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중인 호랑이의 부활이 절실하다

침묵중인 호랑이의 부활이 절실하다

입력2024.03.03. 오후 12:43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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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개막전 KCC 이지스는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불렸다. 기존 프랜차이즈 스타 송교창(28‧201.3cm)에 원주 아이돌로 불리던 DB 출신 허웅(31‧185cm), SK 통합우승의 주역중 한명인 최준용(30‧200.2cm), 오리온(현 소노)을 상징하던 이승현(32‧197cm) 거기에 삼성에서 기량이 만개한 이호현(31‧182cm)까지…, 그야말로 올스타나 국가대표팀을 연상케하는 라인업을 구축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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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의 이른바 사기 선수층은 거기서 끝나지않는다. 전성기 시절과 비교해 에너지 레벨이 떨어졌다고는 하지만 출장시간 관리가 되는 라건아(35‧200.5cm)는 여전히 위력적이다. 알리제 존슨(28·201cm) 또한 다재다능한 능력치를 가진 천전후 외국인선수로 꼽힌다. 식스맨으로 주로 활약하는 정창영(36‧193cm)같은 경우 팀이 워낙 멤버가 화려해서 그렇지 선수층이 얇은 팀 같으면 주전으로 활약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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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준범(33‧195cm)은 한때 국가대표 슈터로도 활약한바있으며 이근휘(25‧187cm)는 소노 전성현의 뒤를 이을 차세대 리그 간판슈터 후보중 한명이다. 그외 김동현, 송동훈, 서정현, 곽정훈 등 젊고 에너지레벨 넘치는 선수들까지 버티고 있다. KBL 역사상 최강 전력이다는 말이 과언으로 들리지않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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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시즌 후반기에 접어들고있는 현재 KCC는 이름값에 훨씬 못미치는 기대밖 성적을 내고 있다. 압도적 1강이다는 예상과 달리 3일 현재 23승 19패(승률 0.548)로 5위에 그치고있다. 7위 대구 한국가스공사와의 승차가 6.5게임이나 나는지라 플레이오프 진출은 안정권에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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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당초 홈팬들의 기대치는 이정도가 아니었다. 엄청난 전력을 앞세워 1위자리를 굳히고있거나 최소 2위로 4강직행을 노릴만큼은 되어야 했다. 올시즌 KCC는 경기력의 기복이 심한편이다. 잘 풀릴 때는 멤버들의 이름값에 걸맞게 상대를 압살해버리는 포스를 보여주지만 그렇지 못할 때는 시종일관 답답한 경기 내용으로 일관하며 하위권 팀에게도 발목이 잡히는 등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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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가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두는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지적된다. 많은 기사에서 다뤄진 것을 비롯 각종 커뮤니티에서도 갑론을박이 한창인 모습이다. 그만큼 강력한 우승후보의 예상밖 성적은 홈팬들은 물론 타팀 팬들 사이에서도 상당한 이슈거리다. 다른 이유에 비하면 비중이 적을 수 있겠지만 빅네임의 한축 이승현의 부진도 영향이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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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가 슈퍼팀으로 불리는데는 송교창, 최준용이라는 2m대 빅윙 콤비에 더해 다재다능한 블루워커 이승현이 포스트의 한축을 맡아주는 이유가 컸다. 이승현은 빅맨으로서 언더사이즈에 공격기술도 다양한 편은 아니다. 페이스업, 포스트업, 외곽슛 등이 없지는 않지만 능숙하지는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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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대로 할줄 안다는 정도다. 상당수 공격을 미드레인지나 받아먹는 슛 등으로 마무리 짓는다. 대신 파워포워드의 또 다른 덕목인 튼튼한 몸과 힘, 그리고 체력에서는 최고 수준이다. 몸을 사리지않는 투지와 폭넓은 활동량으로 경기내내 매치업 상대를 따라다니고 골밑에서 몸싸움을 하는등 궂은 일에 앞장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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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시로 도움수비를 들어가는 것을 비롯 외곽까지 체크한다. 상황에 따라서는 외국인선수 수비까지 담당한다. ‘저렇게 뛰면 몸이 남아날까?’ 걱정될 정도다. 관계자와 팬들 사이에서 기록으로 평가할 수 없는 선수다는 극찬이 끊이질않는 이유다. 이승현이 있으면 동료들이 편해지고 감독도 전술운영의 폭을 넓게 가져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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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이승현이 FA를 통해 KCC로 온다고 했을 때 홈팬들은 만세를 외첬다. 하승진 이후 무주공산이었던 토종 4~5번 라인에 드디어 건실한 주전급 플레이어가 채워지는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이승현이 4번을 맡아준다면 돌아올 송교창과 함께 최강 3~4번도 기대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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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교창같은 경우 입대전 팀내 사정으로 인해 주포지션인 3번이 아닌 4번으로 뛸때가 많아서 팬들의 아쉬움을 샀다. 이승현과 함께라면 그럴 일이 적어질 것이 분명했다. KCC의 파격행보는 거기서 그치지않았다. 송교창 이승현 라인만해도 외국인선수와 함께 엄청난 위력이 예상되는데 거기에 더해 최준용이라는 대어까지 영입했다. ‘지고싶어도 지기어럽겠다’는 역대급 사기멤버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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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지않은 기간동안 몸을 사리지않고 긴 출장시간을 가져온 탓일까? 올시즌의 이승현은 우리가 알던 그가 아니다. 열정은 여전하지만 한창 때처럼 몸이 따르지않는 모습이다. 이는 성적으로도 그대로 들어난다. 통산 394경기에서 평균 10.72득점, 2.31어시스트, 5.52리바운드, 0.91스틸, 0.51블록슛을 기록중인 그는 폭발적인 득점원은 아니지만 공격력은 꽤 인정받는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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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시즌 한결같이 꾸준하게 예상치를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지난시즌까지 평균 두자릿수 득점을 기록하지못한 적은 2019~20시즌이 유일했다. 그때도 9.53득점으로 아슬아슬하게 미치지 못했다. 리바운드 또한 못해도 5개는 매경기 책임졌다. 올시즌은 처참하다. 평균 5.60득점, 1.43어시스트, 3.14리바운드, 0.57스틸, 0.36블록슛으로 모든 부분에 걸쳐서 커리어로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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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에서의 열정과 투지는 여전하지만 공격에서 워낙 공헌도가 떨어지다보니 상대팀에서도 더 이상 이승현을 무서워하지않는 모습이다. 이른바 이승현 효과가 제대로 나오지않고 있다. 물론 이승현은 산전수전 다겪은 베테랑이다. 워낙 큰 경기를 많이 경험한 선수인지라 플레이오프 등에서는 언제 그랬냐는 듯 펄펄 날 수도 있다. KCC가 바라는 모습이기도 하다. 상대팀을 벌벌 떨게하던 용맹한 두목호랑이가 부활할 수 있을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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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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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_김종수 칼럼니스트​​​

​#이미지참조_박상혁 기자,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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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수 oete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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