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방위대'로 불리는 미국 남자농구 대표팀의 마지막 남은 한자리에 LA 클리퍼스 소속 스몰 포워드 카와이 레너드(33‧201cm)가 유력해졌다. 다수의 미국언론은 2024 파리 올림픽에 출전할 미국 농구대표팀의 12번째 멤버로 레너드가 합류할 것이다고 보도했다. 사실상 선수 구성이 완료된 것이다.
미 대표팀은 이번 올림픽 성적에 이를 악물고 있다. 지구상 최고의 팀, 사실상 금메달 예약 등 압도적인 이미지를 자랑하던 과거와 달리 최근 들어 위상이 곤두박질쳐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FIBA 월드컵에서 NBA 선수들을 중심으로 대표팀을 구성해서 나섰음에도 준결승에서 독일, 3위 결정전에서 캐나다에 연달아 고배를 마시며 자존심을 구겼다.
2019년 대회에서도 7위에 머물렀던지라 자존심이 상할대로 상했다. 더욱이 최근 리그에서 해외파 선수들이 득세하는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경쟁팀들의 전력이 한껏 올라갔다. 예전처럼 미국이 패배를 당하게 되어도 더이상 이변으로 받아들여지지않는 분위기다. 농구는 미국의 자부심중 하나다.
전미를 대표하는 스포츠라고는 할 수는 없겠지만 오랜 세월 동안 농구 최강이라는 명성을 지켜왔다. 미국 대표팀은 자국 농구의 위상이 흔들릴 때마다 리그내 스타들을 대거 합류시켜 무력시위를 반복해온바 있다. 1988년 서울올림픽 준결승에서 소련에 패하자 1992년 애틀란타 올림픽에 이른바 '드림팀1기'를 출동시킨 것이 대표적 예다.
매직 존슨, 래리 버드, 찰스 바클리, 마이클 조던, 존 스탁턴, 패트릭 유잉 등 지금도 회자될 정도로 초호화멤버였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때도 준결승에서 아르헨티나에 덜미를 잡히자 2008 베이징 올림픽때 르브론 제임스, 크리스 폴, 코비 브라이언트 등을 차출한바 있다. 시각에 따라 다르겠지만 올림픽 농구는 국제 대회의 꽃이다.
미 대표팀도 이를 잘 알고있기에 특히 올림픽때 최고의 멤버를 구성하고는 했다. 2021년 도쿄 올림픽까지 4개대회 연속 금메달을 따고 있는지라 이것만큼은 양보할 생각이 없어보인다. 언제나처럼 멤버는 화려하다. 일단 NBA를 대표하는 빅네임인 르브론 제임스(LA 레이커스), 스테판 커리(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케빈 듀란트(피닉스 선즈)가 선봉에 선다.
이제 노장축에 들어선 선수들인지라 한창때에 비하면 파괴력이 떨어지는 감도 있다. 하지만 이번 시즌 각종 순위표에 여전히 이름을 올리고 있는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썩어도 준치'다. 이들의 명성은 국제대회에서 만날 상대팀 선수들에게 부담을 줄 것이 분명하고 대표팀 내에서도 리더 역할이 기대된다.
흔들리지 않는 대표팀의 키잡이라고 할 수 있다. 커리는 이번이 올림픽 첫 출전이고 듀란트는 네 번째, 제임스는 세 번째 올림픽 출전이다. 듀란트와 제임스는 앞서 출전한 올림픽에서 모두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그외의 멤버 역시 대표팀이 뽑아낼 수 있는 최적의 구성이 돋보인다. 한동안 다른 부분에 비해 골밑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니콜라 요키치에 이어 사실상 리그내 넘버2 센터로 불리는 '카메룬 괴수' 조엘 엠비드(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를 필두로 컨트롤타워 역할이 가능한 뱀 아데바요(마이애미 히트), 전천후 질식 수비력으로 악명높은 앤서니 데이비스(레이커스)의 구성은 강력함 그 자체다. 선수 개개인도 뛰어나지만 조합도 훌륭하다. 쓰임새나 전술에서 다양한 방식이 가능해졌다. 사실상 이번 대표팀에서 가장 강력한 라인이라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데빈 부커(피닉스 선즈)와 앤서니 에드워즈(미네소타 팀버울브스)는 폭발적인 공격력으로 상대수비를 박살내는 에이스 역할이 기대되며 타이리스 할리버튼(인디애나 페이서스)의 리딩, 외곽슛이 추가되면 더욱 무서운 시너지효과가 기대된다. 즈루 홀리데이(보스턴 셀틱스)의 탄탄한 압박수비는 상대를 가리지않고 족쇄를 채워버릴 공산이 크다.
마지막 한자리를 놓고 레너드의 팀동료 폴 조지를 비롯 파올로 반케로(올랜도 매직), 미칼 브리지스(브루클린 네츠), 제일런 브런슨(뉴욕 닉스) 등이 물망에 올랐으나 제이슨 테이텀 정도밖에 없는 스몰포워드 포지션의 밸런스 강화적인 의미등 이런저런 이유로 베테랑 3번 레너드가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예상된다. 드림팀을 넘어 지구방위대로 불리는 미 대표팀이 다시한번 세상을 놀라게 할 것인지 주목해보자.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_AP/연합뉴스
김종수 oete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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