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현 추가된 KT, 양강구도 깨트릴 최대 복병?
기사입력 2023.09.22. 오전 07:01 최종수정 2023.09.22. 오전 07:01
21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있었던 ‘2023 KBL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고려대 포워드 문정현(22‧194.2cm)이 전체 1순위로 수원 KT의 지명을 받았다. 문정현은 같은 학교 가드 박무빈(23‧184.4cm), 연세대 가드 유기상(22‧188cm)과 함께 ‘빅3’로 불렸는데 1순위 경쟁에서 반보 정도 앞서있다는 예측대로 가장 먼저 이름이 불리는 영광을 차지했다.
문정현의 합류로 KT는 더욱 탄탄한 전력을 갖추게 됐다. 대대적인 전력보강이 이뤄진 KCC와 SK가 다음 시즌 양강으로 꼽히고 있지만 KT도 만만치 않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쪽은 질과 양 모두에서 경쟁력이 돋보이는 가드진이다. 정성우(30‧178cm), 최창진(30‧185cm), 최성모(29‧186.4cm)등 발 빠르고 활동량 넘치는 선수들에 더해 국가대표 포인트가드 허훈(26‧180cm)이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다.
허훈은 자타공인 국내 최고 1번중 한명이다. 내외곽을 오가며 상대 수비진을 흔들며 고득점을 보장할 수 있는 선수인지라 단신 외국인선수급이다는 평가까지 받고 있다. 거기에 에너지레벨 높은 다수의 가드가 뒤를 받친다면 공수에서 어느 팀에도 밀리지 않는다. 포워드, 센터진에도 좋은 선수들이 보강된 만큼 패싱게임 또한 한층 더 빛을 발할 것으로 기대된다.
골밑도 탄탄하다. 일단 현시점 토종 최고 빅맨으로 꼽히는 하윤기(24‧204cm)가 있다. 하윤기는 장신자이면서도 빼어난 운동능력을 자랑한다. 각종 신체능력 테스트에서 국내 최고 수준 성적을 기록했다. 그만큼 잘 뛰고 잘 달릴 수 있는 선수로 이러한 능력을 앞세워 외국인선수를 상대로도 위축되지 않고 과감하게 플레이를 펼친다. 국가대표 경기에서도 덩크슛, 블록슛 등을 연신 선보이며 자신의 시대가 왔음을 알렸다.
2옵션 외국인선수 마이클 에릭(35‧211cm)같은 경우 전성기가 지난 노장이기는 하지만 출장시간만 잘 조절해준다면 상당히 높은 가성비를 보여줄 수 있는 선수로 평가된다. 좋은 신체조건과 건장한 프레임 거기에 높이가 돋보이는 정통 빅맨답게 수비와 리바운드를 통해 인사이드 장악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
2019년 FIBA 농구월드컵에서 나이지리아 대표로 출전해 대한민국팀을 상대로 17득점, 9리바운드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탈리아, 튀르키예, 러시아 등 유럽리그에서 주로 활약했는데 지난 시즌에는 튀르키예리그 터크 텔레콤 소속으로 15경기에서 평균 10.1분을 뛰며 4.7득점, 3.3리바운드의 기록을 남겼다.
커리어는 확실한 선수지만 적지않은 나이로 인해 어느 정도나 기량을 유지하고 있을까 우려의 목소리도 컸지만 지난 20일 있었던 서울 삼성과의 연습경기에서 여전한 인사이드 장악력을 선보이며 합격점을 받았다. 하윤기는 기동력과 파워를 두루 겸비한 선수다. 테크니션 유형의 배스는 물론이거니와 정통 빅맨 에릭과도 상당한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3시즌 동안 푸에르토리코에서 뛰었던 패리스 배스(28‧207cm)에게 KBL은 첫 아시아 무대다. 그는 장신이면서도 외곽슛에 능하고 볼핸들링 능력도 갖추고 있어 돌파는 물론 패스를 통한 공격전개도 능숙하다. 두루두루 옵션이 많은 전천후 장신 포워드라고 보면 맞다. 1옵션 외국인선수답게 팀 내에서 주포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삼성과의 연습경기에서 상대 외국인선수 코피 코번(24‧210cm)의 포스트업에 고전하는 등 골밑 몸싸움이나 수비에서 어려움을 노출했다. 하지만 그러한 상황을 대비해 2옵션 외국인선수를 정통 빅맨 유형으로 뽑았으며 토종 최고 빅맨 하윤기에 이두원(23‧204.4cm), 박찬호(27‧201cm)등 풍부한 장신 빅맨들이 함께 하는지라 상당 부분에서 상쇄 될 수 있다. 발 빠른 가드진과 국내 최고 수비형 포워드 문성곤의 도움 수비도 든든한 요소다. 현재의 KT는 배스가 수비부담을 덜고 장점인 공격에 집중 가능한 환경을 제공해줄 수 있다는 점에서 서로간 궁합이 좋다.
문정현의 가세가 더욱 반가운 것은 포워드진까지 빈틈없이 단단해졌다는 사실이다. 한때 기대주였던 한희원(30‧195cm)이 블루컬러 스타일로 반등에 성공한 가운데 지난 시즌 안양 우승의 공신중 한명이었던 특급 디펜더 문성곤(30‧195.6cm)을 FA로 영입했다. 거기에 아시아쿼터를 통해 데이브 일데폰소(23‧192cm)까지 데려왔다.
충분히 경쟁력 있는 포워드진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KCC같은 포워드 왕국을 상대하기에는 조금 힘이 모자라 보였다. 문성곤 영입은 분명 엄청 플러스지만 양홍석의 빈자리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문성곤은 수비는 리그 최강이지만 공격력에서는 아쉬움을 지적받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대학 최고의 포워드중 한명인 문정현이 가세했다는 것은 분명 호재다. 빼어난 BQ를 바탕으로한 패싱게임 등 공격 생산성에 있어서는 각팀 사령탑들은 물론 국가대표 추일승 감독까지도 높은 점수를 준 자원이다. 듀얼가드인 허훈과도 좋은 호흡이 기대된다. KT와 문정현의 만남은 서로가 서로에게 윈윈이 될 공산이 크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_박상혁 기자
기사제공 점프볼
김종수 oete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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