고있던 남편은 나를 좋게 보고 있었다고 한다.

그런 마음을 동료인 강을준 감독에게 표현했고 그분의 소개로 우리는 서로 만날 수 있었다. 그렇기에 현중이도 태어났고. 언젠가 강감독님과 식사 자리에서 현중이가 ‘태어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인사까지 했다고 한다.(웃음) 인생은 참 묘하다. 내가 삼성 소속이 아니었고 남편 또한 다른 팀이었다고하면 이렇게 서로 만나지못하고 각자 다른 인생을 살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다른 가정에서 다른 아이를 낳고, 악! 그런데 별로 생각하고 싶지않다. 남편, 자녀 그리고 가족, 어떤 인연으로 만나도 모두 소중하겠지만 현중이와 리나가 아닌 다른 자녀는…, 모든 아내, 엄마가 그렇겠지만 지금의 남편과 아들, 딸이 가장 소중하고 그렇게 이어진 운명의 끈이 너무 감사하다.

그렇다. 우리에게 삼성이라는 팀은 언젠가 그룹 차원에서 내세웠던 ‘또 하나의 가족’인 것이다. 그런 것을 알아서였을까. 어렸을 때 나는 현중이를 데리고 종종 농구 경기장을 갔다. 삼성을 응원하기 위한 마음도 있었지만 여자농구가 여전히 좋았고 농구계에 있던 선후배들을 보기위해서였다.

때문에 특별히 삼성을 응원하는 마음을 대놓고 드러내지는 않았다. 신기한 것은 현중이었다. 장난감이나 만지작거리고있을 어린 나이부터 농구를 좋아했고 특히 삼성 경기에 엄청 빠져 있었다. 삼성이 지는 날은 밥조차 안먹고 혼자 분해서 씩씩 댈 정도였다. 난 그런 날도 살짝 속은 상해도 밥만 잘먹었는데, 현중이 네가 나보다 나았구나.(웃음)

물론. 이것은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부분이다. 당연하겠지만 삼성 팬이라고 공과 사를 구분 못하고 ‘무조건 삼성이 좋아’ 그러지는 않는다. 적어도 나나 우리 가족이 농구계를 발을 들여놓고 있는 동안은 눈과 귀를 가리고 막무가내로 한쪽만 바라보는 일은 없을 것이다. 듣고 싶은 것, 보고 싶은 것, 생각하고 싶은것만 취사선택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팬심도 한때다. 삼성경기에 일희일비했던 현중이도 본격적으로 농구를 시작하면서부터는 본인이 소속되어있는 팀 일정을 소화하기 바쁘다. 현중이의 소속팀 일라와라 호크스는 현재 NBL(호주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를 치르고 있다. 현중이 역시 스타팅은 아니지만 스윙맨으로서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하면서 팀에 힘을 보태고 있는 모습이다.

이번 플레이오프가 현중이에게 좋은 경험을 쌓는 무대가 될듯 싶다. 나 역시 부랴부랴 짐을 싸서 현중이를 챙겨주기 위해 현재 호주에 와있는 상태다. 엄마에게는 나보다 자식이 먼저다. 현중이가 어릴때만 해도 삼성에 대한 관심이 지대했다. 하지만 현중이가 농구를 시작하고 나서는 우선 순위팀이 달라졌다. 삼일중학교, 삼일상고, 레이크 지닌델라 칼리지, 데이비슨대, 산타크루즈 워리어스 그리고 지금의 일라와라 호크스까지…, 맞다. 현중이가 속해있는 팀이 관심사 1순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은 아련한 존재다. 지금은 다른 곳에 올라와 있지만 내가 태어나 자란 고향을 생각하는 이들의 심정과 비슷하다고 해야할까. 특히 남자프로농구 서울 삼성 썬더스는 생각할수록 안타깝다. 그래도 여자농구 용인 삼성생명 블루밍스는 플레이오프도 치르는 등 나름대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지만 썬더스는 예전의 명성을 너무 많이 잃어버린 듯 하다.

삼성이 어떤 팀인가. 오래된 농구 팬들이라면 다들 아시다시피 약할 일이 없던 팀이었다. 팀전력도 사이클이 있는지라 정말 강할 때도 있고 그렇지 못할 때도 있었지만 늘 꾸준하게 중간이상은 갔다. 플레이오프 등도 당연스레 나가고는 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썬더스는 약체의 대명사가 되어가는 듯 해서 마음이 너무 아프다.

왜 썬더스가 이렇게까지 됐는가에 대해서는 할말은 없다. 농구판에 발을 들여놓고는 있지만 난 여자농구쪽이다. 남자농구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그냥 관심 많은 팬 정도라고 보면 맞겠다. 내부 사정이나 기타요소에 대해서는 무지하다고 보는게 맞는지라 이러쿵저러쿵 훈수를 둘 입장은 아니다. 그냥 아쉽다. 안타깝다가 전부다.

 

그런 상황에서 요새 썬더스에 대한 관심이 좀 더 높아졌다. 호주리그서 뛰고 있는 현중이도 마찬가지다. 다름아닌 김효범(41‧189cm) 감독대행 때문이다. 김대행은 우리 가족에게 참 고마운 사람이다. 그와는 2017년 6월 중국 항저우에서 있었던 ‘나이키와 함께 하는 제4회 아시아 태평양 팀 캠프’ 당시 처음으로 인연을 맺었다.

첫 인상에서 매우 예의 바른 청년이다는 느낌을 받았다. 먼저 전화를 해서 선배님이라고 불러주던 낭랑한 목소리를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현중이 또한 캠프를 다녀온 이후 김효범 선생님께서 너무 잘 챙겨주셔서 정말 편했다고 말했다. 보통 선생님하면 어려운 이미지가 있는데 김대행같은 경우 거기에 따뜻한 형의 모습이 추가된 버전의 지도자가 아닐까 싶다.

김대행은 현중이에게 정말 많은 면에서 도움을 줬다. 특히 멘탈적인 부분에서 큰 영향을 끼쳤는데 그래서 우리 가족은 지금도 김대행을 현중이의 멘토라고 부른다. 많은 이들은 예전부터 현중이를 나이에 비해 성숙된 선수라고 표현했다. 힘든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생각을 잃지 않고 나말고 다른 이들의 상황까지도 둘러보는 여유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현중이의 타고난 품성도 있겠지만 한창 마음의 변덕이 심할 사춘기 나이에 좋은 멘토들을 만난 영향도 크다고 생각한다. 그중에서도 김대행은 최고의 멘토였...아니 멘토이다. 여전히 현중이는 김대행을 변함없이 따르고 있고, 김대행 또한 현중이를 친동생처럼 아껴주고 있다. 같은 쓴소리라도 김대행이 하는 쓴소리는 다르다. ‘나를 위해서’, ‘내가 잘 되기를 바래서’라는 믿음이 밑바탕에 깔려있기에 더더욱 진심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신뢰의 소통이 바로 이런게 아닐까싶다.

물론 김대행을 멘토로 생각하는 것은 현중이 뿐만이 아니다. 익히 알려져 있다시피 적지않은 현역선수들이 그에게 의지하고있고 많은 것을 배웠다고 밝힌 바 있다. 김대행은 그동안 내가 알던 지도자들과는 성향이 조금 다르다. 본인의 생각을 무리해서 강요하지않고 상대 스스로 자신의 색깔을 찾아가게 해주는?

매우 자율적인 아메리칸 스타일같으면서도 특유의 꼼꼼함을 보면 정많은 우리네 큰형같기도 하고, 뭔가 해외와 국내 지도자의 좋은 점만 고르게 섞인 것 같다. 일방적인 지시보다는 이해를 먼저 추구한다는 점에서 요즘 세대가 좋아하는 소통법을 가진 사람같은데 그러면서도 벤치멤버 한명한명에게까지 정감있게 다가갈 줄 아는 사려깊음을 가졌다. 물론 냉정할 때는 냉정할줄도 안다.

그래서 더욱 기대된다. 우리 현중이에게 잘해주고 관심이 많아서 그러는 것 아니냐고 할 수도 있겠다. 맞다. 그런 부분을 부정할 생각은 없다. 현중이는 김대행에게 정말 좋은 영향을 받았다. 더불어 좋은 영향의 범주 안에는 현중이 뿐 아니라 적지 않은 농구 꿈나무, 후배 농구인들이 포함된다.

실제로 과정과 결과를 보아왔기에 더욱 신뢰가 간다. 때문에 틈틈이 썬더스 경기도 자주 보고있는데 그럴 때마다 드는 생각은 ‘저 사람은 늘 한결같구나’다. 다들 알다시피 현재 썬더스의 전력은 매우 약하다. 정말 판 자체를 갈아엎지않는한 당분간은 쉽지않아보인다. 개인적으로는 썬더스가 꾸준한 강팀이 되기를 바란다. 그러려면 갑작스런 선수단 개편보다는 꾸준한 성장이 먼저다고 생각한다.

가능성 있는 유망주들이 적지않은 만큼 그들이 알을 깨고 나온다면 언젠가 명가의 자존심을 되찾지 않을까 싶다. 김대행은 거기에 딱 들어맞는 지도자다. 당장의 1승을 위해 선수를 윽박지르거나 무리시키지 않는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각 개인이 성장할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을 궁리하고 거기에 맞게 대한다.

무엇보다 끊임없이 동기부여를 불러일으켜주는 모습이 보기 좋다. 김대행은 삼성에서 선수 생활을 하지는 않았지만 인스트럭터, 코치를 거쳐서 차근차근 올라왔다. 그만큼 현재의 팀에 대해서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보통 지도자를 논할 때 검증이라는 표현을 자주 쓰던데 지금 삼성에 김효범이라는 지도자는 가장 검증이 잘된 인물이 아닐까 싶다. 비시즌을 착실히 준비해 자신만의 농구 색깔을 입힌 김효범식 농구가 정말 궁금하다.

#글_성정아 WKBL 재정위원장

#정리_김종수 칼럼니스트

#그림_김종수 칼럼니스트

기사제공 점프볼

김종수 oete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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