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리거 클래스 보여줄까? 궁금해지는 제퍼슨 행보
기사입력 2022.10.20. 오전 08:31 최종수정 2022.10.20. 오전 08:31
론대 홀리스-제퍼슨(27‧198cm)은 올시즌 KCC의 성적을 가를 결정적 변수로 꼽히고 있다. 타일러 데이비스를 포기하고 전격적으로 영입한 외국선수이기 때문으로 그의 활약여부에 따라 KCC의 전체적 전력이 달라질 수 있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제퍼슨을 향해 쏟아지는 관심도 뜨겁다.
제퍼슨의 KBL행이 발표되기 무섭게 국내 NBA팬들 사이에서는 ‘그가 왜?’라며 깜짝 놀라는 반응이 많았다. 아직 20대의 한창 나이를 감안했을 때 국내 무대로 오기 힘든 거물급 선수였던 것이 그 이유다. 그는 2015 NBA 드래프트 1라운드 23순위로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에 지명된 직후 브루클린 네츠로 트레이드되어 프로 생활을 시작했는데 6시즌동안 305경기에서 평균 22.2분을 뛰며 9점, 5.5리바운드, 1.9어시스트, 0.9스틸을 기록했다. KBL에서 뛰었던 외국선수 중에서도 손꼽힐만한 커리어다.
그런 제퍼슨의 성공여부를 두고 팬들 사이에서는 의견이 팽팽했다. ‘NBA경력을 봤을 때 실패할래야 실패할 수 없는 수준이다’부터 ‘KBL은 다른 리그다. 커리어를 떠나 플레이 스타일, 적응력 등이 먼저다’는 신중론이 맞섰다.
이런저런 우려의 목소리를 내는 이들은 제퍼슨의 포지션이나 플레이 스타일적인 부분을 언급한다. KBL에서 잘 통하는 외국선수들의 대부분은 강한 힘을 기반으로 포스트 플레이에서부터 경쟁력을 드러낸 케이스가 많았다. 몸싸움에서 국내선수들을 압도하고 이른바 우겨넣어서라도 득점을 성공시키는 유형이 궁합이 잘맞았다. 아니면 운동신경, 테크닉 등 어느 한 부분에서 티나게 탁월함이 요구됐다.
해외리그에서의 모습만을 놓고보면 제퍼슨은 포스트업, 페이스업 모두 가능하며 빠른 발을 살려 속공 상황에서 마무리짓는 능력이 좋다. 슛은 미드레인지 점퍼가 빼어난 편이며 3점슛은 찬스에서 던질줄 아는 정도다. 꾸준하게 득점에서 기여할 만큼은 되지만 폭발적인 득점머신은 아니다. 외국선수가 주로 득점을 이끌어가는 KBL추세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편이다.
거기에 KBL감독들이 선호하는 정통 빅맨 스타일이 아니다. 득점 외에 골밑에서 몸싸움, 리바운등 등이 요구되는 사정상 쓰임새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이런 유형은 장신포워드, 토종 빅맨 자원이 많은 팀에서 활용 가치가 더 높다. 아쉽게도 현재의 KCC는 이승현 외에는 믿을만한 장신 자원이 없으며 전체적 평균 신장도 낮은 편이다. 제퍼슨이 제 기량을 발휘하기에 최적의 상황은 분명 아니다.
2경기를 치른 현재 제퍼슨은 아직 리그에 적응못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가스공사전에서 불과 3분을 뛰며 리바운드 3개를 기록하는데 그쳤으며 LG전에서는 19분 가량 코트에 나서며 13점, 9리바운드, 3어시스트, 1스틸, 1블록슛을 기록했다. LG전같은 경우 기록상으로는 무난한 듯 보이지만 실제 보여준 경기력에 대해서는 아쉬움의 목소리가 많다.
일단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는 것은 힘이다. 상대 외국선수까지 갈 것도 없이 국내 선수를 상대로도 힘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충돌 상황에서 상대를 밀어내기는 커녕 중심을 잃고 휘청거리기 일쑤였다. 당초 프레임이 얇아 몸싸움 등에서 약점이 있을 것이다는 우려는 있었지만 실제로는 더 심각한 모습이다. 일단 기본적인 부분에서 밀리다보니 다른 세세한 플레이까지 되지않았다. 그렇다고 한차원 높은 스피드나 테크닉으로 상대를 따돌리지도 못했다.
물론 여기에는 아직 제퍼슨의 컨디션이 완전치않은 부분도 감안할 필요는 있다. KCC 관계자는 “제퍼슨이 한동안 훈련을 제대로 안해서 몸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다. 당장은 제 기량을 보여주기 쉽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거기에 본인에게 생소한 무대와 팀인지라 여러 가지 환경, 전술적 적응기간도 필요해보인다. KBL보다 훨씬 더 거친 무대에서도 뛴 선수이니만큼 제대로 컨디션이 올라온다면 지금보다는 한결 나은 모습이 예상된다.
멘탈적인 부분은 나쁘지않다는 평가다. 데빈 윌리엄스, 미로슬라브 라둘리차 등 일부 선수들은 좋은 않은 경기력에 더해 팀원들과 융화하려는 노력조차없이 막무가내식 행동으로 빈축을 샀다. 제퍼슨은 다르다. NBA 경력과 관계없이 열심히 하려는 모습은 보여주고 있다.
당초 팬들 사이에서는 ‘제2의 자레드 설린저’까지 기대가 높았던 것이 사실이지만 파워나 에이스 본능 등을 봤을 때 설린저와는 색깔 자체가 다르다는 분석이다. 외려 비슷한 체형의 애런 헤인즈가 KBL에서는 롤모델이 될 수 있다. 헤인즈 또한 처음에는 주로 대체 외인으로 뛰는 등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으나 리그에 적응하고 자신의 장점을 드러내면서 최고의 선수로 거듭났다.
일단 KCC와 제퍼슨이 함께 하기위해서는 동료들과의 융화가 중요하다. KCC는 제퍼슨의 장점을 오롯이 살려주는 팀은 아니다. 팀이 원하는 역할을 해주기를 바라는 팀이다. KCC는 그간 스윙맨 유형의 외국인선수와는 궁합이 별반 좋지않았다. 제러드 메릴, 실베스타 세이, 드션 심스 등이 부진한 경기력으로 ‘식물용병’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쓴 바 있다. 물론 드물기는 하지만 찰스 민랜드, 안드레 에밋 등 성공사례도 존재하기는 한다. 제퍼슨같은 경우 어느 쪽에 속하게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구단과 팬들은 후자이기를 바랄뿐이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_윤민호 기자
기사제공 점프볼
김종수 oete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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