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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잡은 돈치치, 파이널 우승까지 내달릴까?

농구/NBA

by 멍뭉큐라덕션 2024. 5. 25.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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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잡은 돈치치, 파이널 우승까지 내달릴까?

입력2024.05.24. 오후 2:07 기사원문

 
래리 버드(68·206cm), 덕 노비츠키(46·213cm), 니콜라 요키치(29‧211cm)의 공통점은? 1980년대 이후 백인 1옵션으로서 팀의 파이널 우승까지 이끌었다는 점이다. 버드가 명가 보스턴 셀틱스의 전통을 이어받아 또 다른 왕조를 이어나갔으며 노비츠키와 요키치는 소속팀에 첫 파이널 우승을 안겨줬다.

 

흑인들의 무대 NBA에서 백인 선수가 간판 혹은 그에 준하는 급으로 위상을 떨치기는 쉽지 않다. 더욱이 누구나 인정하는 1옵션 거기에 더해 팀 우승이라는 성적까지 냈다면 역사의 한페이지에 이름을 올리기에 부족함이 없다. 아쉽게도 1980년 이후로는 위에 언급한 3명이 전부다. 유럽 선수들의 진출이 더욱 활발해지면서 스타급 백인 선수는 늘고있지만 여전히 어려운 미션이다.

버드같은 경우 백인 포워드임에도 NBA에서 최고 3번으로 도약하며 강력한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케빈 맥헤일, 로버트 패리쉬와 더불어 보스턴 왕조를 이끌던 캡틴 버드는 보스턴 팬들의 자부심 그 자체였다. ​우승 3회, 파이널 MVP 2회, 정규시즌 MVP 3회(3회 연속), 퍼스트 팀 9회, 올스타 12회, 올스타전 MVP 1회, 신인상, 3점슛 콘테스트 챔피언 3회 등 버드의 위상은 성적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1980년대의 지배자중 한명으로 활약한 버드 이후 그만큼 아니 비슷하게라도 커리어를 따라간 백인 플레이어는 오랜시간 동안 나오지않았다. 존 스탁턴, 마크 프라이스, 스티브 내시는 분명 훌륭한 선수들이지만 우승이라는 관문을 깨지를 못했다. 그런 가운데 노비츠키가 2010~11시즌 팀의 파이널 우승을 이끌며 역대 최고 백인 선수 계보에 합류하는데 성공한다.

서독 바이에른 주 뷔르츠부르크 출생의 노비츠키는 1998년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9순위로 밀워키 벅스의 지명을 받았다. 이후 당일 댈러스가 지명한 로버트 트레일러와 트레이드되었다. 당시 트레이드는 댈러스에게는 대박, 밀워키에게는 최악으로 작용했다. 트레일러가 그저그런 커리어로 선수 생활을 마감한데 반해 노비츠키는 댈러스 역사 전체를 대표하는 최고의 레전드로 명성을 떨쳤기 때문이다.

팀 창단 이후 처음이자 유일한 파이널 우승을 이끈 것을 비롯 파이널 MVP까지 차지하며 댈러스 팬들을 열광케했다. 정규시즌 MVP, 퍼스트팀 4회 등 좋은 커리어를 남기기는 했지만 버드에 비해서는 한참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는 버드와 비교해서 그럴뿐 이후 세대 백인 플레이어들 중에서는 손에 꼽힐만한 업적이 아닐 수 없다.

노비츠키의 플레이를 보고 있노라면 그가 빅맨이라는 사실을 잊어버릴 때가 많다. 7피트 장신에 주포지션은 파워포워드지만 때론 스윙맨이 아닐까라는 착각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정확한 슈팅을 주무기로 한다는 점에서 스트레치 빅맨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단순히 그렇게 정의하기에는 슛터치가 좋아도 너무 좋기 때문이다. 3점슛, 미드레인지, 롱2 등 거리와 위치를 가리지 않고 던져댐에도 정확성이 남달랐다. 그냥 슛 잘던지는 4번이 아닌 슈터라고 봐도 무방했다.

역대 180클럽 가입자 중 최장신이자 유일한 파워 포워드라는 점이 이를 입증한다. 노비츠키처럼 큰 선수가 높은 타점에서 놀라운 정확도로 슛을 던진다는 것은 이를 막아야 되는 상대 수비 입장에서는 악몽이었다. 특히 페이스업이나 포스트업을 시도하다가 다리 하나를 들어올리며 던지는 페이더웨이슛은 그를 대표하는 필살기로 꼽혔다.

​당시 리그 최고 수비수로 명성을 떨쳤던 케빈 가넷 조차 ‘저것을 어떻게 막냐’고 탄식을 내뱉었을 정도로 알고도 막기 힘든 공격기술이었다. 국내 팬들 사이에서는 폼이 학과 비슷하다 하여 ‘학다리웨이’라고, 그러한 공격을 시도하는 노비츠키에 대해서는 ‘사기츠키’라고 불리기도 했다. 한창 때의 임팩트가 어땠는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노비츠키 이후의 넘버1 백인 플레이어는 2014년 NBA 드래프트에서 나왔다. 바로 세르비아 출신 만능 센터 요키치다. 2라운드 41순위로 기대감 자체는 그다지 높은 선수가 아니었으나 이후 지금까지 이어지는 커리어, 활약상에서 알 수 있듯이 역대 최고의 스틸픽으로 명성을 굳혀가고 있다.

아직 20대임에도 노비츠키는 진작에 제쳤으며 버드와 진지하게 비교되는 중이다. 정규시즌 MVP 3회, 우승 1회, 파이널 MVP 1회, 퍼스트팀 4회 등 차근차근 커리어를 두텁게 쌓아가고있다. 득점, 어시스트, 리바운드 등 각 부분별 타이틀이 없는 것을 지적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이는 오히려 요키치의 위엄을 증명해줄 뿐이다.

요키치는 센터로서 기본기가 아주 탄탄할뿐 아니라 거기에 더해 스윙맨급 슛터치, 특급 포인트가드 수준의 시야와 패싱능력을 겸비했다. 매시즌 20득점, 10리바운드, 8어시스트 이상을 기본적으로 가져간다. 만약 특정 영역에 좀 더 신경을 썼다면 몇 개 정도의 타이틀은 어렵지않게 따냈을 것이다는 평가다.

그런가운데 주목해야 될 또 다른 백인선수가 있으니 다름아닌 ‘할렐루카’ 루카 돈치치(25‧201cm)다. 슬로베니아 출신 장신 가드인 그는 노비츠키가 뛰었던 댈러스에서 간판스타로 활약중인데 신인 시절부터 별다른 적응기없이 상위클래스 기량을 선보이며 엄청난 속도로 스탯을 쌓아가고 있다.

부상 등 특별한 변수만 없다면 팀내 레전드 선배 노비츠키의 대부분 기록은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우승, MVP 등 굵직한 커리어다. 현재 그는 역대급 플레이어로 리그를 호령하고 있음에도 요키치라는 큰산으로 인해 백인 넘버2에 그치고 있다. 개인 성적은 요키치를 위협할 정도지만 팀성적, MVP유무가 크다.

그런 점에서 현재 치러지고있는 컨퍼런스 파이널은 돈치치 입장에서 기회다. 돈치치의 댈러스는 현재 서부 결승에서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와 진검승부를 벌이고 있다. 미네소타는 요키치의 덴버를 누르고 올라온 돌풍의 팀이다. 시리즈 시작 전부터 미네소타의 우위를 예상하는 의견이 많았지만 일단 1차전은 댈러스가 잡아낸 상태다.

그간 돈치치는 본인은 잘했지만 팀과의 시너지는 높지않았다. 팀 스포츠 농구에서 동료들이 상대적으로 약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시즌은 다르다, 최강 2옵션 카이리 어빙에 더해 트레이드를 통해 알짜자원들이 대거 합류해 팀 밸런스가 탄탄해진 상태다. 만약 이번 시즌 파이널 우승에 성공하게 된다면 돈치치의 위상은 한층 더 높아질 것이 분명하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_AP/연합뉴스

김종수 oete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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