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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 도약의 과제, 구멍뚫린 포인트가드진

농구

by 김종수(바람날개) 2023. 3. 4.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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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 도약의 과제, 구멍뚫린 포인트가드진

기사입력 2023.03.03. 오전 05:01 최종수정 2023.03.03. 오전 05:01

전주 KCC는 비시즌간 이승현(30‧197cm)과 허웅(29‧185.2cm)을 품에 안으며 FA 대어를 둘씩이나 잡는 기염을 토했다. 라건아(34‧200.5cm)와 함께 포스트에서 힘을 써줄 주전 4번 공백을 단숨에 메워버린 것을 비롯 노쇠화를 겪고있던 노장 이정현을 전성기에 접어드는 허웅으로 바뀌어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CC의 올시즌은 이래저래 아쉬움이 남고 있다. 이승현, 허웅의 위력은 대단했지만 정창영 외에 이들과 함께할 주전급 선수가 없었으며 포지션별 밸런스, 선수층 등에서 문제가 많았다. 무엇보다 3번이나 KCC의 뒤통수를 친 타일러 데이비스를 비롯 태업논란을 일으키며 떠나버린 론데 홀리스 제퍼슨까지…, 시즌내내 외국인선수 문제로 머리가 아팠다.

하지만 다음 시즌은 다르다. 기존 에이스이자 국가대표 포워드 송교창(26‧201.3cm)이 가세하고 라건아와 함께할 외국인선수만 어느 정도 활약이 가능하다면 전력은 몰라보게 달라질 수 있다. 허웅, 송교창, 이승현, 라건아 라인업은 기동력, 외곽슛을 모두 갖췄을뿐 아니라 국가대표팀에서도 호흡을 맞춘바있어 매우 기대되는 조합이다. 각 개인의 빼어난 기량은 물론 조합면에서도 나쁘지않아 상당한 시너지효과도 발휘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1번 포지션이다. 공간을 넓게쓰고 많이 뛰는 것을 선호하는 전창진 농구에서 똘똘한 포인트가드는 필수다. 수비에서 약점을 지적당하고 있음에도 유현준을 중요했던 이유다. 현재의 송동훈, 김지완, 박경상, 이진욱, 켈빈 에피스톨라, 유병훈 등으로는 아쉬움이 많다. 김지완, 유병훈 외에는 단신일색이다. 수비적인 부분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선수도 없다.

가장 주전에 근접했던 김지완은 공수밸런스가 그나마 가장 나은축에 속하지만 실상 슈팅가드에 가깝고 잔부상이 많아 결장이 잦다. 장점으로 꼽히는 공격력 역시 기복이 심한 편이다. 때문에 슛이 안터지는 날에는 보통의 1번보다도 못한 경기력으로 일관하기 일쑤다. 박경상같은 경우 예전에 비해 동료들을 살리려고하는 점은 많이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고있지만 역시 김지완과 비슷한 약점을 가지고 있다.

송동훈과 에페스톨라는 플레이는 당찬 편이지만 경험이 부족하고 그로인해 세기조절 등이 잘안된다는 평가다. 전감독도 인정할 정도로 열심하는 선수라는 이진욱은 공격에서 좀 더 적극성을 띌 필요가 있다. 많이 뛰어주는 유형이라는 점에서 수비형가드라는 인식이 있지만 실상 수비가 강한 편도 아니다. 말 그래도 열심히만 하는 편이다.

감독 입장에서 마음이 가고 기회를 주고싶은 스타일이지만 공헌도가 높아지지 않으면 언제든지 밀릴 수 있다. 때문에 공격적인 부분에서 어느 정도 보탬이 되어야만이 백업가드로서라도 살아남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유병훈은 김지완과 더불어 잔부상이 많은 선수로 꼽히기도하지만 이상할 정도로 기회를 받지못하고 있다.

불화설 등 여러 가지 추측이 난무하고 있지만 전감독의 농구와 잘 맞지않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어찌되었든 KCC가 안정된 전력을 갖추고 우승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주전급 포인트가드는 필수다. 허웅, 송교창, 이승현만큼의 무게감까지도 필요없다. 2~5번에 확실한 선수들이 포진하고 있는지라 최소한의 공수밸런스만 갖추고 꾸준히 경기에 출장할 정도만 되도 좋다.

안정적으로 볼을 운반하고 잔실책없이 패스만 잘 돌려줘도 전감독은 만족할 수 있다. 어차피 허웅, 송교창도 보조리딩이 가능한 선수인지라 1번이 많은 짐을 짊어지고 갈 필요는 없는 라인업이다. 허웅같은 경우 상황에 따라 어느 정도 1번 역할이 가능하고 송교창 또한 볼핸들링이 좋아 공격세팅을 이끌 수 있는 선수다.

물론 아무리 기대치를 낮춘다고해도 주전급 포인트가드가 어느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지지는 않는다. 일단 샐러리캡이 높은 편이라 추가로 FA를 영입한다던가 적극적으로 아시안쿼터를 이용하기는 쉽지않다. 그렇다고 트레이드를 하기에는 타팀에서 욕심낼만한 선수는 한정되어있다.

송교창, 이승현, 정창영, 허웅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것은 아랫돌빼서 윗돌괴는 격이며 차세대 프랜차이즈 스타 후보중 한명인 이근휘까지 내건다해도 상대팀과의 온도차이가 있을 공산이 크다. 결국 트레이드를 통한 주전급 포인트가드 영입도 사실상 매우 어렵다고 볼 수 있다.

사실상 신인드래프트 정도밖에 없는데 올시즌 6강진출 여부에 따라 높은 순위를 차지할 확률이 달라지는지라 지켜볼 필요가 있다. 거기에 더해 설사 픽순위를 높게 가져간다 해도 원하는 선수를 얻는데는 운도 많이 작용한다. 신인드래프트에서도 운이 따라주지 않는다면 기존 선수의 도약 정도 밖에 방법이 없는데 상황에 따라서는 확실한 주전없이 로테이션으로 돌리는 벌떼작전도 예상되고 있다.

실제로 허재 전 감독은 본인의 지도자 첫 우승 당시 신명호, 강병현, 임재현 등의 이른바 ‘들개군단 가드진’을 앞세워 성공을 거둔 바 있다. 신명호는 전형적인 수비형 가드였으며 강병현과 임재현은 보조리딩이 좋기는 했지만 사실상의 포지션은 슈팅가드였다. 허감독은 각기 다른 플레이 스타일의 이들을 적절하게 활용하며 KCC앞선의 경쟁력을 리그 상위권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물론 잊지말아야 할 것은 이들은 왕성한 활동량을 앞세워 수비력에서 확실한 강점을 가지고 있었다는 부분이다. 만약 KCC 가드진에 특별한 변화가 안생기더라도 한발 더 뛰는 활동량과악착같은 수비 등은 반드시 보강되어야 한다. 현대농구에서 에너지레벨이 낮은 가드진은 살아남을 수 없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_윤민호 기자

기사제공 점프볼

김종수 oete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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