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현 페더급 최다 녹아웃 승리에 빛나는 볼륨 타격가 맥스 할로웨이
|
ⓒ 김종수
|
'공격적이기는 하지만 타격 파워는 아쉬운 선수?'
하와이출신 사모아 혈통 폴리네시아계 파이터 맥스 할로웨이(32·미국)를 향한 편견이다. 쉴 새 없이 상대를 몰아붙이면서도 한방에 의한 녹아웃보다 많이 때려서 데미지를 누적시키고 상대를 포기하게 만드는 장면을 자주 보여왔기 때문이다.
대포를 쏘아 한방을 노리기 보다는 기관총 난사로 상대 진영을 쑥대밭으로 만들어 놓는 유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파이팅 스타일로 인해 신경전을 펼치는 상대나 안티 팬들은 '물펀치'라고 비하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어찌보면 말장난에 가깝다. UFC 3대 페더급 잠정 챔피언, UFC 4대 페더급 챔피언, UFC 3대 BMF 챔피언, 페더급 타이틀 방어 3회 등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할로웨이는 페더급 역사상 가장 위대한 파이터 중 한 명이기 때문이다.
그래플러 유형도 아닌 타격가 스타일의 파이터가 파괴력 없이 그러한 커리어를 써내려 갈 수 있었을까. 때문에 물펀치란 말은 별반 의미가 없다. 통산 33전 26승 7패의 훌륭한 성적을 기록 중인 할로웨이는 26승 가운데 12번을 KO혹은 TKO로 끝냈는데(46%) 판정승 역시 똑같이 12번이다.
이 부분은 조금 애매하기는 하다. 녹아웃 확률이 70~80%를 훌쩍 넘어가는 선수가 적지 않은 요즘 같은 시기에는 더욱 그렇게 오해(?)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체급 특성을 감안하지 않은 시각이다. 중량급과 경량급은 녹아웃 확률 자체가 현격하게 차이난다.
중량급이 파워 대결이라면 경량급은 테크닉 대결 양상을 띠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선수풀도 훨씬 넓으며 그런 만큼 체급 간 기술적인 클래스 자체가 다르다. 특히 상위랭킹으로 갈수록 공격 못지 않게 수비 적인 수준이 높은 만큼 어지간해서는 KO 승부가 잘 나지 않는다.
|
▲ 맥스 할로웨이(사진 왼쪽)는 대부분 경기에서 상대보다 훨씬 많은 유효타를 적중시켰다.
|
ⓒ UFC 한국 미디어커뮤니케이션 제공
|
볼카노프스키에게 3전 전패, 하지만 슬럼프는 없었다
할로웨이는 UFC 페더급의 산역사다. 2012년 옥타곤무대를 밟은 이후 컵 스완슨, 찰스 올리베이라, 제레미 스티븐스, 리카르도 라마스, 앤소니 페티스, 조제 알도, 브라이언 오르테가, 프랭키 에드가, 캘빈 케이터, 야이르 로드리게스, 아놀드 앨런, 정찬성, 저스틴 게이치 등 격투기팬이라면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선수들을 모두 잡아냈다.
특히 체급 역사상 최고의 파이터로 불리던 알도와의 승부에서 2번이나 승리를 가져가며 새로운 시대의 주역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알도에 이어 페더급을 장기집권할 유력한 후보로 꼽혔으나 아쉽게도 또다른 괴물 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36·호주)에게 3번이나 패하며 불운의 2인자로 밀려나게 된다.
놀라운 점은 그러한 상황에서도 할로웨이는 마음이 꺾이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자신의 시대가 펼쳐지는 듯 싶었다가 특정 선수 한 명 때문에 연거푸 좌절을 겪게 되면 사람인 이상 멘탈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 하지만 할로웨이는 달랐다. 워낙 승부욕이 강한 선수이니만큼 볼카노프스키로 인한 마음고생은 이루 말할 수 없었겠지만 특유의 근성은 여전했고 그외 상대들에 대해서는 영역 침범을 허용하지 않았다.
볼카노프스키의 3연전 앞뒤로 있었던 5번의 경기를 모두 잡아낸 것이 이를 입증한다. 볼카노프스키는 볼카노프스키고 다른 선수는 다른 선수일 뿐이었다. 이른바 슬럼프가 없었다고 할 수 있다. 그냥 볼카노프스키가 너무 강해서 아쉽게 매번 매끄러졌지만 그것이 다른 경기에까지 영향을 주지 않았다는 점에서 할로웨이의 튼튼한 마음과 꾸준한 경기력을 알 수 있다.
|
▲ 맥스 할로웨이의 최대 무기는 누구를 만나도 위축되지않는 두둑한 투쟁심이다.
|
ⓒ UFC 한국 미디어커뮤니케이션 제공
|
맷집과 체력으로 경기 내내 상대를 압박
어떤 면에서 할로웨이는 '좀비과' 파이터로 분류해도 무방하다. 다른 좀비과 파이터들과 비교해 덜 맞으면서 경기하는 유형이기는 하지만 맷집과 체력을 바탕으로 경기 내내 끊임없이 상대를 압박하는 유형이기 때문이다. 워낙 부지런하게 전진 스탭을 밟으며 종료종이 울리기 전까지 맹공을 멈추지 않는 스타일인지라 시간이 지날수록 힘들어지는 건 상대다.
프랭키 에드가가 적지않은 시간동안 정상권에서 활약 할 수 있었던 데는 맷집, 체력을 바탕으로 경기 내내 쉬지 않고 상대를 숨막히게 할 수 있었던 압박능력이 큰 영향을 끼쳤다. 할로웨이 역시 마찬가지다. 다만 에드가는 '전투 호빗'이라는 애칭에서도 알 수 있듯이 사이즈적인 부분에서 아쉬움이 컸다. 대부분 자신보다 큰 상대와 싸웠으며 이를 특유의 부지런함으로 커버했다.
반면 할로웨이는 에드가처럼 부지런하면서도 사이즈에서 우위를 가지고 경기를 치르는 경우가 많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그의 신체조건은 페더급에서 상위권이다. 리치가 아쉽기는 하지만 180cm의 신장은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 그런 장신자가 경기내내 끊임없이 펀치와 킥을 내기에 상대는 힘겨울 수밖에 없다.
할로웨이는 새로운 타입의 '테크니션 좀비'다. 쉴새없이 압박하며 정타를 맞추면서도 정작 자신은 큰 것을 잘 허용하지 않는다. 공격을 하고 사각으로 빠지는 기술이 일품인지라 상대의 헛스윙을 잘 끌어낸다.
투지가 좋아 난타전에도 종종 응하지만 빠른 눈과 반응속도를 통해 좀처럼 손해를 보지 않는다. 그래플링 방어력도 탄탄한 지라 그라운드로 끌고 가기도 매우 어렵다. 결국 대부분 상대는 자신의 베이스에 상관없이 경기 내내 할로웨이 페이스대로 끌려다닐 수밖에 없다.
할로웨이는 안면을 공략하는 과정에서도 바디를 함께 노린다. 단발로 찔러 넣는가 하면 컴비네이션 펀치 연타로 안면과 함께 주 공격루트로 삼는다. 펀치, 미들킥, 니킥 등 레퍼토리도 다양하다. 무한체력으로 압박하면서 상대의 바디를 열심히 때리며 체력을 떨어뜨리고 데미지는 축적시키는 패턴은 그야말로 효율성의 극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이를 입증하듯 페더급 현역 선수중 최다 녹아웃 승(9회) 기록도 가지고 있다.
할로웨이는 오는 10월 27일(한국 시각)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서 있을 UFC 308대회에서 현 챔피언 일리아 토푸리아(27·조지아/스페인)와 타이틀매치를 예약한 상태다.
김종수
Copyright ⓒ 오마이뉴스.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랭킹 8위의 반란, 무적의 챔피언 잡아낼까? (3) | 2024.10.06 |
---|---|
떠오르는 UFC 미들급 선수의 진검승부, 누가 웃을까 (1) | 2024.09.19 |
표도르 이후 '세계 최강 파이터'로 불린 사나이의 승부수 (2) | 2024.09.09 |
'코리안 타이슨' 고석현, 스승 김동현 넘어설까 (4) | 2024.09.09 |
왕년의 '폭군'은 영광 되찾을까... 알도의 승부수 (1) | 2024.09.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